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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봉은사 미륵대불
 서울 강남 봉은사 미륵대불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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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자이나교, 도교, 유교…. 언뜻 떠올리며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종교의 이름들입니다. 몇몇 종교의 이름이야 이렇게 손가락을 꼽아가며 댈 수 있지만 정작 그 종교의 교조는 어떻게 되고, 교리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게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은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실상 종교라는 용어에 대해서 아직까지 확실하고 합의된 정의조차 내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종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계인들의 영적인 삶이 펼쳐지고 있는 50개의 유명한 종교들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미 시간과 신화의 안개 속으로 기원이 사라져버린 고대의 전통들로부터 현대의 새로운 종교적 운동들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본문 7쪽-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재직 중인 러셀 리 매닝이 엮고 이재영이 옮겨 오픈하우스에서 출간한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 서두에 나오는 '이 책에 대하여' 중 일부입니다.

50개 '종교들'에 대한 이야기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 표지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 표지
ⓒ 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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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가 '이 책에 대하여'에서 밝히고 있듯이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는 어느 특정종교에 대한 내용이 아닙니다.

50개 종교에 대한 내용입니다. 중심 교리와 특징은 핵심정리를 한 듯 한두 쪽 정도로 정리돼 있고, 좀 더 내밀한 내용들 역시 한 쪽의 분량으로 정리 돼 있습니다. 

'유명' 이라는 서술어가 붙을 만큼 보편적인 종교가 이렇게 많다는 것도 놀랍지만  50개 종교의 교리와 특징 등이 족집게로 간추리고 빗질로 추스른 듯이 잘 정리돼 있어 종교 박람회장을 투어 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전통적으로 조로아스터교인들은 죽은 사람은 높은 탑에 올려두어 독수리들이 살을 파먹게 함으로써 땅과 물과 불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악한 생각, 악한 말, 악한 행동'과 투쟁하는 것이 우주의 순조로운 질서와 정화를 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 40쪽-

예배 중에는 <토라>를 꺼내 비마bimah 라고 부르는 침대에 올려놓고,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도록 은으로 만든 지시봉으로 짚어가며 낭독합니다. 매주 한 파르사parshah(구절)씩 읽어 가는데, 신명기의 마지막 단락을 읽고 나면 처음으로 돌아가 창세기의 첫 단락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 차례 완독하는데 1년이 걸립니다. 나중에 두루마리가 낡아 헤지면 묘지에 묻습니다. -본문 101쪽-

조로아스터교의 특징과 교리를 설명하고 있는 내용 중 일부와 경전 토라에 대한 설명 중 일부 입니다. 죽은 사람의 시체를 독수리들이 파먹을 수 있도록 탑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가슴이 섬뜩할 만큼 특이하지만 그 이유가 땅과 물과 불을 더럽히지 않기 위함이라고 하니 자연을 생각하는 그들의 믿음에서 숭고함이 느껴집니다. 

마라도 교회
 마라도 교회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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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7개의 챕터, 토착전통으로 시작해 동양의 영성, 아브라함의 전통, 유럽의 기독교, 세계의 기독교, 퓨전종교, 신흥종교까지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장을 시작하기에 앞서 '용어 정리'가 들어가 있고, 본문 또한 평이한 언어의 사용으로 어렵지 않습니다.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주요경전'은 해당 종교를 알아 가는데 또 다른 별미처럼 느껴집니다.    

한 눈에 종교의 다양성과 연관성 꿸 수 있어

여성 신을 섬기고 '마녀'라는 명칭에 권위를 부여하는 점 때문에 위카는 특히 일부 페미니스트feminist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그 여신이 으레 그렇듯이 매혹적이고 날씬한 젊은 여성으로 그려지곤 해서, 그들의 성 본질주의gender essentialism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신이교주의의 관습들은 특히 나체 노출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본문 196쪽-

여성 신을 섬기고 '마녀'라는 명칭에 권위를 부여하기 때문에 일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날씬함이 강조되고, 노출 되는 나체는 페미니스트와는 어색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인 일인가 모르겠습니다.

충남 공주 학봉교회
 충남 공주 학봉교회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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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대상이 되는 교조도 다양하고, 교리도 다양합니다. 귀에 익숙한 종교도 있고 아주 생소한 종교도 있습니다.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종교도 있고, 거부감을 유발시키는 종교도 분명 존재합니다.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는 50개의 종교를 주르르 꿰고 있어 일독을 하는 것만으로도 종교의 다양성은 물론 연관성 까지를 한 눈에 알게 해줄 것입니다. 종교에 대한 지식은 해박해 지고, 미로와 같았던 깨달음의 길, 평온한 마음을 찾아 갈 수 있는 선택과 결정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엮은이 러셀 리 매닝┃옮긴이 이재영┃펴낸곳 오픈하우스┃2012. 6. 21┃값 14,800원┃



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

러셀 리 매닝 엮음, 이재영 옮김, 오픈하우스(2012)


태그:#믿지 않아도 꼭 알아야 할 종교 이야기, #오픈하우스, #이재영, #종교,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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