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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 정부가 대북 관련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월 28일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중앙청사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우리 측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다, 도를 넘는(북한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합동참모본부 창설 제49주년 기념식과 육군 7사단과 2군단을 방문한 정승조 합참의장은 "북 어선의 NLL 침범은 도발"이며 적(북한)이 도발하는 경우 도발 원점과 도발을 지원한 세력까지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며 강경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앞서 우리 해군은 지난 9월 21일 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민간어선에 대해서 경고사격을 가하였다. 이에 북한은 즉각 반발했고 강력한 대응 타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서해지역은 또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북한어선에 북한군인들이 타고 있었다?

<국민일보> 9월 26일 자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 어선에 북한 군인들이 타고 있다" 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NLL을 침범하였다고 주장했다. 군은 사건 당시 북한의 도발을 대비해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켰으며 이후 K-자주포 등 합동전력을 대기시켜 놓은 상태이다.

군함도 아니고 민간어선 몇 척이 넘어온 것을 가지고 도발이라고 한다면 해마다 수천 척씩 우리 수역으로 들여오는 중국도 우리에게 도발하는 것이고, 관광객으로 가서 철책을 뚫고 무장지대에 들어간 박왕자씨의 행위도 도발이다. 거기다 북한이 빤히 보이는 코앞에서 민간인도 아니고 군인들이 포탄을 쾅쾅 날리는 지난기간 우리의 행위는 도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선전포고라 하겠다.

우리수역을 들어온 북한도 잘한 것도 없지만 이 정도의 마찰은 남북적십자사를 통해서나 아니면 정부가 집적 북한에 전화통지문 정도로 항의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만에 하나 그 경고 사격으로 북한 어선에 타고 있는 북한주민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무슨 곤경을 치루자고 민간선박에 (경고)사격을 가 한단 말인가?

우리 군은 북한에 몇 번 얻어 터지고 나서 이제 다시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면 평양이라도 폭격할 태세다. 그렇지 않다면야 민간선박이 들어오는데 총을 쏘고 비행기까지 출격시키며 요란을 떨 필요는 없었다.

이러다 우리가 서해영토문제를 국제화시켜서 국제사회에서 자기들의 문제를 집중시키고 싶은 북한에게 말려들어 또 한 번 터질 것만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든다.

도발이니, 보복이니, 응징이니 하는 표현들을 들으면 진짜 전쟁 맛을 보여준다느니, 원수의 아성을 송두리째 들어내 버리겠다느니 하는 저 북한과 어쩌면 그렇게도 같을 수가 있는지 신기하다.

임기 말까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명박 정부

통일부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군부는 그렇다 치고 문제가 생겨도 북한과 대화와 타협을 주도해야 할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앞장서서 대북관계를 악화시키는 발언을 하고 있으니 이건 뭐 북한하고 한번 붙어 보자는 심사 같다.

그게 아니라면 이명박 정부가 대선 전에 북한이 연평도 사건과 같은 굵직한 사고를 하나 쳐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 세계 10위 권의 경제대국이 세계 최하위권의 경제국가, 가진 것이라고는 자존심밖에 안 남은 북한하고 싸워서 뭐 얻을게 있다고 이렇게 할까 하는 생각이다.

어차피 북한하고 붙어봐야 또 전번처럼 확전도 못하고 애꿎은 국민들만 죽어나갈 것이 뻔한데 괜히 북한에 도발할 구실이나 자꾸 주어 또 사고나 치지 말고 제발 몇 달 안 남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북한어선의 NLL 침범을 도발로 규정하고 보복, 응징을 운운하는 합참의장에게 제안한다. 해마다 수천 석씩 우리 수역에 들어와 쇠파이프와 칼을 들고 저항하며 우리 해경들을 마구 죽이는 "도발자"들에게도 북한에게 보여주는 그 용감한 자세로 "보복"과 "응징"을 외쳐주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본 글은 필자가 운영하는 통일경제신문 http://komt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자기가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서는 중복기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해대전, #북한민간어선, #NLL 침범, #서해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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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북한)사람 입니다. 그래서 나는 조선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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