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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강서씨의 부인인 이선화씨가 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전화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 최강서씨의 부인인 이선화씨가 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전화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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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4일 낮 12시 55분]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 유족이 사측을 향해 사태해결의 강한 의지를 촉구하며 타협안을 제시했다. 최씨의 유족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이 설 전에 사실상 사태해결의 의지를 가지고 협상 일정을 잡는다면 유가족들은 남편의 주검을 정문 앞 빈소로 이동해 안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1월 30일 부산 영도조선소 안에 고인의 빈소가 설치된 이후로 "주검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더불어 사측은 "유가족과의 대화에는 응할 수 있다"는 입장도 거듭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같은 유족들의 입장에 사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따라 46일째를 맞은 한진중공업 사태도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다만 유족은 선결 과제로 사측의 최소한의 사과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씨의 부인 이선화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 측이 남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면 그동안 죽음의 원인을 개인의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라고 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유족의 사과 요구는 그동안 사측과 일부 언론이 최씨의 죽음을 개인적인 신변비관으로 바라본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사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과 노조 탄압 등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유서를 남겼다.

고 최강서씨의 부인인 이선화씨가 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전화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취재진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조선소 밖에서 취재진들이 카메라로 이씨를 찍고 있다.
 고 최강서씨의 부인인 이선화씨가 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전화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취재진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조선소 밖에서 취재진들이 카메라로 이씨를 찍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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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족은 이번 조선소 내부 진입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우연찮게 일어난 사태"라고 강조했다. 이선화씨는 "회사가 각종 언론에 유포하고 있는 것처럼 주검을 볼모로 반인륜적 시신투쟁을 어느 부모가, 어느 아내가 하겠는가"라며 "유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남편의 뜻을 관철하고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남편의 주검을 회사 앞에 모셔왔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가까운 곳에서 회사 측에 조건없는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실질적인 대책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강서열사대책위' 관계자는 "사측이 시신을 밖으로 보내야 교섭을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온 만큼 유족이 협상일정을 잡으면 회사의 요구대로 주검을 공장 밖으로 옮기겠다는 의미"라며 "사측은 유족이 이러한 결단을 한 만큼 진정성을 보여 협상의 일정과 장소를 정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러한 유족의 제안에 정철상 한진중공업 상무는 이날 오전 11시 조선소 앞에서 연 언론 브리핑에서 "사측은 노조가 시신과 함께 공장 안에 있는 시위대와 나오면 지금 즉시라도 만나겠다는 입장"이라며 "회사 정상화가 중요한 만큼 손해배상청구소송 문제도 논의 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정 상무는 "이는 언론과의 약속"이라며 즉각적인 대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사측은 대책위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측에는 이같은 뜻을 공식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


태그:#최강서,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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