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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순간순간을 잘근잘근 씹어서 음미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청춘입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청춘들'을 만났다. 오 대표기자는 4일 저녁 '김제동의 청춘콘서트2.0' 광주 전남대편에 게스트로 방문해 연사 김제동 및 관객들과 1시간 가량의 대담을 했다.

청춘콘서트 광주 전남대 김제동과 게스트 오연호
▲ 청춘콘서트 광주 청춘콘서트 광주 전남대 김제동과 게스트 오연호
ⓒ 청춘얼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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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고2,3학년 때 국문과에 가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반대했어요. 밥벌어먹고 살기 힘들다. 소설가가 되겠다 할 때도 그러더라고요. 또 데모하지 마라, 절대로 데모를 하되 앞장서지 마라. 이런 얘기를 부모님이 하시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용기가 나가지고, 내 맘대로 했는지 모르겠어요" 라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고 아내도 있잖아요. 식구가 원하지 않는 무언가를 한다는 건 굉장히 부담이 되고 주저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청춘은 다를 거 같아요"라며 청춘들에게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자기가 얼마나 좋아서 하느냐에 따라 뭔가를 할 때 심정이 결정되는 것 같다는 김제동의 말에 오 대표는 "자기가 즐거운 일을 하면 거기서부터 창의적인 것이 생기는 것 같아요" 라고 답하며 기자를 꿈꾸는 청춘들을 만날 때면 "누가 시켜서 쓰는 글 말고 자기가 정말로 쓰고 싶은 글을 써라"라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연애할 때 그러지 않습니까. 연애를 하다보면 우러나와서 편지를 쓰잖아요. 그게 사랑이든 사회현상이든 자기가 우러나와서 쓸 수 있는 쓸거리를 만들게 되면 그런 사람은 기자가 될 가능성이 많은 것 같아요."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두 번 정도 기억에 남는 게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연애편지를 계속 썼거든요. 한사람을 향해서 200통 정도를 써봤는데 답장은 하나도 못 받아 봤고(웃음). 근데 그때 글 연습이 된 거 같더라고요. 연애편지니까 밤새 써도 피곤하지 않잖아요?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쓰니까. 그 다음엔 대학교 갔을 때. 저는 원래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대학교 국문과를 갔는데 83년도니까 전두환 시대잖아요. 소설은 허구적 얘기.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그 시대에 봤더니 너무 사실 자체가 전달이 안 되더라고요. 언론의 자유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소설은 나중에 써야 되겠다. 우선 사실을 먼저 기록해야 되겠다. 그래서 단편 소설 쓰는 연습은 중단하고 그때부터 유인물을 쓰기 시작했죠. (생략) 그래서 결국 유인물을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계속 쓰다가 졸업 작품으로 마지막 쓴 것 때문에 감옥에 갔습니다. (웃음)"

더불어 오 대표는 "왜 꼭 9시 뉴스데스크만 뉴스로 취급하냐"며 "보통 사람들의 애틋한 사연이 다 우리의 뉴스고 가슴을 울리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이라는 게 기자들이 막 유명한 사람 따라 다니면서 출입기자해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내 주변에도 뉴스가 엄청 많다"며 글 쓰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제동이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할 때는 상대적으로 좀 시간이 짧아지는 걸 느끼죠"라고 맞장구치자, 오 대표는 "오마이뉴스가 4명으로 출발해서 이제 (직원이) 90명이 넘어요. 매월 25일이 월급날인데 어떻게 우리 직원들 월급을 맞춰줄까 이런 걸 고민하다가 밤잠을 설치면 아침에 진짜 피곤해요. 근데 내가 쓰고 싶은 기사를 딱 쓰면서 밤을 새면 피곤하지가 않아요"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지난 1일 '안철수 교수 서울시장 출마설 단독 인터뷰' 기사로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며 오마이뉴스는 모든 시민이 기자라는 정신을 경영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실천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춘콘서트 2.0 광주전남대
▲ 청춘콘서트 광주 청춘콘서트 2.0 광주전남대
ⓒ 청춘얼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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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이 고민하는 건 왜 우리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해결점이 안 나온다는 김제동의 질문에는 "해결을 그들에게 원할 필요가 없다"며 "여러분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기성언론에 요구할 수도 있고, 기성언론에 직업기자로 취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개개인의 시민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된 거죠. 그래서 자기 블로그, 트위터를 가질 수도 있어요. 몇 명이 어울려서 뭔가 작당을 할 수도 있어요. 저는 이걸 실핏줄 언론이라 그럽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의 나꼼수(나는 꼼수다) 잖아요. 네 명이 골방에서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양방향 모두 다 실험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기존 미디어를 바꾸어가는 것. 또 하나는 여러분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어 활동하는 것."

