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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첫차에 피곤한 몸을 싣고 일터로 가면 온갖 더러운 것들에 관리소장 도시락까지 싸서 바쳐야 하는 청소 노동자들, 내 아기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채 다른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보육 교사들, 철저하게 계급을 따지는 학교 현장에서 기죽어 지내는 학교 비정규직, '소장이 달라는 대로 몸을 주지 않아' 해고된 성희롱 피해 노동자, "여자가 무슨~"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크레인에 올라 하루 종일 일하는 건설 노동자.

 

이들 노동자의 공통점은 바로 여성 노동자이다. 심선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부지부장은 한 언론 기고 글을 통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핍박받아야 하는 노동현장의 설움을 토로했다.

 

오는 3월 8일 세계여성대회 104주년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인천에서도 6일 오후 5시부터 '분노하라! 행동하라!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라는 메시지로 부평역 쉼터에서 인천여성노동자대회가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104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빵(경제적 권리)과 장미(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며 광장에 나섰던 그날의 기억을 되살렸다. 이어 시민들과 만나며 아름다운 사회적 연대와 소통을 노래했다.

 

3.8 세계여성대회에 맞춰 개최되는 올해 한국여성대회의 주제는 "2012 약속해"이다. 이는 ' 성 평등 사회를 약속해, 평화로운 세상을 약속해, 99%의 행복을 약속해'로 상징된다.

 

김경숙·김진숙의 아름다운 투쟁을 기억하라

 

작년 여름, 가난한 빈농의 딸로 태어나 최초의 여성용접공이 된 한 여성노동자의 절규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소금꽃으로 더욱 유명했던 그의 이름은 철의 노동자 김진숙. 그는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309일간 크레인에 매달려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무더위와 추위,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그는 끝내 사측과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인간승리였다.

 

이에 앞서 지난 1979년 YH무역의 여성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이에 노동자들은 당시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이어갔고 한 여성노동자가 안타깝게 사망했다. 그의 이름은 김경숙. 비롯 앳된 모습의 여린 체구였지만 그는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단결을 외쳤다. 그러나 그는 신민당사 4층에서 추락해 주검이 되었고 22살 꽃 다운 나이에 열사가 되었다.

 

시인 고은 선생은 YH사건을 두고 "유신체제의 폭력 앞에선 하나의 명작"이라고 표현했다.  일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던 여성 노동자의 위치를 역사 속에서 재인식해주었던 것. 이후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끝이 없는 투쟁의 삶으로 점철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7년 6월 항쟁을 계기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각 여성단체들의 주최로 전국적 전국적인 정치,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로부터 여성운동, 성 평등, 차별철폐, 보편적 인권회복 등이 여성의 날의 주요한 메시지로 자리 잡으며 아름다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모든 여성들이 하나 되는 연대의 날로, 남녀가 공존하는 사회를 희망하는 축제의 날로 승화하고 있다.


태그:#3.8세계여성대회, #인천여성노동자대회, #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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