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에 휩싸인 걸그룹 티아라 외부의 누군가가 티아라를 힐난한 것이 아니라 티아라 멤버 스스로가 자신의 멤버를 힐난하는 ‘내부적인 누수’ 사태가 발생한 티아라

▲ 내홍에 휩싸인 걸그룹 티아라 외부의 누군가가 티아라를 힐난한 것이 아니라 티아라 멤버 스스로가 자신의 멤버를 힐난하는 ‘내부적인 누수’ 사태가 발생한 티아라 ⓒ 코어콘텐츠미디어


[기사수정 7월 29일 16시 5분]

연예계가 '말의 수난시대'에 휩싸였다. 그것도 한 달이나 보름도 아닌,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방송과 연예계가 '말의 수난시대'에 휩싸인 적은 찾기 힘들 듯 하다.

첫 번째는 지난주 걸그룹 티아라의 트위터를 통해 벌어졌다. 그룹 멤버 중 화영이 23일 <음악중심> 녹화 후 일본 부도칸 공연을 앞두고 다리를 다쳐 무대에 서는 것이 어려워지자, 티아라의 멤버 중 한두 명도 아닌 무려 다섯 명이 하나같이 작정한 듯 "의지의 차이"를 언급하며 특정 멤버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모 멤버는 "연기 천재"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화영이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한 것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냈다. 최근엔 멤버 중 한 명이 화영을 언팔(트위터 친구를 끊는 일)까지 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외부의 누군가가 티아라를 힐난한 것이 아니라 티아라 멤버 스스로 자신의 멤버를 힐난하는 '내부적인 누수' 사태가 발생한 터라, 티아라를 사랑하는 팬들로선 부도칸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입장에서 터진 자충수라는 점에서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사태가 이쯤 되고 보니 티아라의 소속사 대표가 30일 오후 1시에 중대 발표를 내놓겠다는 예고까지 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28일 새벽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불거졌다. 개막식 후 <위대한 탄생2>의 배수정은 "영국인이라 자랑스럽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배수정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까지 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아나운서도 아닌 배수정에게 영국 현지의 정서를 현장감 있게 전달코자 마이크를 맡긴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그럼에도 배수정은 무의식적인 실언을 통해 시청자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는 한 개인의, 그간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었는가를 보여주는 무의식적인 실언이자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해설가를 기용한 MBC의 자충수로 볼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배수정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아나운서도 아닌 배수정에게 영국 현지의 정서를 현장감 있게 전달코자 마이크를 맡긴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그럼에도 배수정은 무의식적인 실언을 통해 시청자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는 한 개인의, 그간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었는가를 보여주는 무의식적인 실언이자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해설가를 기용한 MBC의 자충수로 볼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 배수정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아나운서도 아닌 배수정에게 영국 현지의 정서를 현장감 있게 전달코자 마이크를 맡긴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그럼에도 배수정은 무의식적인 실언을 통해 시청자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는 한 개인의, 그간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었는가를 보여주는 무의식적인 실언이자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해설가를 기용한 MBC의 자충수로 볼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 MBC


세 번째는 어제 박태환 선수의 실격 소식에 모델 이나현이 박태환을 비판하는 듯한 트위터의 맨션이 발단이 되었다. 자유형 400m 예선전에서 박태환 선수가 실격 처리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모델 여연희가 "뭐지? 어이없다"고 트윗을 달았다.

이때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의 모델 이나현이 "박태환? 걘 좀 혼나야 돼"라는 맨션을 날렸다가 네티즌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나현은 자신의 맨션이 실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지만 29일 온종일 연예계의 화제로 검색되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이 모든 일은 25일 이후 지금까지 단 닷새 동안 벌어진 해프닝이다. 특히 배수정의 실언과 이나현의 맨션은 어제 하루 동안에 터진 해프닝이었다.

옛 중국의 정치가 풍도는 이런 문구를 남겼다. "입은 재앙의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할 것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옛 성현들은, 굳이 풍도가 아니라도 주위 사람과 후세에 신신당부했고 자신도 이 격언을 지키고자 노심초사했다.

고전이 사랑받는 건 옛 이야기를 복기한다는 차원 이상의 뜻을 가진다. 그것은 인간 본성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에, 옛 선조들의 과오와 역사를 고전을 통해 복기함으로 우리가 그 같은 과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미도 내포한다.

격언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옛 격언이 우리네 시대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옛일이나 옛 성현의 말을 거울 삼아 똑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말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말조심을 신신당부했던 풍도의 격언도 이와 마찬가지다.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의 모델 이나현의 사과 트윗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의 모델 이나현이 “박태환? 걘 좀 혼나야 돼”라는 맨션을 날렸다가 네티즌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나현은 자신의 맨션이 실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하였지만 29일 하루 종일 연예계의 화제로 검색되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의 모델 이나현의 사과 트윗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의 모델 이나현이 “박태환? 걘 좀 혼나야 돼”라는 맨션을 날렸다가 네티즌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나현은 자신의 맨션이 실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하였지만 29일 하루 종일 연예계의 화제로 검색되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 이나현 (이나현 트위터)


트위터와 같은 SNS는 첨단 기기의 발달로 빚어낸 '21세기의 말'다. 그런데 트위터는 빠른 전파 속도와 더불어, 현실 속 말보다 무서운 측면을 가지게 된다. 특히 SNS의 주체가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팔로어가 많은 이들이라면 더욱 그럴 텐데, SNS에는 '기록'이라는 특성이 있다.

말은 누가 녹음하거나 기억하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는 '휘발성'이 있지만, SNS는 트위터에 타이핑하는 순간 '기록'된다. 공중파나 전파를 타지 않아도 팔로어에게 급속하게 전파한다. 설사 SNS에서 실언을 해서 그 트윗을 지운다 한들, 실수한 트윗은 벌써 몇천, 몇만 명이 보고 지나간 후다.

이승기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혹여 술자리에서 실수로 날린 트윗이 자신의 연예 생명에 치명상을 입힐까 해서다. 젊은 사람이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할 수 있지만 그는 SNS의 무서움을 젊은 나이에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말이 너무나도 가벼운 시대에 살고 있다. 티아라의 '왕따설'이나, 배수정의 국적 실언이나, 이나현의 박태환 비판 맨션이나 이 모두가 풍도가 남긴 격언인 "입은 재앙의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를 알지 못해서, 혹은 알면서도 이를 실천하지 못해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티아라 배수정 이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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