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한국 농구에는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 하나씩이 전해졌다. 마무리는 기쁜 소식으로 하는 것이 그나마 나으니까, 슬픈 소식 먼저 살펴보자.

'컴퓨터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고 김현준 코치. 그는 지난 1999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지도자로서의 지도력을 제대로 뽐내 보기도 전에, 한국 나이로 겨우 40살의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김현준 코치의 너무나도 이른 죽음은, 그를 좋아했던 많은 농구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3년 뒤인 2012년 6월 11일. 잊혀져갔던 김현준 코치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김현준 코치의 동생이자 삼성물산 부장으로 있던 김효준씨가 페루 헬기 추락사고의 사망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김효준씨의 사망 소식은, 역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고 김현준 코치까지 떠오르게 했다.

슬픈 소식이 있었던 반면,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공익 근무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KBL 최장신 센터 하승진(KCC)이 6월 11일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모비스의 함지훈, KT의 조성민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앞선 4~5월에 결혼을 한 데 이어, 하승진도 그 뒤를 잇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결혼 뒤에 안정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전보다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훈련과 경기에 임하게 되고, 그것은 성적의 향상으로 연결이 되곤 한다. 처음 하승진의 공익 근무 소식이 발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소리를 냈었다. 워낙 신장이 큰 선수이기에 2년 동안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자기 관리에 소홀할 경우, 사실상 전성기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하지만 공익 근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하승진에게 쏟아졌던 농구팬들의 우려는 조금이나마 사라지게 됐다. 가정을 꾸리면서 안정적인 마음을 갖게 될 하승진이 2년 뒤 리그에 복귀할 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또한 그의 2세에 대한 부분도 관심을 끈다.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씨는 신동파씨에 이어 고교생으로는 2번째로 국가대표에 뽑혔던, 우리나라 최초의 2미터 벽을 넘어선 센터였다. 또한 하승진의 어머니 권용숙씨 역시 사이클 선수 출신의 스포츠 우먼이었다.

국가대표를 거친 최장신 센터 아버지와 사이클 선수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승진과 그의 누나 하은주. 하은주는 국내 여자 농구 최장신 센터로, 하승진은 국내 남자 농구 최장신 센터로 등장했고 두 선수 모두 자신이 속한 리그에서 리그의 판도를 뒤흔드는 무서운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아버지도 국가대표를 경험했지만,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남매다.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최종엔트리에 포함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고교생 이종현의 아버지 역시 남다르다. 이종현의 아버지는 과거 실업팀 기아에서 센터를 맡았던 197cm의 신장을 가지고 있는 이준호씨다. 이종현 또한 농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큰 키를 물려받은 것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이미 아버지보다 더 큰 선수로 성장했다.

그렇기에 하승진과 하은주 남매와 이종현이 그랬듯이, 이제 곧 결혼을 하게 될 하승진의 2세 또한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승진의 2세는 일반인보다 더 좋은 신체 조건을 타고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하승진의 2세도 농구를 시킨다면 3대에 걸쳐 국가대표 센터에 이름을 올리는 진풍경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 김현준 코치의 동생인 김효준씨의 사망 소식과 함께 국가대표 센터 하승진의 결혼 발표 소식이 들려온 2012년 6월 11일.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고인의 명복을 비는 한편, 하승진과 김화영씨 가정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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