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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민주당이 새로운 변화와 통합의 길을 열 것이고 저는 그 길에 함께 서서 갈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당의 길이고 박원순의 길이 될 것입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7일 민주당을 향해 '프로포즈'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무소속 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면담 자리에서 "입당 문제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했지만, 그가 이날 오전 만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한 시의원은 직설적으로 박 후보에게 "시장 당선 이후 딴 살림을 차리지 않는다고 약속하라"고 묻기까지 했다. 공식 후보 등록 후 첫 기자회견 내용이 민주당을 향한 프로포즈였던 까닭이다.

 

그는 후보 등록 이후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이 시민들의 변화 요구를 반영해 만든 공동후보"라며 야당과 서울시민의 요구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무소속 후보가 불리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민주당 입당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말씀을 들었지만 대승적으로 생각해주신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원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은 후보가 되겠다"며 '민주당의 길'과 '박원순의 길'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와 통합의 길에서) 박원순이 작은 디딤돌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그것이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이 가라는 길, 원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원 숫자, 등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정당 광고 사용 불가 등 (무소속 후보에게) 불리한 조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고 선거전문가들은 박빙의 승부로 인해 승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면서도 "그러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고 원칙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봐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에는 없는, 하나부터 열까지 시민과 함께 한다는 원칙이 저의 유일한 선거 전략"이라며 "제 앞에는, 뒤에는 변화를 원하는 시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 박원순 "내게는 변화를 원하는 시민이 있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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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적 발상으로 입당 문제 검토 않겠다... 혁신과 통합의 길에 함께할 것"

 

 

박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 일문일답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큰 아쉬움과 좌절감이 존재하고 야권통합후보로 나선 저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님과 운영위원장 등이 만장일치로 저를 지지한다고 결의해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가 진행되면서 민주당 당원들의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길을 걷겠다"며 "방법론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마음으로부터 함께 하면서 민주당원들과 혼연일체가 돼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민주당에 입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떤 일이든 그와 같은 정략적 발상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혁신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실천되는 이상 저도 진심으로 그와 함께 하고 그 일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공동선대위 구성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가 공동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민노당 이정희·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각 정당 및 사회단체 대표들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박 후보와 경선을 치렀던 박영선 민주당 의원·최규엽 민노당 새세상연구소장 등이 공동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또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통합연대'나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등도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할 의사를 밝혀, 야당·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매머드급 선대위'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선대위가 꾸려지고 있다"며 "내일이나 모레쯤(8~9일)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통합후보 캠프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돼야 한다"며 "조금 다른 생각과 조금 다른 활동을 해왔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모든 정당·정치세력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통합후보 캠프, 아름다운 무지개가 돼야"

 

- 서울시의회 예방 당시, 민주당 시의원들이 앙금이 남아있는 분위기였다. 어떤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건가.

"좋은 방법 없겠나. (웃음) 당 간부, 현장에서 선거를 위해 뛰어야 하는 분들, 당원들 모두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 내지 못한 것에 대해 큰 아쉬움과 좌절감이 있을 것이다. 또 야권통합후보로 나선 저에 대한 (지지) 생각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분위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가 어제(6일) '야권단일후보 박원순을 민주당 후보로 생각한다'는 말씀하셨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님과 운영위원장 등이 이날 흔쾌히 만장일치로 저를 지지하겠다고 결의해주셨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민주당 당원들의 다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저도 그런 길을 함께 걸을 것이고 전원이 참여해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려고 한다.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으로부터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이 내세운 '사람 중심의 도시' '보편적 복지의 도시' 방향을 함께 한다면 당원들도 혼연일치가 돼 갈 수 있을 것이다."

 

- '양보할 수 없는 원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이번 선거를 통해서 시민들이 '지금의 정치, 지금의 서울은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느꼈다. 과거의 정치 문화나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너무나 간절한 갈망들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러분이 목격하신 경선 과정에서 이는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그런 요구들이 부족한 저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당선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선거 과정에서도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시대의 요구를 받아안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일각에서는 지지자들이 박 후보를 시민후보로서 지지하기 때문에 선거는 무소속으로 치르되 선거 이후 민주당 입당 가능성 있지 않나 보고 있는데.

"어떤 일이든 정략적 발상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야권의 맏형'이자, '정통야당'이다. 저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존중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시대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과제를 자신을 중심으로 실천해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저는 그 과정을 함께 하고 동시에 그 일원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앞으로 그 점에서는 정략적 판단이 아니라 진심으로 함께 할 것이고 일원이 되겠다."

 

- 공동선대위는 언제쯤 공식적으로 출범하나, 공약 발표는 언제 할 것인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선대위가 꾸려지고 있다.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공동선대위를) 정식으로 출범하는 행사를 가질 것이다. 동시에 저는 통합후보 캠프가 아름다운 무지개가 돼야 한다고 본다. 모두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조금 다른 활동을 해왔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당·정치세력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그런 요소들이 함께 어울리는 캠프를 꾸릴 생각이다. 공약은 이미 부분적으로 많이 밝혔다. 공식적으로 서울시장에 임하는 기본적 공약은 거의 마무리가 됐다. 아주 기대하셔도 된다. 며칠 안으로 환상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할 계획이다."

 

- "시민과 함께 한다"는 원칙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그건 이미 여러분이 목격하고 계신다. 실질적으로는 네거티브 전략 안 하겠다. 정책 검증 과정이나 제 답변 속에서 상대방에 대해 비판적일 수 있겠지만 인신공격적 네거티브 방식을 배제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선거문화의 판을 완전히 바꾸겠다. '희망캠프'도 너무나 투명하지 않나. 제 방조차도 투명한 유리로 꾸려져 있고 누구나 다 와 있을 수 있다. 누구나 와서 앉아있을 수 있다. 일전에 말한 '노마드' 선거가 이 방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을 괴롭히는 선거가 아니라, 시민들을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한 축제로 초청하는 선거를 해보려고 한다."


태그:#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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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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