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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는 염상구와 외서댁의 거시기하는 장면을 꼬막 맛에 비유했다. 염상구가 외서댁을 찾아가 덮친 후 "외서댁을 딱 보자말자 가심이 찌르르 허드란 말이여. 고 생각이 영축 들어맞어 뿌럿는디, 쫄깃쫄깃한 것이 꼭 겨울꼬막 맛이시..."

 

참꼬막은 겨울이 제철이다. 소르라니 삶아내면 간간하고 쫄깃하며 배릿한 맛이 정말 좋다. 골이 깊고 살이 탱탱한 참꼬막 이래야 제맛이다. 벌교 소화다리 근처에 가면 꼬막정식집이 많이 모여 있다.

 

 

박성용(25)씨는 벌교 참꼬막이 최고라며 관리만 잘하면 보름여는 보관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늘에 보관해야 하며 꼬막이 숨쉬기 위해 자꾸 입을 벌리기 때문에 하루에 서너 차례 툭툭 건들어야 입을 다물어 싱싱하다고 했다.

 

"벌교 참꼬막은 바다에서 건져놔도 겨울철에는 15일은 문제없습니다. 바람과 햇볕만 차단해주고 시원한 곳에 보관한 뒤 자루를 서너 차례 툭툭 차주면 됩니다."

 

 

꼬막정식 잘하는 맛집을 묻자 음식이 깔끔하고 소탈하다며 가까운 곳으로 안내했다.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그냥 집에서 먹는 밥 같아요. 맨날 먹어도 질리지 않아요. 화학조미료는 거의 안 쓸 거예요."

 

 

상차림은 벌교의 여느 집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소탈하다. 수북하게 담아낸 꼬막무침에 시선이 머문다. 맛을 봤다. 새콤한 맛에 입맛이 싹 돌아온다. 주재료인 꼬막이 제법 많이 들어있어 쫄깃함이 좋다.

 

마른 생선을 말려놓은 것 같은데 유난히 고소하고 맛있다. 이게 뭘까. 문절이(망둥어)다. 씹을수록 은근한 맛이 있다.

 

"문절구 말려서 무친 거예요."

 

 

삶아낸 참꼬막은 알이 꽉 찼다. 꼬막가위로 톡톡 까먹으니 짭쪼름하면서도 배릿한 맛이 일품이다. 삶아내도 입이 안 벌어진 꼬막이 좋은 꼬막이라고 하던데 이곳의 참꼬막은 다 입을 앙다물고 있다.

 

올 겨울에는 가심이 찌르르한 참꼬막 많이들 드세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참꼬막, #태백산맥, #벌교, #소화다리, #여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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