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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말이면, 인천국제공항철도의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이 개통된다. 이로서 지난 2007년 3월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 개통에 이어, 공항철도 전구간이 개통되는 것이다.

 

 

 

 

 

공항철도는 2001년 3월에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수도권 접근교통망으로 계획되었다. 당시 인천공항의 교통망으로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항공수요에 대응하고, 폭설과 같은 이례상황에도 정시성을 확보하며, 무엇보다 전기철도를 이용한 대량수송으로 에너지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철도교통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에, 공항철도 건설 사업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공항철도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승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일단 1단계로 개통된 구간이 김포공항까지였기 때문에 이용이 불편했다. 또한 병행하는 고속도로보다 7년이나 늦게 개통되어 승객을 선점하지도 못했다. 이렇게 승객이 적은 수준에 머무르자 민자사업협약에 따라 정부가 민자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수입보장금이 급격히 늘어났고, 결국 공항철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2009년 11월 공기업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게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공항철도가 코레일로 인수된 2009년부터 김포공항과 강남을 잇는 서울지하철 9호선 개통, 새로 출범한 코레일공항철도의 적극적인 마케팅 등 호재가 겹치면서 공항철도의 이용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말 공항철도 전구간이 개통되면서 공항철도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공항철도 전구간이 개통되면 좌석형 직통열차는 현재보다 운행횟수가 두 배로 늘어 30분에 한 대씩 운행되며, 일반열차는 검암행과 인천공항행이 교대로 운행되어 검암까지는 6분 간격, 인천공항까지는 12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현재 분당선 전철이 출퇴근시간에 4분, 평시에 8분 간격으로 운행 중인데, 공항철도가 검암까지 6분 간격으로 운행된다는 것은, 이제 공항철도가 본격적으로 수도권 광역철도 역할을 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에 (주)코레일공항철도에서는 별도 요금제를 쓰고 있는 공항철도가 2단계 개통에 맞추어 기존의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참여하는 것을 심도 있게 검토 중에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공항철도 서울역에는 도심공항터미널이 설치되어 해외에 나가는 승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에 도심공항터미널은 강남 삼성동에만 있지만, 이제는 강북에도 생기는 것이다. 서울역은 명동, 종로, 인사동 등이 가깝기 때문에 이런 곳을 찾은 외국 관광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공항철도 2단계 구간은 서울역과 김포공항을 약 20분 만에 연결하면서 급행철도 역할을 하게 되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편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에서도 공항철도가 전 구간 개통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즉 그동안 공항철도의 승객이 적었던 이유가 타 교통수단에 비해 경쟁력이 낮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경쟁력을 올리는 종합적인 대책을 시행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을 '인천공항철도 활성화 대책'이라고 한다.

 

일단 정부에서는, 공항철도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낮은 속도라고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00km/h의 KTX 고속철도가 달리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의 푸동공항에는 도심을 연결하는 430km/h의 자기부상열차가 달리고 있다. 그런데 공항철도의 최고속도는 겨우 110km/h에 불과하다. 이런 속도로는 고속도로와 경쟁이 안 되는 것이다. 실제로 공항철도를 타면 옆에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들이 공항철도 전동차보다도 더 빨리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공항철도의 속도를 높이는 다양한 시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현재 공항철도 전구간은 최대 110km/h로 달릴 수 있게 되어 있지만, 궤도나 전기, 신호, 통신 시설물들을 보강하여 최소 120km/h, 최대 230km/h로 달릴 수 있게 개선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차량도 교체해야 한다. 현재 차량은 110km/h급 차량이므로, 180km/h급 차량을 새로 도입한다. 이렇게 새롭게 도입된 고속차량은 공항철도 구간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서 소요시간을 단축시키게 된다.

 

또 하나 공항철도의 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공항철도와 KTX 고속철도가 제대로 연계가 안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는 지방에서 인천공항까지 끊김없이 연결되어 있는데, 공항철도와 KTX는 서울역에서 갈아타야 하므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특히 호남선 고속철도는 용산역이 종착역인데 공항철도에는 용산역이 없기 때문에 환승이 더욱 불편하다.

 

따라서 공항철도와 KTX간에 환승이 필요 없도록 '직결운행'이 추진되고 있다. 직결운행이란 서로 다른 두 노선의 열차가 연결부분에서 끊김없이 달리는 것을 말하며, 결국 서울에 도착한 KTX 고속철도가 공항철도에 진입하여 인천공항까지 달리는 것이다. 원래 공항철도는 공항접근 전용철도로 계획되어 타 노선과의 연결선이 별로 없는데, 수색 근처에서 공항철도의 경의선 복선전철간의 연결선로를 설치하여 KTX가 공항철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므로 지방에서 KTX를 타고 온 승객은 서울에 도착 후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열차가 알아서 공항철도 구간에 들어가서 인천공항까지 운행되며, 최종적으로 인천공항역에서 내릴 수 있다. 특히 공항철도에 들어간 KTX는 인천공항역뿐만 아니라, 인천 북부의 역에서도 정차를 하는 것이 고려되고 있는데, 이렇게 운행하면 KTX의 역세권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러한 사업을 하려면 비용이 든다. 공항철도와 기존선의 연결선 2.9km를 설치하는 데만도 부수비용을 합쳐 3,2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공항철도의 속도가 향상되면 서울역~인천공항 구간의 소요시간이 기존 54분에서 30분대로 줄어들고, 버스로 6시간이 걸리는 부산~인천공항이 KTX가 직결 운행되면서 2시간 40분으로 줄어드는 등 커다란 시간단축효과가 발생한다. '시간이 곧 돈'인 현대사회에서 소요시간의 단축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 소요시간의 단축으로 승객이 늘어 철도운송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월 1일 전국 주요도시를 통근권으로 묶는 '녹색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한 국가경제발전, 접근성 개선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역세권 중심의 광역경제권 특성화 발전을 위해서는 철도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및 동북아 거점 공항인 인천공항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공항철도의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 일수밖에 없다.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이 제일 먼저 타는 철도이다. 즉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도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금까지 버스나 고속도로에 밀려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은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 공항철도가 국민과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경쟁력 제고에 노력한다면 승객도 크게 늘고, 수입도 늘어나며,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녹색교통을 이끌어나가는 1등 철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시민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frdb.railplus.kr), 코레일 공항철도 명예기자입니다


태그:#공항철도, #코레일공항철도, #코레일, #철도, #저탄소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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