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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5일 오후 4시 16분]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 재벌 대기업 회장들이 지난해 3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해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 재벌 대기업 회장들이 지난해 3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해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삼성이 10대 재벌 가운데 한국 사회에 가장 긍정적으로 기여한 그룹으로 뽑혔지만 웃지 못했다. 부정적인 기여 그룹 1위로 삼성을 꼽은 2030세대가 그보다 3배 가까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2030연대(공동대표 박무웅 조성주 한지혜)는 15일 2030세대 재벌·대기업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9월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 20~30대 1013명을 조사한 결과 재벌·대기업에 부정적인 인식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 긍정적-부정적 기여도 삼성 1위... 부정 의견이 2.5배  

재벌·대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에 대해서만 긍정적 답변이 71.5%로 나왔을 뿐 서민·가계경제 기여나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선 부정적 답변이 각각 83.6%, 61.6%로 나타났다. 또 재벌·대기업이 법제도를 준수한다거나 자신의 정당한 노력으로 성장했다는 의견은 각각 5.2%와 12.4%에 그쳤고, 재벌· 대기업이 한국사회의 경제적 부를 독식하고 있다는 의견이 92.5%에 달했다.

2030세대들은 '재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총수 일가'(52.7%)를 꼽았고 재벌가의 3세 경영 세습에 대해서도 78.6%가 부정적이었다. 한국 재벌·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불공정한 원하청'(25.3%), '정유 통신 자동차 등 모든 사업 부문 독점'(21.2%), '계열사를 통한 무분별한 시장 진출'(16.2%) 등을 꼽았고 '재벌 총수 일가의 대기업 지배'(23.1%) 등 지배구조 문제도 높게 나타났다.

재밌는 건 10대 재벌 가운데 한국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그룹, 부정적 기여를 한 그룹 모두 삼성이 1위로 뽑힌 것이다. 긍정적 기여도에선 삼성(24.8%), 현대차(8.0%), 현대중공업(7.9%) LG(4.9%), SK(4.1%) 순이었지만 '없다'는 의견도 36.9%에 달했다. 

반면, 가장 부정적 기여를 한 그룹으로도 삼성이 65.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SK(4.0%), 한화·롯데(3.9%) 등이 뒤를 이었다.

2030세대는 국가경제(수출) 기여(44.4%)나 기업 이미지(24.6%) 때문에 긍정적 기업을 선택한 반면 '경제적 부를 독식한다'(26.7%), '기업·운영시 불법 편법 운영'(23.2%), '재벌총수일가의 기업 지배가 심해서'(19%), '노조 탄압'(16%) 등을 이유로 부정적 기업을 꼽았다.

 10대 재벌 가운데 2030세대가 뽑은 한국 사회에 가장 긍정적 기여를 한 그룹(왼쪽)과 부정적 기여를 한 그룹 순위
10대 재벌 가운데 2030세대가 뽑은 한국 사회에 가장 긍정적 기여를 한 그룹(왼쪽)과 부정적 기여를 한 그룹 순위 ⓒ 경제민주화2030연대

특히 만약 이건희 일가가 삼성에서 경영권을 놓았을 때 삼성전자 경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삼성은 이건희 일가의 능력으로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는 답변은 10.2%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34.4%)거나 '새로운 전문경영인이 경영함으로써 더 선진화 되어 경쟁력이 높아진다'(39.2%)는 긍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재벌개혁 잘 할 후보, 안철수-심상정-문재인 순... 박근혜 3.5% 그쳐

한편, 재벌개혁을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치인으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34%로 가장 높았고 심상정 진보정의당(준) 의원(19.3%),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18.7%) 순이었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3.5%에 그쳤다. 다만 이번 조사는 각당 후보 확정 이전 경선 주자들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여서 정확한 수치가 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경제민주화 과제로는 소득불평등 해소(28.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중소기업-대기업 동반 성장(22.6%), 재벌대기업 개혁(16.3%)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질 좋은 일자리 창출(11.7%), 복지제도 구축(11.5%), 최저임금 인상(8.3%)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 응한 2030세대 1013명 가운데 학생(36.8%)과 정규직 근무(34.9%)가 가장 많았고 비정규직 근무자는 15%였다. 구직 중이거나 구직 의사가 없는 청년실업자도 각각 8.2%, 2.4%에 달했다.

조성주 경제민주화2030 공동대표는 "2030세대들이 최근 재벌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경영세습, 총수일가 지배구조 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그간 승자독식의 한국경제구조의 최대 피해자인 2030세대의 문제의식을 정치권과 재계, 시민사회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번 조사는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지역 거리에서 만난 20, 30대 377명,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636명이 참여했다"면서 "리서치회사를 통한 전문적인 여론조사가 아니어서 신뢰도까지 측정하진 않았지만 20, 30대의 재벌 인식을 살펴보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2030연대는 경제민주화와 20~30대 청년들의 노동권, 주거권, 교육권, 생활안전망 확보를 위해 지난 9월 16일 결성한 청년연대단체로 청년유니온, 서울청년네트워크, 참여연대 대학생모임, 민달팽이유니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재벌개혁#삼성#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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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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