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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MBC와 창원MBC의 합병 허가를 앞두고 주요 시청자인 경남도민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합병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너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13일 누리집을 통해 '지상파방송사업자 합병 관련 시청자 의견 청취'란 제목으로 진주-창원MBC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음을 알렸다.

합병 안의 주요 골격은 명칭을 '(주)엠비씨경남'으로 하고, 창원문화방송(주)와 진주문화방송(주)의 연주소는 그대로 두며, 창원본부는 보도중심, 진주본부는 제작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가 진주-창원MBC 합병 허가에 앞서 시청자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형식적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진주MBC 사옥.
방송통신위가 진주-창원MBC 합병 허가에 앞서 시청자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형식적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진주MBC 사옥. ⓒ 하병주

이에 따라 진주MBC와 창원MBC는 17일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두 방송사의 합병을 위한 변경허가를 심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청(취)자들의 의견을 2월16일까지 우편과 이메일, 팩스 등으로 받고 있음을 자막과 음성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방송사의 시청자인 경남도민들이 이 주제에 얼마나 의견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특히 통합에 '찬성한다' 또는 '반대한다' 식의 단편적인 의견 외에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방통위가 "의견을 받겠다"며 제시한 대상은 △공적책임 공정성 공익성에 관한 내용 △방송사업자의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 △지역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에 관한 내용 △조직 및 인력 운영에 관한 내용 △재정 및 기술적 능력에 관한 내용 △방송 발전을 위한 지원 계획에 관한 내용 이상 여섯 분야다.

이 가운데 일부를 뺀 나머지는 두 방송사의 합병 안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방통위는 관련 세부 내용을 누리집(www.kcc.go.kr)에서 참조하라고 했지만, 이곳에 공개한 '창원-진주MBC 변경허가 신청 주요내용'도 "선언적 내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방통위가 공개한 '창원-진주MBC 변경허가 신청 주요 내용'
방통위가 공개한 '창원-진주MBC 변경허가 신청 주요 내용' ⓒ 하병주

특히 조직과 인력 운영, 재정과 기술적 능력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 없이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추가 정보공개가 필요한 대목이다. 인력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재배치하겠다는 것인지, 또는 재정문제가 어떻게 개선되며, 여기서 말하는 '시너지 효과'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등의 설명이 빠져 있다.

하지만 방통위 측은 추가로 세부 자료를 공개할 뜻이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 김상걸씨는 "공개된 자료는 사업자가 제출한 것을 우리가 요약한 것"이라며 "많은 정보가 공개되면 시청자들이 판단하기에 도움이 되겠지만 적당한 선을 택한 것이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니 잘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강창덕 공동대표는 "지역민의 여론을 청취하겠다면서 모호하고 포괄적인 내용으로 선언만 한 셈이다"라며 "이렇게 해선 지역민들의 구체적인 의견을 담아내기 어렵다, 방통위가 '지역민 의견 청취'라는 형식만 갖추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방통위가 시청자들에게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세부 분야
방통위가 시청자들에게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세부 분야 ⓒ 하병주

강 대표는 지금처럼 진주-창원MBC 합병에 관한 시청자 의견 청취가 계속될 경우 "단순히 찬반 의견을 밝히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로 두 방송사의 통합을 두고 진주MBC 사측과 노조측은 지난 10월과 11월, 번갈아 시민들의 여론을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방통위#여론조사#MBC#김재철#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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