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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박원순 검증'이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7일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와 관련된 제보를 확인하는 '검증팀'까지 가동시키며 박 후보가 활동했던 '아름다운 재단'·'아름다운 가게'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의 일감 확보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네거티브 공세도 강화됐다. 나경원 후보 선대위의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천박한 인품과 정책 무지를 드러냈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가 지난 6일 "매일 나경원 후보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전문가가 써줘서 읽으면 되지만, 현장과 책상에서 이뤄지는 일은 다르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공격이었다.

 

안 대변인은 "정작 자신은 아무런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착실히 밀고 나가는 나 후보의 정책 선거를 배 아파하는 예민한 반응만 보여 주고 있다"며 "박 후보는 그저 안철수 교수 등에 업히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에 업혀서 서울 시장에 무임승차 하고자 하는 '정치 후보'일 뿐"이라고 폄훼했다.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똑같이 맞붙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 검증 과정이나 제 답변 속에서 상대방에 대해 비판적일 수 있겠지만 인신공격적 네거티브 방식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 측의 '신경전'은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가 거듭될수록 격화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이날 제기한 의혹과 박 후보 측의 해명을 따로 모아 정리해봤다.

 

[의혹과 해명①]대기업의 아름다운 재단 후원, 참여연대 때문?

 

일단,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상임이사로 있던 '아름다운 재단'에 대한 대기업 후원금 문제를 주요 검증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박 후보가 자신이 창립한 참여연대의 힘을 빌려 대기업 후원금을 끌어 모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앞서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론스타 자회사, 교보생명,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NHN 등에서 받은 후원금에 대해 같은 이유를 대며 의혹을 제기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서울 목동주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지체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 행사에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후원금에 관련한 의혹이 나오고 있고 언론에서도 이런 부분이 보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검증을 세밀하게 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후원금의) 대가성이 있었는지의 여부와 용처와 관련해 어떤 부분에 맞게 쓰였는지 등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시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원순 후보 측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거론된 단체와 기업들도 입장을 내고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일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한전 후원금 관련 의혹에 대해 "기초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수준 이하의 엉터리 작문"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한전이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를 시작한 2003년 이후에도 참여연대는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쳤다"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략적 의도에 눈이 멀어 사실과도 맞지 않는 설익은 폭로자료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재단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용석 의원이 총 4차례에 걸쳐 제기한 의혹은 아름다운재단 연차보고서에 대한 아무런 이해와 사실 확인없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또 "매년 국세청, 행정안전부와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 사업의 공익성과 투명성을 검증받고 있는 '성실공익법인'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특정단체와의 연관성을 꿰맞추려는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의혹과 해명②]박원순, 개인적 감정으로 시민단체 간사 해고했다?

 

나 후보 선대위의 신지호 대변인은 이날 '박원순 후보에게 묻는다' 시리즈를 내고 아름다운 가게의 '부당 해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의 위선자적 행각이 또 다시 드러났다"며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신 대변인은 "2006년 아름다운가게 사무처장인 이아무개씨가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으로 해임됐는데 이 과정에서 박 후보의 업무상 배임 등 책임을 제기한 박아무개 간사가 이듬해 징계 해고됐다"며 "(박 간사의 해고는) NGO 권력자, 박원순에 의한 비열한 복수극"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박 후보가 위원장이던 아름다운 가게 인사위원회는 2007년 3월 박 간사가 '조직의 명예와 안전을 위협하고 조직을 부정하는 행위를 했음'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동년 4월 20일 권고사직, 동년 5월 11일 징계 해고했다"며 "이후 박 간사는 해고무효 소송을 내 2009년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받았다, 박 후보는 박 간사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름다운 가게 측은 "박 후보가 개인적 감정으로 사람을 해고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최고경영자(CEO)가 있는 일반 기업과 간사 모두가 의견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아름다운 가게의 의사결정구조를 혼동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광민 아름다운 가게 홍보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인사위원회 논의 과정에 박 후보가 있지도 않았다"며 "박 후보는 당시 희망제작소에서 일하고 있었고 아름다운 가게에는 직함만 있던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내규상 상임이사가 인사위원장을 맡게 돼 있었지만 박 후보는 그 일이 있기 1년 6개월 전부터 아름다운 가게에 나오지 않고 희망제작소 일을 하고 있었다"며 "인사위원장도 당시 다른 인사위원에게 위임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의혹과 해명③]부인 회사가 '아름다운 가게' 인테리어 도맡은 이유는?

 

박 후보의 부인 강난희씨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 'P&P디자인'의 공사 수주 배경이 곧 박 후보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P&P디자인'이 아름다운 가게 130개 매장 중 초창기 18개 매장의 공사를 맡은 것이나 2000~2004년 현대모비스 관련 공사 16건을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박 후보의 입김 때문이라는 점이다. 특히, 박 후보의 손윗동서가 'P&P디자인'의 공사 수주 당시, 현대모비스에서 총무·인사를 담당하는 임원이었다는 사실도 의혹의 연결고리로 제시됐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아름다운가게 매장 공사의 이익이 박하고 결제조건이 열악해 강씨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맡았다"고 해명했다. 또 현대모비스 건에 대해서도 "강씨가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수주했고 평가가 좋아 계속 일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범래 한나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P&P디자인'의 또 다른 일감 수주 의혹을 제기했다.

 

이 비서실장은 "지난 2004년 아름다운 가게가 자산관리공사(캠코) 운영 건물 2곳에 입주할 당시 캠코의 '인테리어 시공을 통한 현물 기부' 제안을 거부하고 현금 기부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이 두 곳의 아름다운 가게의 인테리어를 'P&P디자인'에 맡겼다"고 지적했다. 즉, 캠코의 현물 기부 제안을 거부하고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에 시공을 맡긴 까닭이 박 후보의 개인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가게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캠코 측의 인테리어 현물기부 제안을 거절하고 현금 기부를 요청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름다운 가게는 "지금껏 아름다운 가게는 매장개설 과정에서 매장 기증자의 공간사용 및 인테리어에 관련한 요청을 모두 수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며 "캠코가 직접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면 오히려 매장개설 시기를 앞당기는 등 더욱 수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P&P디자인'이 인테리어 시공을 맡은 까닭은 "당시 아름다운 가게 공사를 맡아 진행할 회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캠코와 매장기증에 대한 협약을 2, 3월에 각각 진행했지만 매장 인테리어 비용에 대한 기부는 12월에나 가능했다"며 "이 사이에 공사비용을 받지 않고 신용만으로 공사를 진행해 줄 인테리어 회사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가게는 또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의 참여로 운영되며 그 성과가 모두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사회적 기업"이라며 "아름다운 가게와 시민들이 지난 9년간 협력하고 노력한 것을 박원순 후보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기부자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불쾌감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박원순, #한나라당, #대기업 후원금, #아름다운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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