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후 내내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365 세이프타운'을 즐겁고 신나게 둘러본 우리들은 저녁을 먹기 위해 황지동에 있는 '황소실비'라고 하는 한우전문점으로 이동하여 쇠고기구이를 먹었다.

고기 맛 좋다
▲ 태백에서 저녁은 쇠고기 구이로 고기 맛 좋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나는 술을 거의하지 않는 편이지만 지방에 가면 지역 특산 막걸리와 와인을 가끔 마신다. 맛을 보고 상품성이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당일 식당에는 막걸리는 아쉽게도 서울에서 생산된 것뿐이었고, 와인은 인근 삼척시 도계읍 신리 너와마을에서 나오는 머루와인인 '끌로너와와인'과 '너와머루와인'이 있어 우선 와인을 한잔씩 마시게 되었다.

아쉽게도 태백 막걸리가 없어서 서울에서 온 막걸리와 와인은 인근 삼척의 것으로
▲ 반주로 막걸리와 와인 아쉽게도 태백 막걸리가 없어서 서울에서 온 막걸리와 와인은 인근 삼척의 것으로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나는 쓴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끌로너와와인'을 마셨고, 단맛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너와머루와인'을 조금했다. 강원지역 최고의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라 그런지 모두가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역시 쇠고기 안주에는 약간의 와인이 고기 맛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술자리는 오랫동안 이어져 오후 10시를 넘겼고 와인, 소주와 맥주, 막걸리 등을 골고루 마신 우리들은 숙소가 있는 함백산 중턱의 '오투(O2)리조트'로 갔다.

아침에 무척 좋은 곳
▲ 오투리조트에서 해를 보다 아침에 무척 좋은 곳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술에 취해 겨우 샤워를 하고는 잠들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지에 위치하고 있는 리조트라 추웠지만, 공기는 무척 시원하고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너무 개운하다. 역시 맑은 공기를 마시고 편안하게 잠을 자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 창밖으로 나가 잠시 해 뜨는 모습을 본 다음, 세면을 하고는 1층에 있는 구내식당 '가야수'로 가서 북어해장국으로 아침을 했다. 속이 확 풀린다. 어제 밤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무리를 했나보다. 해장국이 무척 시원하고 맛있었다.

리조트에서 아침을
▲ 아침은 해장국 리조트에서 아침을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식사를 마친 다음 리조트 전체를 둘러보았다. 스키장이 12월 하순 개장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오투리조트는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강원랜드의 지원을 받아 제설작업을 벌이는 등 개장을 서두르고 있었다.

시설이 너무 좋은 곳인데, 경영은 적자라고 한다
▲ 오투리조트, 스키장, 콘도, 골프장이 있다 시설이 너무 좋은 곳인데, 경영은 적자라고 한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뒤쪽의 골프장도 크고 보기에 무척 좋았다. 이런 공기 시원하고 물 좋고 볼 것 많은 산속에 콘도와 스키장, 골프장이 전부 있는데도 손님이 많지 않아 경영 상태가 어렵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오늘은 태백 시내를 둘러 볼 예정이다. 어제 우리를 잠시 안내했던 문화관광해설사인 신동일 선생이 아침부터 리조트까지 와 주어 동행을 했다. 나는 신 선생을 만나기 무섭게 리조트 영업이 잘 안 되는 이유를 물었다.

정말 오랜 만에 너무 재미있고 실력있는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났다.
▲ 나와 태백시문화관광해설사 신동일 선생과 함께 정말 오랜 만에 너무 재미있고 실력있는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났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그랬더니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도 있고, 지난 2009년 가뭄으로 태백에 물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당시 리조트에도 제한급수가 실시되어 애를 먹었다. 그때 물 부족은 가뭄도 원인이지만, 물 관리 실패로 인한 인재(人災)였는데, 마치 태백에 물이 부족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전국적으로 확신시킨 것 같다"라며 짧은 대답을 했다.

