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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건축자재 생산 공장이었던 수원역 뒤쪽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옆 서평초교 병설 유치원을 비롯한 주변지역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 그 뒤로 서평초교와 센트라우스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석면건축자재 생산 공장이었던 수원역 뒤쪽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옆 서평초교 병설 유치원을 비롯한 주변지역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 그 뒤로 서평초교와 센트라우스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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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과 16m 거리에 있는 서평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 미끄럼틀 위의 먼지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KCC석면폐기물 작업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서평초교 정문. 왼쪽 나무들이 있는 곳이 유치원이다.
 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과 16m 거리에 있는 서평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 미끄럼틀 위의 먼지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KCC석면폐기물 작업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서평초교 정문. 왼쪽 나무들이 있는 곳이 유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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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의 석면건축자재 생산 공장이었던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역 뒤쪽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인근 유치원을 비롯한 주변지역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이런 사실은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수원환경운동연합이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지난 4월 3차례에 걸쳐 공장부지 내·외부 14곳에서 토양과 먼지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 2곳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밝혀졌다.

이들 단체는 8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를 즉시 중지시키고, 전 공정에 대해 석면비산방지조치는 물론 민·관·업체 공동으로 주변 환경오염 정밀조사와 지역주민들에 대한 건강조사를 실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면조사결과 전체시료의 71.4%인 10곳에서 1% 미만의 석면이 검출됐다. 특히 이 가운데 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과 약16m 거리에 있는 서평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 미끄럼틀 위의 먼지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KCC공장부지 주변 어린이 놀이기구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평초교·유치원 어린이들의 안전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

환경단체는 석면조사보고서를 통해 "석면이 검출된 서평초교 유치원 어린이들의 안전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공사장 내부의 정황으로 볼 때 비산된 석면은 서평초교 유치원뿐만 아니라 수원역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또 "비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는 놀이터 미끄럼틀 구조물 위쪽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했던 점으로 미뤄 최근에 석면오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KCC공장부지 주변엔 주거지역과 초중고교 27곳이 밀집해 있으며, 하루 약 12만 명이 이용하는 수원역과의 직선거리는 약 44m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근 주민들과 학생, 수많은 불특정 시민들이 석면 먼지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오후 현장 확인을 위해 KCC공장 석면폐기물 제거 공사장을 찾았을 때 10여m 정도 높이의 펜스로 둘러쳐진 16만4000여㎡의 대단위 KCC공장부지는 바닥이 굴삭기로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상태였다.
 8일 오후 현장 확인을 위해 KCC공장 석면폐기물 제거 공사장을 찾았을 때 10여m 정도 높이의 펜스로 둘러쳐진 16만4000여㎡의 대단위 KCC공장부지는 바닥이 굴삭기로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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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제거 공사장을 찾았을 때 공사업체 측이 환경단체 조사결과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된 문제의 선별토를 굴삭기를 동원해 다시 바닥에 복토하는 현장이 포착됐다. 굴삭기 뒤쪽은 대형 포대에 담긴 석면폐기물들이다.
 8일 오후 KCC공장부지 석면폐기물 제거 공사장을 찾았을 때 공사업체 측이 환경단체 조사결과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된 문제의 선별토를 굴삭기를 동원해 다시 바닥에 복토하는 현장이 포착됐다. 굴삭기 뒤쪽은 대형 포대에 담긴 석면폐기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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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초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학교 손문성 교무부장은 "전혀 내용을 알지 못했다"면서 "환경단체에서 자료를 제공받아 상황을 파악한 뒤 학부모, 교장선생님과 상의해 해당 업체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인근 서둔동과 평동지역 주민감시단도 9일 오후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지붕재로 쓰였던 슬레이트 원료인 백석면이었으며, 주로 선별작업장에서 석면폐기물을 골라낸 뒤 외부에 야적해 놓은 선별토사에서 검출됐다. 이는 석면폐기물을 선별했지만 석면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토양에 함유돼 있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KCC공장 주변이 석면에 노출된 것은 공장부지에 매립된 석면폐기물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의 부실한 석면처리 때문으로 지적됐다. 이곳은 지난 2004년 공장가동이 중단된 후 2010년 공장건물(면적 7만3000㎡)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공사업체가 석면관리를 소홀히 해 주변 아파트 등에서 석면이 검출되는 등 논란이 됐었다.

