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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자 민간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경제효과가 수십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 개최지 발표 날인 지난 6일 현대경제연구원 박태일 수석연구위원, 주원 연구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직·간접적으로 64조9천억 원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언론들도 앞다투어 이를 보도했다. 특히 뉴시스는 평창이 개최지로 확정되자 <2018 평창 경제적 효과 65조…'눈 대신 돈' 쏟아진다>는 제목 기사를 보도했는데, 기사등록 최초 시간이 7월 7일 0시 24분 01초였다. 눈 대신 돈이 쏟아진다는 제목처럼 엄청난 경제효과가 발생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를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와 도시를 보면 흑자보다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예를 들면 2003년 평창과 경쟁했던 캐나다 밴쿠버는 2010년 올림픽 개최 후 50억달러를 빚졌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올림픽도 별다르지 않다.

 

우리 언론이 장밋빛 전망에 몰두할 때 월간조선 전 편집장인 조갑제씨는 "동계 올림픽은 여름 올림픽보다는 효과가 적다"며 "'눈 대신 돈이 쏟아지는' 게 아니라 '눈 대신 세금이 쏟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조갑제씨는 7일 <조갑제닷컴>에 올린'평창 올림픽으로 돈이 눈처럼 쏟아질까?'라는 제목 글에서 "경인매일은 지난 5월 '혈세 축내는 수원·인천 월드컵 경기장'이란 제목으로 참담한 적자 실태를 보도했다"며 "63조 원의 경제적 효과의 결과가 적자로 나타날지, 흑자로 나타날지 속단할 수 없는데, 위의 월드컵 경기장 적자사태가 하나의 경고"라고 장밋빛 전망만 쏟아내는 언론들을 비판했다.

 

당시 <경인매일>이 보도한 기사를 보면 수원 월드컵경기장은 3107억 원이 들어갔지만 지난해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 횟수는 32회로 5억8485만6000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관리비에 들어간 돈은 무려 52억3913만 원으로 약 48억 원 적자가 났다. 문학경기장은 45회 경기를 치르면서 수익은 고작 1억4690만340원이고 관리비 지출액은 62억5967만1000원이었다.

 

월드컵 경기장은 K리그가 열리는 데도 한해 수십억 원 적자가 나 결국 세금 먹는 하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번 사용하면 계속 사용하기 어려운 겨울올림픽 경기장 특성은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30조 원에서 65조 원 경제효과 운운하는 민간경제연구소나 이를 제대로 분석도 하지 않고 '돈이 눈처럼' 쏟아진다고 보도하는 언론은 조갑제씨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조씨는 이어 "한국인들은 어제 오늘 기분 좋아하는 대가를 비싸게 치러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한 뒤, "평창을 위하여 화려하게 투자한 돈이 적자로 귀결될 것인가, 흑자로 귀결될 것인가? 평창을 위하여 지은 방대한 시설이 계속 많이 이용될 것인가, 아니면 행사가 끝나면 놀게 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조씨는 마지막으로 "큰 일을 할 때는 최상의 시니리오와 함께 최악의 시나리오도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한 뒤, "우선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경영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작고한 박세직 조직위원장의 위대한 지도력과 경영능력이 그리워진다"고 회상했다.

 

서울올림픽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무슨 대회만 열리면 경제효과 운운하며 장밋빛 전망만 쏟아내는 정부와 민간연구소,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 보도하는 언론은 조씨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은 이미 시작됐다.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적자가 아닌 흑자가 날 수 있도록 그리고 올림픽 이후에도 경기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강원도와 정부가 지혜를 짜야 할 때다.


태그:#평창겨울올림픽, #경제효과,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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