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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계룡시 두마면 향한리 무상사 입구에 지난해 9월 이층 한옥이 들어섰다. 이 집은 대지가 641㎡(212평)인데도 이층구조 한옥이라서 마당을 넓게 쓰고 있다. 이층 한옥은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점과 조망권 확보에 유리한 것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취향에도 잘 들어 맞는다는 장점이 있다.
▲ 이층 한옥과 눈 충남 계룡시 두마면 향한리 무상사 입구에 지난해 9월 이층 한옥이 들어섰다. 이 집은 대지가 641㎡(212평)인데도 이층구조 한옥이라서 마당을 넓게 쓰고 있다. 이층 한옥은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점과 조망권 확보에 유리한 것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취향에도 잘 들어 맞는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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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이층으로 올려 마당을 넓게 쓰는 건축방식이 시선을 끌고 있다. 
    
외국인 수행자가 많기로 유명한 계룡시 두마면 향한리 무상사 입구에 다다르니 키가 큰 전통 한옥이 떡 버티고 지나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뒤쪽으로 계룡산 국사봉 자락이 이 집을 안아주고 있다. 보기 드물게도 이층한옥이다.

이층 한옥이지만 전통 법식 따라

전통 한옥은 대부분 단층에다 ㄷ자나 ㄱ자 형태의 단층인데, 이 집은 전통 한옥 법식을 모두 따른 이층 한옥이다. 일층은 팔작지붕에다 오른편에 누마루를 빼서 ㄱ자 형태를 이뤘는데, 여름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겠다. 굴도리 초익공집(서까래를 받치는 도리가 둥근 것)에 처마는 부연을 달아 한껏 멋을 부렸다. 고주 대신 평주를 보에 걸친 것이 특징 중의 하나다. 또 이층을 넓게 쓰려고 일층에 귀잡이보를 하나 썼는데, 이층 귀기둥을 귀잡이 보 위에 올렸다. 

부연을 건 서까래. 서까래를 두겹으로 해 멋과 기교를 부렸다. 둥글고 네모 각이 진 기하학적 무늬와 선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이다.
▲ 부연 처마 부연을 건 서까래. 서까래를 두겹으로 해 멋과 기교를 부렸다. 둥글고 네모 각이 진 기하학적 무늬와 선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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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도 팔작지붕이다. 일층 천정은 우물반자고 이층은 서까래를 보이게 연등 천정으로 꾸며 답답하지 않다. 벽체 곳곳에 수납장을 넣어 방안이 단정하다. 난방은 일층과 이층 바닥에 온수보일러를 깔았고 냉방은 따로 할 필요가 없어 에어컨은 설치하지 않았다. 냉방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옥의 큰 장점이다. 벽체는 이층을 고려해 가벼운 ALC 블록으로 마감했다. 툇마루를 집 주변에 둘러서 마당을 가꾸다가 언제고 앉아 땀을 훔칠 수 있게 했다.

일층 천정이자 이층의 바닥이다. 마감하기 전의 모습이다. 방음재를 넣고 우물반자로 마감한다.
▲ 천정 일층 천정이자 이층의 바닥이다. 마감하기 전의 모습이다. 방음재를 넣고 우물반자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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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서울생활 청산하고 한옥에서 유유자적

이 집은 백명현(가명·63세) 씨 내외가 살고 있는데, 서울에 살다가 번잡한 곳을 피해 조용하고 공기 맑고 물 좋은 이곳 계룡산 자락까지 찾아와 한옥을 짓고 유유자적한 시골생활을 즐기고 있다.

백씨는 최승호 대목장(46세·만포한옥)에게 집 짓는 일을 맡겼다. 최 대목장이 이 집을 짓게 된 인연은, 이 집을 설계한 사람이 <오마이뉴스>에서 최 대목장의 기사(2007년 4월 11일 "소나무가 좋아 한옥 짓는 목수가 됐슈")를 보고 이층집을 지어본 최 대목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0년 2월부터 마름질에 들어가 5월 초순부터는 조립해 9월까지 마무리했다. 일층이 35평이고 이층은 18평이다. 대지 212평. 이층으로 올려 전체 면적은 53평이면서도 바닥 면적은 35평에 불과해 마당이 널찍하고 여유롭다.

2층 한옥에 살아보니 땅을 넓게 쓸 수 있을뿐더러 앞이 시원해서 좋다는 건축주 백씨는 "집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마다 운치 있다, 현대인에게 꼭 맞는 아담한 이층집이다"라며 부러워한다고 귀뜸했다. 

한옥은 휘어진 목재를 이용해 멋을 부리기도 한다. 곡선이 아름답다.
▲ 휘어진 보와 서까래 한옥은 휘어진 목재를 이용해 멋을 부리기도 한다. 곡선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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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한옥은 대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 좋아

이층 한옥은 단층 한옥보다 공사기간이 좀 더 길어 건축비가 약간 더 든다. 하지만 대지가 좁아도 충분한 면적을 얻을 수 있어 결국은 비슷하다는 게 백씨와 대목장 최승호씨의 의견이다. 

최 대목장은 "두 번째 이층 한옥을 지었는데, 안전문제로 구조계산에 공을 들였다"며 이층에서 기둥세울 때, 아래층의 대들보에 촉을 박아 이층 기둥을 심어 뒤틀리지 않게 했다고 설명한다. 또 그는 일층의 보와 보 사이에 간보를 더 넣어서 안전하게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와공이 지붕에 흙을 받아 기와를 올리고 있다. 지붕에 흙을 깔아 단열효과와 함께 하중을 주어 결구를 튼튼하게 한다. 하지만 흙과 기와가 지나치게 무거워 이 방식(흙을 깔아 기와 올리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최승호 대목장은 말한다.
▲ 기와 올리기 와공이 지붕에 흙을 받아 기와를 올리고 있다. 지붕에 흙을 깔아 단열효과와 함께 하중을 주어 결구를 튼튼하게 한다. 하지만 흙과 기와가 지나치게 무거워 이 방식(흙을 깔아 기와 올리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최승호 대목장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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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지붕 공사 중이다. 서까래를 30-45㎝ 간격으로 촘촘하게 건다.
▲ 서까래를 걸기 이층 지붕 공사 중이다. 서까래를 30-45㎝ 간격으로 촘촘하게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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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한옥을 짓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불편하다, 건축비용이 많이 든다'며 망설인다. 이층 구조 한옥을 지으면 대지 구입비가 줄어 들어 결국 건축비용은 비슷하다. 또 평당 단가가 800만원이면 호화로운 한옥을 짓는다. 목재의 굵기를 조절하고 결구 방식을 단순하게 하면 800만원 이하로 한옥을 지을 수 있다고 최 대목장은 말한다. 건축 면적을 줄이는 것도 건축비를 절감하는 방법이다. 4인 가족이면 전체 면적 27평이면 족하다. 한옥에 사는 사람은 불편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층 한옥을지은 최승호 대목장은 공주 갑사입구에서 만포한옥(www.manpo.kr) 대표다. 최 목수는 문화재청 한옥 대목장이다. 최 대목장은 건축주가 진심으로 한옥을 좋아해야 집 짓는 일을 맡는다.



태그:#한옥, #목수, #전통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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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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