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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판도를 결정해왔던 충청권이 이번에도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는 부산 경남, 서울 경기 등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 민심이 이회창 전 선진당 총재 합류 등 보수대연합을 계기로 박근혜 대세론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이번 대선판도 역시 충청권이 결정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충청권 '박근혜 대세론', 초유의 150만표 우세 가능한가?

지난 5일과 6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충청시민모임(이하 대생모)'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윈폴에 의뢰, 대전과 충남북 19세 이상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4차 충청민심 탐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57.6%를 얻어 36.7% 지지에 그친 문재인 후보와 20.9%p차의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적극적 투표의사 층에서는 박근혜 58.9%, 문재인 36.7% 지지율을 보이며 격차는 22.2%p로 더 벌어졌다. 이러한 판세대로라면 지난 17대 대선 투표율 기준으로 판별분석시 박 후보는 대선사상 충청권 초유의 155만여표를 득표, 문 후보와 최소 66만여표 우세한 득표가 예상된다. 
 
이같은 충청권 박근혜 대세론의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4·11총선 때만 해도 충청권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접전 판세였다. 4·11총선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은 대전 새누리 34.29%, 민주통합 33.68%, 자유선진 17.92%, 통합진보 6.83%, 충남 새누리 36.57%, 민주통합 30.40%, 자유선진 20.39%, 통합진보 9.03%, 충북은 새누리 43.81%, 민주통합 36.02%, 자유선진 5.31%, 통합진보 7.70% 등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새누리가 약간 우세한 판세였다. 여기에 민주통합당과 연대했던 통합진보당 득표를 합치면 백중, 또는 박빙 열세에 가까웠다(이상 표1 참조).

<표1> 2012년 충청권 4.11총선 비례대표 정당득표율 (단위 %)
구분
새누리
민주통합
자유선진
민주통합
대전
34.29
33.68
17.92
6.83
충남
36.57
30.40
20.39
9.03
충북
43.81
36.02
5.31
7.70

그러나 이러한 충청민심은 9월 들어 급속히 박근혜 지지로 돌아선다. 9월 1~2일 '대생모'와 (주)윈폴 조사 결과 박근혜 53.9%, 문재인 36.0%로 17.9%p 격차. 이는 8월 20일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 후보 공식 확정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와 8월 29일 선진당 이명수 의원, 유한식 세종시장의 새누리 합류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지역언론사에서 공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8월 21~22일 대전일보에서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결과는 박근혜 60.7%, 문재인 31.4%. (대전충남북, 2000표본) 8월 23~25일 중도일보에서 충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결과는 박근혜 60.9%, 문재인 22.3%(대전충남 1200표본) 등으로 박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30%p 이상 우세한 판세. 하지만 이러한 판세는 민주통합당이 대선후보 경선 중이었고 안철수 또한 대선후보 출마선언 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한 충청민심을 반영한 결과는 아니었다.

충청표심, 9월 말 박빙에서 11월 박 후보 우세 급반전

2012년 대선가도의 충청권 판세는 9월 들어 1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확정, 19일 안철수 후보 출마선언 등을 계기로 급격히 출렁인다. 9월 25~26일 '대생모'가 (주)윈폴에 의뢰, 조사한 결과는 박근혜 후보 43.4%, 문재인 후보 44.1%로 문재인 후보의 0.7%p 초박빙 우세. 9월 24일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 사과 등의 악재도 반영된 것으로 추론된다.

<그림1> (주)윈폴의 충청민심 탐사 여론조사 대선 후보 지지도 추이

  
  ⓒ 심상협

<그림2> (주)윈폴의 충청민심 탐사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 추이
  ‘대생모(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충청시민모임 ; 상임대표 김소연)’이 지난 9월부터 최근 12월 6일까지 여론조사 전문회사 (주)윈폴에 의뢰, 조사한 2012 대선 충청민심탐사 여론조사 결과 추이. 충청민심탐사 여론조사는 지난 9월부터 이번 12월 6일까지 모두 4차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충청권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3,000명 대상, RDD방식 전화조사로 실시했으며 신뢰도 95%수준에 표본오차 ±1.8% 포인트다.
 ‘대생모(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충청시민모임 ; 상임대표 김소연)’이 지난 9월부터 최근 12월 6일까지 여론조사 전문회사 (주)윈폴에 의뢰, 조사한 2012 대선 충청민심탐사 여론조사 결과 추이. 충청민심탐사 여론조사는 지난 9월부터 이번 12월 6일까지 모두 4차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충청권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3,000명 대상, RDD방식 전화조사로 실시했으며 신뢰도 95%수준에 표본오차 ±1.8% 포인트다. ⓒ 심상협

역대 대선에서 11월은 DJP공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으로 충청권 판세에 결정적 판도변화를 가져왔던 시기. 이번 대선에서도 11월 6일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 추진 합의, 11월 16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전격 합당선언이 충청권에 몰아닥쳤다.

