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효종 위원이 대표집필한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표지.
 박효종 위원이 대표집필한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표지.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도종환 국회의원의 서정시를 교과서에서 빼도록 권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을 맡고 있는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교과서를 대표 집필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이 도종환 대변인의 글을 빼라고 권고한 이유는 '교육의 중립성 침해'. 같은 논리대로라면 박 교수가 직접 집필한 교과서는 교과서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교과부는 박 교수가 집필한 교과서에 대해서는 "수정 또는 집필진 교체 지시를 내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혀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종 교수는 지난해 고등학교 <윤리와사상> 교과서(교학사)를 대표 집필했다. 공동 필자는 모두 8명이었지만 박 교수가 전체 교과서의 집필 내용과 방향을 주도하는 좌장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교수는 2005년부터 교과서포럼을 이끌었으며, 그가 주도한 뉴라이트 교과서 등이 유신정권 찬양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모두 4장에 걸쳐 15개 단원으로 구성된 <윤리와사상> 교과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 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 '불교윤리 사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할 여지가 여느 교과서보다도 더 높다는 게 일선 고교 교사들의 지적이다.

"박근혜 캠프 박효종 대표 집필 교과서, 전면 회수해야"

지난 2007년 1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종교시민사회단체인사 새해모임에서 이석연 변호사(당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가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07년 1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종교시민사회단체인사 새해모임에서 이석연 변호사(당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가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배아무개 교사는 "박 교수야말로 뉴라이트 정치운동을 하면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책을 편찬한 분" 이라면서 "이런 분이 대표 집필한 교과서를 그냥 놔두고 10년 전부터 실린 서정시를 뒤늦게 문제 삼은 교육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도 "국어 책에 실린 시 한두 개와 학생들의 사상을 좌우하는 도덕 교과서는 영향력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면서 "문재인 대변인을 맡은 도 의원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10년 전부터 실린 서정시까지 빼려고 하는 교육당국의 행동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부위원장은 "교육당국이 내세운 논리대로라면 뉴라이트 운동을 하면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박 교수의 책은 전면 회수하거나 폐기해야 공정성에 맞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과서 정책을 총괄하는 교과부 교육과정과  중견관리는 "교과서를 쓴 박 교수가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교과서 심의는 교과부가 평가원에 위탁한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련 내용을 빼라 넣어라 지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도종환 교과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