여타의 이유는 말하기 곤란하다는 눈치다. 아무튼 신 선생을 통하여 몰랐던 태백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당시 필요한 물은 대부분 태백의 넘쳐나는 지하수와 전국에서 보내온 생수로 해결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유일의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다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우리나라 유일의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어 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동점동에 있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고생대 지층 위에 건립된 박물관이다. 다시 말을 하자면 박물관 앞의 도랑이 5억 년 전 고생대 퇴적물과 화석 등의 집합소이고 이것을 보기 쉽고 설명하기 편하도록 안으로 일부 들어서 놓은 것이 현재의 박물관이다.

실재는 밖에 있는 도랑이 살아있는 박물관이고, 안은 박제(剝製)된 박물관이었다. 이곳은 지난 2010년 10월에 개관했고, 안팎을 통해 현장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인간과 자연사의 공생, 고생대 보고 태백'라는 주제 하에 전시물은 선캄브리아기 20%, 고생대 60%, 중신생대 20%로 구성되어 있다.

동물류 173점과 삼엽충 65점, 식물류 43점, 암석류 41점 등 322점이 있고, 서울대로부터 기증받은 1500점 가운데 학술적 가치와 전시 가치가 있는 삼엽충 87점을 포함해 409점을 전시하고 있다.

태백시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앞
▲ 5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사 박물관 앞의 살아있는 박물관인 도랑 태백시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앞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1, 2층 전시실과 지하의 체험전시실, 기획전시실, 야외 체험학습장, 포켓전시실, 가상체험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천천히 관람하면 한 시간 내외면 둘러볼 수 있다. 나는 급히 박물관내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야외의 살아있는 박물관을 보기 위해 앞의 시냇물을 따라 내려가 지층을 살펴 본 후, 좀 더 아래에 있는 '구문소(뚜루내, 求門沼)'로 갔다.

구문소는 황지천과 철암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소(沼)이며, 태백팔경 중 하나이다. 태백사람들은 구문소 안쪽에 있는 마을을 '구무안(혈내촌, 穴內村)'이라 하여 신성시 여긴다.

구문소의 석회굴에는 여러 전설이 전한다. 그 중 하나는 "옛날 구문소로 흐르던 물이 사군다리 쪽으로 돌아서 흘렀다. 어느 때 홍수가 나서 물이 크게 불었다. 이 때 큰 나무가 떠내려 오다가 석벽에서 사군다리 쪽으로 방향을 틀지 못하고 석벽을 그대로 강타하여 큰 구멍이 뚫리게 되었다" 물의 힘으로 떠내려 오던 나무가 바위산을 강타하여 구멍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강물이 산을 넘은 곳이다.
▲ 구문소 강물이 산을 넘은 곳이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다른 하나는 "청룡과 백룡이 힘을 겨루다 백룡이 산에 구멍을 내어 승리했다"는 전설이고, 또 하나는 "태백 지역의 큰물을 막으려고 달려온 왕이 왕검으로 산에 구멍을 내어 물길을 돌려 홍수를 막았다"는 말도 전한다.

어찌 되었건 '도강산맥(渡江山脈, 강물이 산을 넘는다)'이 현실화 된 국내 유일의 장소이다. 지질 조사에 따르면 1억 5,0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역겁의 시간을 통하여 물의 힘이 석회암벽을 깎아 내린 자연현상이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이라는 보통의 지식을 깨고 산에 구멍을 뚫고 물길을 낸, 위대한 자연의 힘을 보여준 구문소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박물관 앞으로 돌아왔다. 구문소 하나로 태백의 자연사를 전부 보고 느낀 것 같다. 경이롭다.

작은 펌프카를 타는 곳이다 .
▲ 태백레이싱파크 안쪽 작은 펌프카를 타는 곳이다 .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어 우리가 이동한 곳은 박물관 앞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는 곳에 있는 '태백레이싱파크'라고 하는 모터스포츠 경기장이다. 자동차경주와 오토바이크경주가 열리는 곳이다. 전남 영암에 국제자동차연맹이 인정하는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 F1경기장이 있다면 이곳은 조금 작은 규모인 F3경기장이라고 할 수 있다.


태그:#태백시 , #오투리조트,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태백레이싱파크 , #끌로너와 와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