이를 반영한 11월 16~17일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50.6%, 문재인 38.0%로 박근혜 후보의 12.6%p 우세. 이후 야권에는 11월 23일 안철수 후보사퇴와 단일화 결렬 등의 악재가, 여권에는 11월 24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박 후보 지지선언 등의 호재가 몰려왔고, 12월 4일 첫 대선후보 토론회 민심까지 반영된 12월 5~6일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57.6%, 문재인 36.7%로 박 후보가 20.9%p 우세. 급격히 박 대세론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였다(이상 그림1, 그림2 참조).

이러한 박 후보의 충청권 지지회복과 대세론 판세는 최근 12월초 충청지역 언론사에서 공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충청투데이를 비롯한 7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충청권 박 후보 51.1%, 문 후보 36.6%(11월  27~28일,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2000명 대상 여론조사 중 충청권 집계 결과).

지난 12월 3일 대전일보를 비롯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박 후보 50.2%, 문 후보 35.1%. 모두 대전충청권에서 박 후보가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문 후보를 앞서고 있다(11월 30일부터 12월 1일,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3,015명 대상 여론조사 중 충청권 집계결과).

충청권 박근혜, 노무현 120만9천표 뛰어넘는 155만표 가능?
 
이같은 지지율을 지난 17대 대선과 유사한 60%내외의 투표율을 산정, 판별분석할 경우 박근혜 후보는 최소 60만표 이상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된다. 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충청권에서 특정 후보에게 60% 표심이 쏠리는 현상은 처음 있는 일. 가장 최근 조사결과인 '대생모'의 (주)윈폴 의뢰 조사결과 박 후보와 문 후보 지지율을 17대 대선 투표율을 기준으로 판별분석하면 박 후보 154만4570표 득표, 문 후보 88만6550표 득표로 박 후보의 65만8000여표 우세 판세 예상치가 나온다(표2 참조).

<표2> 여론조사 결과를 2007년 17대 대선 투표율 기준 판별분석 결과

구분
충청 전체 유권자수
소계
17대 투표율
박근혜
문재인
대전
충남
충북
지지율
예상
득표수
지지율
예상
득표수
19~20대
19세
21,450
22,873
19,498
709,232
43.7
41.9
129,862
48.4
150,008
20대
209,878
241,898
193,635

231,328
264,771
213,133
30대
251,496
309,388
232,500
793,384
52.8
45.6
191,021
48.2
201,913
40대
266,399
322,598
259,801
848,798
66.3
51.3
288,692
43.1
242,547
50대
225,828
294,266
241,442
761,536
76.6
68.8
401,336
27.2
158,668
60대
207,169
410,829
287,991
905,987
76.3
77.2
533,659
19.3
133,414

1,182,218
1,602,852
1,234,867
4,018,937


1,544,570

886,550

▲(주)윈폴의 12월 5~6일 양일간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를 17대 대선 투표율 기준으로 판별분석해 보았다. 충청권 유권자수는 12월 7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인 명부를, 연령대별 유권자수는 11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통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근소한 오차는 있으나 전체 추정치에 큰 편차를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투표율은 20대, 30대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충청권 리서치 자료를, 40대 이상의 경우는 충청권 투표율 평균치를 활용하였다.

참고적으로 87년 대선 직선제 부활 이후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 득표수와 득표율은 다음 <표3>과 같다. 87년 녹색바람을 일으켰던 김종필 후보 79만3670표(34.6%), 92년 3당 합당으로 충청표를 얻었던 김영삼 후보 93만5604표(42.3%), 97년 DJP 공조로 역시 충청권 표를 몰아갔던 김대중 후보 108만6252표(43.9%), 2002년 행정수도 충청 이전 공약으로 충청권을 석권했던 노무현 후보 120만9200표(52.2%), 2007년에는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이명박 후보가 84만9200표(37.1%)를 득표했다(이상 표3 참조).

