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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이 11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병역기피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이 11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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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5 단독 임성철 판사는 군기피를 목적으로 발치를 한 혐의로 기소된 가수 엠씨 몽(본명 신동현)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군을 연기하는 과정에 있었던 공무 집행 방해 문제로 6개월 징역의 유죄 선고를 받긴 했지만 이번 판결은 엠씨 몽이 군 면제를 받는 과정은 법적인 문제가 없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앞으로 2심, 3심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병역법에 관한 무죄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재판을 지켜보면서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든 전문용어나 치아 관련 이야기가 많은 듯하여 기자가 추정하는 엠씨 몽의 치아 상태와 군을 면제 받을 정도로 치아가 망가진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현재 병역법상 치아 개수 미달로 군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8개의 대구치(7번과 6번)가 다 없어야 하고 거기에 1개 이상의 소구치(4번 또는 5번)가 없어야 한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많은 치아를 뽑았다는 정황과 또 방송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치아만 없는 그의 구강 상황에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엠씨 몽은 원래 잇몸이 안 좋았다'는 매니저의 진술은 그 의혹을 증폭했다. 당뇨, 영양 실조 등 전신 질환이 없는 한 20대 중반에 9개 이상의 치아를 뽑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9개 이상 치아 잃는 경우, 드물긴 해도 '있다'

하지만 정황상 엠씨 몽이 발치한 대부분 치아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발치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논란이 된 2~3개 정도의 치아 역시 현재로는 필요에 의한 발치로 보인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9개 이상의 치아를 잃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지만 의료 현장에서 드물긴 해도 그런 경우도 있기는 하다.

치과의사들은 치아에 번호를 붙여서 이야기 한다. 중절치- 1, 측절치- 2, 견치- 3, 제1소구치- 4, 제2소구치 -5, 제1대구치 -6, 제2대구치- 7.
▲ 치아의 번호 치과의사들은 치아에 번호를 붙여서 이야기 한다. 중절치- 1, 측절치- 2, 견치- 3, 제1소구치- 4, 제2소구치 -5, 제1대구치 -6, 제2대구치- 7.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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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엠씨 몽의 치아 상태와 가장 유사하다고 추정되는 환자의 방사선 사진과 실제 사진이다. 해당 환자는 하악 우측 제1대구치(이하 46번 치아)를 조기에 발치한 후 장기간 보철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두는 바람에 47번 치아가 앞으로 기울어 지고 또 16번 치아가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만으로 6세에 맹출하는 제1대구치의 경우 상대적으로 치아 관리가 소홀하기 쉬운 어린 나이에 나오기 때문에 충치가 잘 생기는 편이다. 심한 충치를 방치해 두다 결국 발치를 했다면 공간 유지 장치를 사용하는 등 거기에 따른 처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아직 몸의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어린 나이기에 임플란트 등의 보철은 어렵지만 그래도 해당 치아의 자리에 다른 치아가 밀려 오는 것을 방치하면 다른 이들 역시 망가진다.

#46 치아의 조기 상실로 #47 치아는 앞으로 넘어지고 위의 #16,17 치아는 아래로 내려 온다. 장기간 저 상태로 방치한다면 3개의 치아 모두 발치할 가능성이 높다.
▲ 치아가 망가지는 과정 #46 치아의 조기 상실로 #47 치아는 앞으로 넘어지고 위의 #16,17 치아는 아래로 내려 온다. 장기간 저 상태로 방치한다면 3개의 치아 모두 발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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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는 닳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서 몸의 중심 방향과 씹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위 왼쪽 그림에서 보듯 46번 치아가 없는 상황을 방치하면 47번 치아가 앞쪽으로 기울어 지고 위 16,17번 치아가 아래로 점점 내려와서 결국 3개의 치아 모두 발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8개의 대구치를 전부 잃었다면 작은 소구치에 너무 많은 힘이 걸리기 때문에 소구치 역시 얼마 안 가서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

어릴 적 집안 환경이 어려워서 치아 관리를 하기 힘들었다는 것과 집안 사람들 대다수가 치아가 약한 가족력 역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애초에 검찰에 승산이 거의 없는 게임 

검찰에 이번 공판은 애초에 승산이 거의 없는 게임이었다. 의사 면허는 '이 사람은 충분한 자격을 갖췄기 때문에 이 사람이 합리적으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라는 국가의 인정서다. 즉, 면허가 있는 치과의사가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진료를 했다면 이 점을 문제 삼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의료 사고가 생겨서 당시 진료에 문제가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라면 모를까 이미 발치 해 버린 치아를 놓고 발치가 필요했느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전적으로 진료한 치과의사의 증언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참고인으로 나온 치과의사들이 '엠씨 몽의 군면제를 돕기 위해 뽑지 않아도 좋을 치아를 발치했음'을 인정하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재판에서 할 리는 없다. 방사선 사진을 근거로 다른 의사가 당시 상황을 유추해서 판단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환자를 관찰하고 판단한 의사의 이야기가 더 신뢰를 주는 상황이기에 치과의사들이 엠씨 몽으로부터 금전적인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하지 않는 한 군면제를 돕기 위한 고의 발치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참고인인 치과의사의 병원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는 등 이번 사건으로 검찰은 얻은 것 없이 잃은 것만 많은 상황에 처한 듯하다.

돈 있는 톱스타가 정상 식사 불가능할 정도로 치아 방치?

제 1 대구치를 조기에 발치했다면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나이가 될 때 까지 해당 공간을 유지해 줄 장치를 끼우고 있어야 한다.
▲ 공간 유지 장치 제 1 대구치를 조기에 발치했다면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나이가 될 때 까지 해당 공간을 유지해 줄 장치를 끼우고 있어야 한다.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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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공판으로 가장 많은 것을 잃은 것은 엠씨 몽 본인으로 보인다. 엠씨 몽이 평범한 소시민이었다면 이번 재판을 끝으로 모든 책임을 벗고 다시 일상을 되 찾을 수 있겠지만 그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연예인이다.

그의 면제 과정에 대해 법적인 책임은 물을 수 없다 하더라도 병역 면제에 의혹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톱스타인 엠씨 몽이 임플란트 등의 보철을 시행하지 않은 게 (본인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군대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교정 치료할 때 생니를 뽑기도 하는데 9개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교정할 때 발치하는 것은 대개 소구치들이고 이 치아의 기능은 대구치의 저작을 보조해 주는 정도로 한정된다. 그러니까 더 나은 치열을 위해서는 뽑는 게 이익일 수 있으니까 교정치료 시 발치를 고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MC 몽과 같이 대구치가 아예 없으면 저작시 보조적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소구치들만으로 씹어야 하고 그나마도 4개의 소구치 중 정상적으로 짝이 맞는 것은 3개 뿐일 테니까 정상 치아가 모두 있을 때 저작력의 30% 이하, 이가 하나도 없는 완전 틀니를 끼고 있을 때와 거의 비슷한 씹는 힘밖에 없다. 깍두기 같은 씹기 힘든 음식은 거의 못 씹는다고 보고 김치도 잘게 잘라서 내놓아야 간신히 씹어서 삼킬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할 치아 상태를 방치해서 결과적으로 군을 면제 받은 것은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사회적인 지탄거리임은 확실하다.

엠씨 몽은 그간의 공판 과정에서 출연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편법을 써서 군을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가 다시 대중들 앞에 서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이번 공판을 통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 '역시' 엠씨 몽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http://blog.naver.com/bluestag



태그:#치과, #엠씨 몽, #MC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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