"석면폐기물 부실처리 원인...불법·방조 가려 문책해야"

현재 공사를 맡고 있는 F업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8월 말까지 공사기한으로 공장부지에 매립된 5만여 톤 대규모 석면폐기물을 파내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공사장에 대한 조사결과 토양에 매립된 석면폐기물을 굴착, 덤프트럭으로 운반하는 과정은 물론 선별작업장 입구와 석면을 골라낸 토양의 외부 야적 과정에서 석면이 흩날리는 비산방지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굴착기, 덤프트럭 기사 등 중장비를 다루는 작업자들도 석면노출방지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고 있으며, 외부 지역사회에 석면공사 진행을 알리는 공지 등 기본적인 석면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난 4월 29일부터 시행된 석면안전관법은 '정부가 빈틈없는 석면안전관리를 하겠다'고 홍보하는 법"이라며 "그러나 이런 법규가 있는데도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석면공사에 대해 기본적인 비산방지조치 등 안전관리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사업자, 관리자, 감독관청의 불법과 방조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가려내 문책해야 한다"면서 "산업안전보건법, 폐기물관리법, 석면안전관리법 등을 엄격하게 적용해 위법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석면건축자재 생산 공장이었던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역 뒤쪽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인근 유치원 놀이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8일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기자회견에서 석면검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석면건축자재 생산 공장이었던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역 뒤쪽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인근 유치원 놀이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8일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기자회견에서 석면검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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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공장부지 석면에 노출된 수원민자역사(사진 왼쪽)와 서평초등학교(사진 오른쪽). 사진 가운데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을 중심으로 수원역과 거리는 약 44m, 서평초교 유치원과는 약 16m 거리에 불과하다.
 KCC공장부지 석면에 노출된 수원민자역사(사진 왼쪽)와 서평초등학교(사진 오른쪽). 사진 가운데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장을 중심으로 수원역과 거리는 약 44m, 서평초교 유치원과는 약 16m 거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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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KCC공장부지의 비산석면은 수원전역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면서 "특히 지하 토양에 5만여 톤의 석면폐기물이 묻혀 있는 게 확인된 만큼 인근 지역 지하수의 안전성도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국장은 또 "지난 4월 16일 수원시 관계자들을 만나 석면폐기물이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면서 "환경시장으로 불리는 염태영 수원시장은 '석면 없는 수원시를 만들겠다'고 했던 선거공약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감독기관인 수원시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해당 업체에 대해 석면비산방지 조치 등이 미흡한 부문은 즉시 시정토록 촉구하고, 환경단체의 조사결과 석면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대기환경 관련 부서 등과 협의를 거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단체가 제안한 민·관·업체 공동 조사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석면폐기물 제거공사 현장에 가 봤더니...

한편 이날 오후 현장 확인을 위해 KCC공장 석면폐기물 제거 공사장을 찾았을 때 환경단체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10여m 정도 높이의 펜스로 둘러쳐진 16만4000여㎡의 대단위 KCC공장부지는 바닥이 굴착기로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상태였다.

흰색의 거대한 돔형 선별작업장은 입구를 활짝 열어놓은 채 석면폐기물 선별작업이 진행됐고, 선별작업장 옆에는 석면폐기물을 골라낸 선별토사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아래쪽은 파란색 천막을 씌웠으나 위쪽 토사는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문제는 이곳 토사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업체 측은 석면이 검출된 문제의 선별토를 중장비를 동원해 다시 바닥에 복토하는 현장이 포착됐다. 또 공사 현장 곳곳에는 석면폐기물이 담긴 대형 포대들도 즐비했다. 선별작업장 내부의 인부들은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밖에서 작업하는 이들은 안전보호 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도 목격됐다.

이와 관련, 현장 사무실에서 만난 F업체 조아무개 상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의 안전"이라며 "모든 작업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돔 구조물 옆에 쌓아둔 선별토사에 대해 "석면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선별토사의 재처리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현장 상황과 다른 말을 했다.

그는 또 "석면이 검출된 서평초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에 대해서는 자체 검사를 해보겠다"고 말했으나 "그동안 공장부지 주변에 대한 자체 석면검사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검사자료가 있지만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자료공개를 거부했다.

잠복기 거쳐 폐암, 악성 중피종암 등 유발
WHO 지정 1급 발암물질 석면의 유해성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인근 유치원 놀이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8일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기자회견에서 석면조사결과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 이전부지 인근 유치원 놀이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8일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기자회견에서 석면조사결과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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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성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나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 극미세한 광물질이다.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되면 2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석면진폐증, 악성중피종암 등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국내에서는 1987년 각섬석 계열의 청석면, 갈석면의 사용을 금지시킨데 이어 2009년부터 모든 종류의 석면사용을 금지했다"면서 "다른 발암물질과 달리 석면의 경우 발암위해농도인 역치가 없어 낮은 농도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제도화된 석면사용금지규정의 경우 관리 농도가 필요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농도인 0.1%함유를 기준으로 석면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실내 대기 중 CC당 0.01개를 관리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법적관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농도규제 장치로, 농도 이하의 환경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태그:#KCC수원공장, #석면폐기물, #유치원 놀이터, #석면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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