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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학들이 기성회비를 교직원 인건비에 임의 사용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국공립대학들이 기성회비를 교직원 인건비에 임의 사용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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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등록금은 싸다?"

이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현실은 "국립대도 싸지 않다"다. 사립대 등록금 천만 원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국립대는 그래도 "국립이니까"라는 기대가 있다. 과연 국립대 등록금은 쌀까?

국공립대 등록금 인상주범 기성회비, 교직원 인건비로 임의사용

우리나라 국공립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5943달러)에 이어 2위(4717달러)다. 1년에 5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2006년에서 2010년까지 4년 동안 국립대학별 등록금(수업료+기성회비)이 22%나 증가한 결과다. 말이 국공립대지 등록금 폭등은 방치됐다. 한때 국립대 가면 효도하는 거라는 말이 있었는데, 과연 지금도 그럴까.

문제는 국립임을 무색하게 하는 비싼 등록금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는 국립대가 너무 없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국가들은 전체 대학의 70, 80%가 국공립대인 반면에 우리는 사립대 비율이 78%를 차지한다. 지역별로 한두 개씩 있는 것이 전부다.

정부는 이마저도 통폐합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지역별 주요 대학들의 법인화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스트가 법인 대학이 되면서 등록금 자율책정이 되어 성적별로 등록금을 내게 한 사례를 볼 때 절대 유쾌하지 않은 변화다. 법인이 된 카이스트는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의 경우 1년에 1500만 원을 내고 학교를 다니고 있다. 없는 국립대의 수를 더 줄이는 정부. 국립대 지원을 늘려 등록금도 줄이고 비율도 늘리는 것은 과연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여기에다 얼마 전에는 국정감사에서 국립대 기성회비 임의 사용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대 등록금의 82%를 차지하는 기성회비 2조 438억 원을 국가가 지급해야 할 국립대 교직원 인건비의 일부를 지급하는 데 충당한 것. 이는 전국의 국립대생들이 3학기를 무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금액이다.

기성회비는 본디 국가의 부담이 미치지 못하는 긴급한 교육시설의 확충에 쓰이게 되어 있다.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서울대 3098억, 부산대 1497억, 경북대 1459억, 전남대 1196억, 강원대 1071억 원 등 대학별로 최소 3.1%에서 최대 42.7% 비율까지 기성회계에서 급여보조성 인건비로 추가지급됐다. 이런 식으로 기성회비가 '임의'로 사용되고 부당하게 쓰인다면 '국립대'의 의미가 있는가?

2009년과 2010년의 등록금 동결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등록금은 2006년에 비해 22%나 올랐다. 이 중 수업료가 12% 오른 데 비해 기성회비는 25%나 올라 국립대 등록금 폭등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수업료와 기성회비로 나누어 내는 국립대 등록금의 82%를 차지하는 기성회비를 부당하게 사용한다는 것은 국립대 등록금 및 회계 자체에 심각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기성회비 781억 원 과다책정... 법정에 간 국공립대 등록금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국립대학의 기성회계 결산자료를 분석해 보면 기성회비가 책정부터 얼마나 많은 오류를 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학들이 세입은 최소, 세출은 최대로 뻥튀기 예산안을 계속 제출하면서 그동안 기성회비는 과다책정돼 왔다. 2009년 전국 10개 대학의 순세계잉여금, 즉 과다책정된 돈은 781억 원으로 밝혀졌다. 2009년에 등록금을 어렵게 동결했다며 이명박 정부와 대학들은 온갖 생색을 냈지만 결국 국립대생 1인당평균 37만 8000원의 기성회비가 과다책정된 것이다.

이러한 기성회비 문제에 대한 국립대생들의 분노는 높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과 서울대, 부산대, 전남대 등 8개 주요 국립대생 4131명은 이런 기성회비 부당 사용에 대한 반환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15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지방법원에 소송을 진행했다. 이를 추진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대학교육실 정혜원(28·부산대학교)씨는 "기성회비의 방만한 사용에 대해 전국 국립대생들이 문제제기를 하며 권리찾기에 나선 것"이라며 "대학별로 기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인단 모집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해서 4000명이 넘는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립대 기성회비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립대 기성회비 문제의 긍정적 변화, 발전을 기대해 본다.


태그:#기성회비, #국립대, #한대련, #등록금,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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