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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대법관 후보자
 박병대 대법관 후보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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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비리 5남매, 전원 리콜!"

이 말을 하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표정은 엄숙했습니다. 26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인사청문회에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샅샅이 뒤져 청문대상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투 트랙으로 검증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언급한 '전원' 중 한 명이 빠졌습니다. 25일로 청문회가 예정된 박병대 대법관 후보자. 왜일까요?

'고소영' 인사와는 무관한 청정지대에서 살아서일까요? 아닙니다.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박 대법관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불법증여, 차명주식거래, 경매물건 저가매입 의혹 등을 받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뜯어볼까요?

1927년생인 박 후보자의 모친(84)은 2007년(당시 나이 80세) 억 단위의 주식을 몸소 거래한 사실이 있습니다. 팔순 노모는 3억5600만 원 가량의 주식을 매입해서 2008년 5억2000만 원까지 늘립니다. '주식달인' 경지에 오른 이 할머니의 공격적인 주식투자, 대단하지 않습니까. 물론 2009년엔 3억2000만 원의 손실을 보셨고 2010년엔 모두 매각하셨는데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건 정말 팔순노모가 이렇게 왕성하게 직접 주식투자를 했을까요? 혹 차명거래는? 궁금하죠? 저도요!

상속세 및 증여법에 따르면 증여재산의 공제범위는 배우자 6억 원, 직계존비속 3000만 원입니다. 미성년자는 1500만 원입니다. 그런데 미성년자인 박 후보자 자녀들의 예금액은 모두 공제범위를 초과합니다. 증여세를 납부한 사실은? 없습니다.

박 후보자 측은 해명자료를 냈대요. "증여가 아니고 친척들이 용돈으로 준 것이다!" 용돈 금액 좀 알아볼까요? 88년생인 장녀의 통장엔 3150만 원, 91년생인 차녀에게는 4000만 원, 92년생인 장남에게는 2000만 원. 합하면 1억 정도죠. 용돈 치고 너무 센 거 아닌가요?

대학이나 법조 선후배 등으로 엮여 무사통과 시키진 않겠죠?

박 후보자가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 11월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한 주택(현재 공시가격 9억5200만 원)을 경매로 매입합니다. 이 주택은 원주시 소재 태을산업(주)이 국민은행에 2억16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고 박 후보자는 경매를 통해 이 주택을 샀는데요.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주택을 매입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답변을 해야겠지요?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너무 가난해서 중학교도 포기하려 했던 시골소년입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이 고향인데요. 고등학교는 먼 꿈에 불과했다고 해요. 똑똑한 시골소년을 알아본 건 담임선생님이셨어요. 서울에서 주경야독이 가능하도록 도와줬지요. 결국 재수 끝에 그는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고 엘리트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됩니다. 후배들 사이에서도 "훌륭한 법관"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요.

암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어야 도리 아니겠습니까. 만약 그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을 했다면, 잘못된 판결로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면 국민들이 그 사실을 알도록 해주는 센스! 누구에게 있을까요? 국.회.의.원!!!

한데, 민주당 일각에서는 묘한 소리가 나옵니다. 특위 위원들이 대학 선후배, 법조 선후배 등등으로 엮여 어물쩍 무사통과 시키려 한다는 거죠.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누구? 민주당 대변인에게!

홍영표 민주당 대변인은 "언급된 여러 의혹에 대해 검증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인사청문회 대상을 '비리 5남매'로 찍고 대법관 후보자를 뺀 건 "초기에 별로 큰 건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더군요.

큰 건 없어도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 확인해주는 '센스'를 원합니다. 왜냐? 워낙 비리종합세트들이 많기 때문이죠. MB정부 이후 대개 '고소영 비리내각'이긴 하지만, 그래서 인사청문회 관심도 없지만, 그래도 정치인이 이 점 소홀하면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기 살짝 거시기한 것 아닐까요?


태그:#정치카페, #대법관 인사청문회, #박병대, #김부겸,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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