역대 대선 중에서 특히 97년 김대중 후보는 전국에서 39만여표 차로 승리했는데 충청권에서 40여만표를 더 얻었고,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전국에서 57만여표 차로 승리했는데 충청권에서 25만여표를 더 얻어 충청권의 캐스팅보트 역할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만약 오는 12월 19일 박근혜 후보가 충청권에서 150만표 이상, 60% 내외의 득표를 한다면 역대 대선 충청권 최고 득표를 기록했던 2002년 노무현 후보의 120여만표보다 30여만표 이상을 더 얻어 현재 예상되는 부산권, 또는 수도권 열세를 충청권에서 만회하면서 당선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표3> 87년 이후 역대 대선 충청권 득표수(득표율, 단위 %)

충청권 득표수 (득표율 %)
87년 13대 대선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757,713 (33.1)
460,378 (20.1)
793,670(34.6)
92년 14대 대선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935,604 (42.3)
628,731 (28.4)
549,813(24.8) 
97년 15대 대선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1,086,252 (43.9)
677,933 (27.4)
658,430(26.6)
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이회창

1,209,200 (52.2)
952,914 (41.3)

07년 17대 대선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849,200 (37.1)
518,336 (22.6)
662,966(29.0)

(주)윈폴의 제4차 조사가 실시된 12월 5~6일을 즈음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전격 회동이 이루어지면서 예상했던 '문-안 단일화'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고 다시 한 번 대선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그렇다면 충청권에서 이른바 '안철수 변수'와 '박근혜 대세론'은 어느 쪽으로 향배를 결정할까?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의 추이를 감안한다면 최소한 충청권에서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근거는 9월 이후 주요 이슈에 따라 유동적이었던 충청권 무응답층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충청권 후보지지도에서 무응답층은 9월 1~2일 조사 10.1%, 9월 25~26일 조사 12.5%, 10월 16~17일 조사 11.4%를 기록했으나 12월 5~6일 조사에서는 2.6%로 급격히 감소했다. 6일 오후 전격적인 '문-안 단일화'가 이루어졌지만 이미 유동층(Swing voter)은 대다수 후보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12월초 유동층 급감, 안 변수보다 박 대세론에 무게?

정당지지도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유사하게 감지된다. 9월 1~2일 조사시 18.3%였던 부동층은 9월 17일 문재인 후보 확정, 19일 안철수 출마선언 등으로 요동치면서 28.4%까지 증가했고 11월 16~17일 조사에서도 27.1%선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12월 5~6일 조사에서는 절반이 넘는 14.6%가 감소했다. 나머지 12.5%의 무응답층은 인물지지 성향으로 이미 지지후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후보지지, 정당지지 모두 투표에 영향을 줄 만한 여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이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지금까지의 변수를 뒤흔들 만한 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충청권 표심은 '문-안 단일화'로 인한 '정권교체론'보다는 '박근혜 대세론' 강화와 '국민대통합론'의 강세가 점쳐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선판세를 결정해왔던 충청권 캐스팅보트의 파워가 60~70만표의 박근혜 지지 가세로 부산과 수도권의 유동성을 넘어서 대선판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2월 5~6일 (주)윈폴 조사에서 충청권 유권자들은 '남은 기간 지지후보 변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바꾸지 않을 것' 82.1%, '상황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 17.9%로 나타났고, 이중 박근혜 후보 지지자 중 86.8%, 문재인 후보 지지자 중 82.6%가 '현재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대답하고 있다. 지지강도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4.2%p 높고 이 또한 '박근혜 대세론'에 힘이 실리는 근거가 된다. 

향후 5년 대한민국과 5천만 국민의 운명을 결정할 2012년 대선 판도, 과연 이번에도 충청권이 결정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심상협 기자는 1960년 충남 출생으로 97년까지 중도일보 기자로 일했고 98년부터 대전광역시장,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전략을 총괄하면서 정치컨설팅을 했다. 2000년부터 여론조사 전문회사 (주)캠스트 부사장, 여론조사 및 전략홍보 전문회사 (주)씨엔에스컴 대표 등을 맡아 일했다.



#여론조사#박근혜#충청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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