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과 3월 1일, 5일과 6일. <오마이뉴스>는 나흘에 걸쳐 16명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두 20대 청년이 간소한 좌담회를 열어 이번 토론회를 되돌아보고, 나아가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평가해봤다. 한 마디로 '욕먹을 각오로 쓴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평가'이며 지극히 주관적이고 때로는 편파적이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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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9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경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안상현, 성치훈, 심규진, 정상근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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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일단 토론회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2월 29일, 3월 1일에 열린 1차 토론회는 너무 딱딱했어요. 3월 5일, 6일에 열린 2차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해서 1차보다 재미있기는 했는데 그래도 정형화된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완전히 난상토론을 기대했거든요."

김경훈: "저는 2차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정책토론을 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그러면 이 사람이 이런 삶을 살아왔고,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런 정책에 관심이 있다는 식으로 캐릭터와 정책이 연결됐을텐데 그게 안 된 것 같아요."

강혜란: "전 1차에서 제일 아쉬웠던 게, 그나마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에서 자기 목소리를 드러낸 사람이 별로 없어요. 유쾌한 정치를 말한 심규진 후보, 박원순의 청년 파트너를 강조한 안상현 후보 등이 있기는 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은 없어요.

전반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민주당도 4명에게 비례를 주는 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줄이면 당연히 후보들도 반발을 하겠죠. 그런데 그 전에 자기들을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후보들이 얼마나 국회의원이 될 만큼의 뭔가를 보여줬냐. 물론 자기들끼리 자화자찬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전반적으로 그런 걸 못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안상현 후보도 주변에서 '진짜 좋은 사람들은 통합진보당 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아주 틀린 말 같지는 않다고 했잖아요."

김경훈: "동감이에요. 청년비례대표를 급조한 민주당 잘못도 있기는 한데 후보들이 너무 공천 문제 같은 것 이야기하면서 민주당이 잘못해서 사람들이 청년비례대표에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솔직히 콘텐츠가 없잖아요. 민주당만 탓할 일이 아니죠."

구체적인 정책과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 '스토리 덫'에 걸리다

김경훈: "후보들도 나름대로 캐릭터를 잡으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나타난 경우도 있고, 오히려 그게 안 좋게 작용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정상근 후보가 여행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게 정말 별로였거든요. 여행 이야기하면서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구체적으로 정치의 영역으로 갖고 올 것인지가 없었어요. 심규진 후보도 그걸 지적했는데 두루뭉술하게 넘어갔고. 분명히 스토리가 필요하긴 한데, 스토리가 구체적인 정책과 연결이 되지 않으면 그냥 좀 특이한 청년 정도에 불과하죠."

강혜란: "제 생각도 그런데 민주통합당이 처음에 우리는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으로 사람을 모았잖아요. 그래서 너무 스토리에만 집중한 거죠."

김경훈: "곽인혜 후보도 콘텐츠가 심하게 없었어요. 주어진 시간도 계속 못 지키고, 자기 아르바이트 이야기하면서 스토리만 강조하려고 하고. 청년비례대표에게 대단한 능력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도 못 갖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강혜란: "김영웅 후보도 자기 스토리에 매몰된 것 같아요. 김영웅 후보는 장애인이고 소수자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소수자다' 이것만 어필한 것 같아요. 박은철 후보도 그런 이야기를 했고요."

김경훈: "장애인 국회의원이 나오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김영웅 후보는 사회활동을 활발히 한 좀 특별한 장애인이고 평범한 장애인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총선 특별전략을 묻는 질문에 '자기를 뽑아 달라'고 대답한 것도 뭔가 야망이 느껴지고. 기성정치인의 느낌이 많이 났어요."

전반적으로 콘텐츠 부실... 주목할 만한 인물들 '30대 남성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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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경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김광진, 김영웅, 박은철, 박지웅 후보가 토론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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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저는 1차에서 민주통합당 강령에 관한 질문을 할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이 박지웅 후보였어요. 보편적 복지를 이야기한 후보가 많았는데, 박지웅 후보는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한 게 기억에 남아요."

김경훈: "박지웅 후보가 존경하는 사람으로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를 꼽았잖아요. 또 군 퇴직금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건 군인을 한 사람의 노동자로 보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일관되게 노동의 가치에 중점을 둔 것 같아요. 또 마음에 들었던 건 '국회의원 임기 중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거냐'는 질문에 '쓸 거다, 국회의원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국민들이 따라하지 않겠냐'라고 대답한 거. 전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강혜란: "그건 정말 말 잘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좀 어둡고, 자기 색깔을 많이 못 보인 면이 있어서 아쉬워요. 2차 때는 그래도 좋아진 것 같은데 여전히 어두운 느낌이 있어요."

김경훈: "박은철 후보는 어땠어요? 1차 토론회 때는 박은철 후보가 괜찮았다고 했잖아요."

강혜란: "저는 청년비례대표의 핵심은 혼자 청년 국회의원이 되는 게 아니라 청년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가장 강력하게 이야기했던 사람이 박은철 후보였어요. 전국에 있는 대학의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하겠다, 다른 후보에게 정책을 물어보고 다녔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죠.

그런데 1차 때는 박은철 후보만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다른 후보들도 2차 때는 그 이야기를 했고, 2차 때는 기억나는 게 없어요. 계속 총학생회장 3번 도전했고, 아직 대학생이고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로 뭘 어필하겠다는 건지."

김경훈: "저는 박은철 후보 말 들으면서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시구를 떠올렸어요. 내용이 별로 없어서.(웃음) 박은철 후보가 통일 강조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통일 이야기를 안 하니까 내가 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자기가 어필하는 부분이면 최소한의 콘텐츠는 보여줬어야죠."

강혜란: "통일 국토대장정단 했으니까 그냥 그거 어필하려고 한 거 같아요. 저는 1차, 2차 통틀어서 제일 눈에 띈 사람은 김광진 후보 같은데."

김경훈: "그래요? 김광진 후보는 실점은 별로 안 했지만, 득점도 별로 못 했다는 느낌인데."

강혜란: "저는 지방 국립대 무상교육 이야기가 좀 인상 깊었어요. 역사정의 이야기한 것도 좋았고요. 실망했던 건 상대방이 자기 질문에 대답할 때 쳐다보질 않더라고요. 아예 등을 돌리고 물을 마시는 건 좀 아니잖아요. 그리고 중앙정치보다는 자치에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그럴 거면 비례대표에 왜 나왔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김경훈: "하긴 나이 좀 들어서 순천 시장 정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고 했었죠.(웃음) 김광진 후보가 무난하게 잘 했다고는 생각하는데 결정적 한 방은 없었던 거 같아요."

강혜란: "김광진 후보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네요. 전 토론 끝난 후에 생각나는 게 30대 남성밖에 없어요.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유일한 집단 같아요."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