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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둔산점에 마련된 '낙과 사과' 행사 매대.
이마트 둔산점에 마련된 '낙과 사과' 행사 매대. ⓒ 김동근

이마트가 겉으로는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과수농가를 돕는 것처럼 판촉행사를 벌이며 낙과 사과를 판매하면서, 속으로는 별다른 고통 분담이나 노력없이 높은 중간 이윤을 챙기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과수농가의 고통 분담을 위해 전 국민이 나서고 있는 '낙과 팔아주기' 분위기가 태풍 피해 극복을 구실로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이마트의 배를 불려주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덮치고 난 뒤 이마트는 지난 8월 30일 일간지에 '태풍 피해 농가를 위해 산지에서 낙과를 다량으로 구매해 파격가로 준비했습니다, 태풍 피해 극복을 위해 이마트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후 이마트는 낙과 판매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장의 행사 매대에 걸어 놓은 안내문에도 '태풍에 떨어진 농민의 꿈 보조개사과(낙과 상품명), 태풍에 떨어진 농민의 꿈을 다시 찾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마트는 현재 5~11개입 낙과 사과 2kg 한 봉지를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고통 분담' 운운하는 이마트, 이윤은 이윤대로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낙과 사과 상품인 '보조개사과'.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낙과 사과 상품인 '보조개사과'. ⓒ 김동근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마트는 낙과 수매에서 포장까지 소매를 제외한 모든 일을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산지 농산물유통센터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모양새다.

이마트에 낙과 사과를 납품하고 있는 예산 농산물유통센터(아래 예산APC)는 예산군 내 과수 농가들로부터 18kg 한 상자당 2만 원에 수매한 낙과 중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절반가량을 제외하고 판매할 수 있는 최상의 사과를 골라 납품하고 있다.

예산APC가 이마트에 넘긴 납품단가는 낙과 사과 2kg 1봉지당 5000원. 이마트는 이를 6000원에 판매해 20% 중간 이윤을 챙기고 있다.

문제는 이마트가 낙과 수매나 선별·포장 등 태풍 피해 현장에서 과수 농가를 위한 특별한 수고도 들이지 않고도 예산APC가 완벽한 상태로 납품한 낙과 사과 상품을 가져다 '태풍 피해 극복'을 홍보하고, 원가에 20%의 중간 이윤까지 붙여 전국의 매장에서 판매만 하고 있다는 것.

지난 3일까지 예산APC가 이마트에 납품한 150톤의 낙과 사과는 그대로 전국 매장에 판매되고 있다. 예산APC는 이마트 낙과 사과 전용 포장지까지 가져다 포장 작업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예산APC가 이마트로부터 주문받은 낙과 사과 총 물량은 290톤(14만5000봉지). 주문된 낙과 사과가 모두 팔린다고 가정했을 때, 이마트는 중간 이윤으로만 1억4500만 원을 챙길 수 있다.

이마트 "중간 이윤은 기본적인 운영비일 뿐"

보기에 따라서는 20% 중간 이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행해지는 통상적인 영업행위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과수농가의 고통 분담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낙과 사과에 관련해 정작 고생을 하고 있는 쪽은 예산APC다. 예산APC는 이마트가 사전에 주문한 물량의 납품하기 위해 지난 8월 29일부터 매일 전 직원이 야근을 하는 등 고된 작업을 이어갔다.

예산APC는 예산군내 과수농가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예산사과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마트에 낙과 사과 상품을 납품하고 있는 것. 속사정을 알 리 없는 일부 농민들은 예산APC가 싼값에 낙과를 수매한 다음, 이마트에 비싼 값에 납품해 '남는 장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가운 눈총까지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태풍으로 피해를 본 과수농가를 돕기 위한 취지로 사과를 판매한 것이지 이익을 남기겠다고 접근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간 이윤이라고 이야기되는 부분은 물류비와 인건비 등 최소한의 운영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예산APC가 수매한 예산 지역의 낙과 사과는 이마트가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해 낙과 사과 직거래 현장 등에서는 물량이 모자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예산군은 '태풍 피해 과수농가 낙과 팔아주기' 행사를 열었다. 이날 예산군이 사전에 준비한 낙과 사과 15kg 200상자는 순식간에 동났다. 행사는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또 같은 날 충남도청에서 열린 낙과 판매 행사에서도 예산능금 농협이 과수농가로부터 수매해 내놓은 낙과 사과 3톤은 1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이마트#낙과#사과#태풍#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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