한편으로 그는 월간 '말' 기자 때 중소매체 기자라는 이유로 출입기자실에서 잡상인 취급을 받았던 일을 회상하며, "비주류에서 시작해 무시와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아 뭔가 다른 방향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너희가 안 바꾸면 우리가 바꾸겠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진 것 같다"고 1인 미디어, 나는 꼼수다 등 새로운 미디어가 각광받는 현실을 분석했다.

이어진 콘서트장을 찾은 청춘들과의 질의응답시간. 한 학생이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유행이라며 그 명제에 동의하는지와 'ㅇㅇ니까 청춘이다'는 말을 어떤 것으로 바꾸고 싶은지 물었다.

오 대표는 "책이 개인적인 고민을 개인적으로 풀어가는 게 상당히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주로 기성세대가 청춘을 향해서 '이렇게,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라며 "여러분들 스스로가 이미 살아가고 있는 모습, 그게 저는 답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진보집권플랜 쓸 때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라는 책을 썼는데 그 후속으로 지금 하고 있는 게 '오연호가 묻고 청춘이 답하다'에요. 쭈욱 청춘들을 인터뷰해봤더니 그들 스스로가 이미 몸부림치며 뭔가 하고 있는 모습이 답인 것 같아요.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스스로 답하고 있는 청춘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우리사회 40~50대 멘토들이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걸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어요. 아까 김제동씨가 얘기한 대로 지금 자기 가슴이 명령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답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멘토 찾아가는 게 청춘이 아니라 스스로 답하는 게 청춘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수)"

김제동 역시 관객들에게 "(청춘을) 정말 단 한순간도 놓치지 마세요"라며 맞장구 쳤다.

또 다른 질문자는 광주 인화학교와 같은 일이 돈과 권력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근절 되지 않고 반복되는 게 가슴 아프고 화난다며, 이 시대를 사는 시민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는 게 좋은 것인지 물었다.

청춘콘서트2.0 광주 전남대편
▲ 청춘콘서트 광주 청춘콘서트2.0 광주 전남대편
ⓒ 청춘얼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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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지금 약간 반동도 겪고 있긴 하지만 크게 봤을 때 우리 시민의식, 사회는 점점 민주화되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라며 "처음 돌팔매질 했을 때 물의 출렁거림이 너무 적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긴 역사를 두고 보라"고 조언했다.

"성경 갈라디야서에 '선한 일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름에 거두리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문제제기 할 때는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아요. 그러나 다수가 아니라할지라도 그 문제제기를 듣고 가슴이 울린 몇 사람이 분명 있어요.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또 영향을 주고 서서히 우리 시민들의 의식도 높아지면서 언젠가는 그게 중요 이슈로 등장하더라고요."

오 기자는 그가 과거 '말'지 시절 취재했던 노근리 사건과 미군기지 유해물 사건 등이 당시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다, 훗날 새로 주목받게 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청춘들이 보기에 세상은 이미 너무 완성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완벽한 뭔가는 없다'라는 것"이라며, "매력을 전파함과 동시에 한계를 노출한다는 이 두 가지를 같이 생각하자"고 전했다.

"첫 번째는 매력을 전파하자. 김제동씨 멋있다. 이런 매력을 전파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한계를 노출한다입니다. 네이버도 인터넷 사이트 1위지만 네이버를 볼 때 이건 왜 이럴까 이런 생각하시죠. 오마이뉴스 볼 때도 시민이 참여해서 좋은 것 같다, 근데 이건 왜 못할까... (생략) 매력을 전파함과 동시에 한계를 노출한다. 그래서 우리 청년은 앞선 자로부터, 앞선 미디어로부터 먼저 매력을 전파한 것으로부터 배워야겠죠. 그러나 한계를 노출하는 것을 보며 나는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그것이 틈새라고 봅니다. 그 틈새에서 여러분들이 꽃을 피우시기 바랍니다. 그게 바로 기회의 창이구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어버린 선발주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청춘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있습니다. 그 기회의 창을 열심히 여시기 바랍니다."

청춘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고, 김제동이 "정말 멋있는 분이죠?" 라고 묻자 "네" 하는 더 큰 함성이 나왔다. 무대를 퇴장하는 그의 걸음걸이가 조금 불편해보였다. 축구를 하다 다쳤다고 한다. 오 대표는 " 정형외과 갔더니 의사진이  머리에서는 20대의 명령을 하는데 몸은 40대 후반이다. 그 부조화 때문에 장단지 근육이 파열된 거다라고 말하더라(웃음)" 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여전히 '청춘'으로 보였다.

광주의 가을 밤, 청춘들과 함께 김제동이 묻고 오연호가 답했다.

청춘콘서트2.0 청춘얼쩡기자단 공식 블로그
http://chungcon.tistory.com/
앞으로 있을 청춘콘서트2.0의 기사가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 )

덧붙이는 글 | 청춘콘서트2.0 청춘얼쩡기자단입니다. 함께 청춘콘서트 현장을 취재합니다.



태그:#청춘콘서트, #김제동,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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