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원님이 서해뱃길 사업을 두고 의심하면 모든지 다 오해의 소지가 있겠지만, 운하로서 기능을 하려면 배가 여의도까지 들어올 게 아니라 잠실까지는 올라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잠수교에서 한 번 걸리고 잠실 수중보도 철거해야 하는데 전혀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서해뱃길사업과 4대강 사업의 연관성을 추궁하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의심하지 말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국토해양부, 수자원공사 등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기관장들이 대운하 의혹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과 같다. 계획이 없으니 믿어 달라는 것.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사업의 경제성 문제와 무리한 속도전을 제기하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1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오 시장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경인운하와 여의도를 연결하는 서해뱃길 사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서해뱃길 사업은 여의도와 용산에 여객터미널을 조성해 서울항을 만들고 경인운하와 연결하는 사업으로 225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된 사업이다.

 

타당성 조사 기본설계 동시에... 관련법 위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 "타당성 검증도 없이 기본설계를 추진했다"며 "또한 기본설계 완료 이전에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는 등 졸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서해뱃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8년 3월 경기도 S업체에 기본설계 용역과 동시에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르면 총 공사비 500억 원 이상의 건설공사의 경우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후 사업의 타당성이 입증되면 기본 설계 및 실시 설계를 할 수 있다. 두 가지 용역을 동시에 발주한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 "속도전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사업의 타당성이 검증되기도 전에 기본설계를 하는 등 기본절차를 무시해 정확한 경제성 판단이 안 된 사업"이라며 "실제로 타당성분석(경제성)시 서해뱃길 사업의 총 사업비는 용산터미널을 포함해 2700억 수준이었으나 실시설계에서는 용산터미널을 빼고도 3600억으로 늘어났다"고 질책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서울을 항구도시로 만드는 데 올인 중"이라며 "MB운하, 즉 한반도 대운하의 아류인 한강운하를 건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 한강운하사업(서해뱃길 사업)에 대한 비용편익분석은 조사를 할수록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며 경제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서울시가 2007년 12월 발간한 '서해연결한강주운 및 수변개발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한강운하의 비용편익분석은 2.38로 높게 나타났지만 이후 1차 투융자심사에서는 1.75, 2차 투융자심사에서는 1.21로 떨어졌고 최종 기본설계에서는 1.14로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비용편익분석은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발생하는 편익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시가 사업추진을 위해 비용편익분석의 수치를 과도하게 잡았다가 사업이 진행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수요예측도 과장했다"

 

서울항의 여객수요 예측도 과장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시가 2009년 7월 발간한 '서해연결 주운 조성 기본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항의 2030년 연간 국제여객 수요 예측결과는 44만2000명이며, 2031년 연간 서해연결 유람선의 여객수요 예측 결과는 113만 명이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2009년 12월 서울항의 항만 지정을 위해 국토부에 제출한 '항만지정 요청서'에 따르면 2031년 서울항의 연간 국제관광선 여객수요 예측결과는 9000명, 연안유람선 여객수요 예측 결과는 10만500명에 불과했다"며 "서울항 국제여객 수요 예측을 서울시가 49배나 뻥튀기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서울항의 2031년 여객수요 예측 결과 불과 다섯 달 사이에 49분의 1, 14분의 1로 대폭 축소된 것은 결국 서울시가 기본설계에서 서울항의 여객수요 예측을 과다 추정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러한 지적을 두고 "서해뱃길 사업 등은 오해를 많이 받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사업이야말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걸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후에 이어진 강기갑 의원의 계속된 질책에 "사업 진행과정에서 경제성 분석을 서두른 감이 있다"며 "경인운하와 공시를 맞춰야 하는 기간상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실시 설계를 서두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태그:#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 #4대강, #강기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