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온 레온 사범이 태권도를 사랑한 나머지 아들의 이름을 '레온 반데르 최'라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레온 사범이 태권도를 사랑한 나머지 아들의 이름을 '레온 반데르 최'라고 했다. ⓒ 윤형권

태권도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자기 아들의 성을 '최'라고 했을까? 네덜란드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고 있는 레온 반 데르 푸틴씨(50)의 둘째 아들 이름이 'Vitro Leon Choi'다.

도대체 사연이 있기에 한국인 성을 따서 '비트로 레온
최'라고 했을까? 궁금하지 않나?

"그러니까 지금부터 16년 전입니다. 그때 아내가 둘째 아이를 가졌는데, 태권도 창시자 최홍희 장군을 유럽 세미나에서 만났습니다. 다짜고짜 최홍희 장군에게 둘째 아이의 이름을 지어 달라 했어요. 최홍희 장군은 '최고'라는 뜻으로 아이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8일 청주실내체육관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태권도 선수들이 토해내는 기합소리에 넓은 체육관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곳에서는 제11회 세계태권도문화축제 및 '국제태권도연맹 코리아 클래식 오픈 2010' 대회가 열리고 있다(1~9일).  

청소년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도복과 티셔츠에 한글로 '태권도'라고 새겨져 있어 낯선 얼굴들이지만 왠지 친근감이 있다. 선수들은 물론 코치와 심판들 간에 절제된 예의를 갖추며 질서정연하게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레온 사범을 경기장에서 만나 각별한 태권도 사랑이야기를 들었다. 레온 사범이 건넨 명함에 '24/7/365'라고 쓰여 있다. 이 숫자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그리고 1년 36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만하면 레온 사범의 인생은 온통 태권도뿐이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작고한 태권도 창시자 최홍희 장군의 영혼을 위하는 기도와 국제태권도연맹 최중화 총재의 건강과 태권도 발전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한다. 태권도가 그의 신앙인 셈이다.

 네덜란드에서 태권도 사범 활동을 하고 있는 레온 반데르 푸틴(50세) 씨의 가족들. 왼쪽 사진이 레온 사범의 부인, 오른 첫번째 사진이 최홍희 창시자가 이름을 지어준 '비토르 레온 최(16세)'

네덜란드에서 태권도 사범 활동을 하고 있는 레온 반데르 푸틴(50세) 씨의 가족들. 왼쪽 사진이 레온 사범의 부인, 오른 첫번째 사진이 최홍희 창시자가 이름을 지어준 '비토르 레온 최(16세)' ⓒ 윤형권



그는 두 딸과 두 아들이 있다. 아들 둘과 큰 딸이 태권도를 하고 있다. 비트로 레온 최는 지난해 초단을 땄다. 레온 사범도 10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만 40여 년을 태권도와 함께하고 있다. 어릴적 한 가지 무도를 배우고 싶어 부모님과 복싱도장, 격투기도장, 가라테도장을 둘러보다가 태권도도장엘 갔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 이거다.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태권도다"라며 그날부터 태권도에 푹 빠져 하루도 쉬지 않고 수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까지 레온 사범은 네덜란드에서 아주 큰 경비업체를 운영했었다. 지금은 정리하고 쉬고 있는데, 태권도만큼은 쉬지 않고 도장과 클럽을 돌아다니며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당신에게 태권도란 무엇인가? 레온 사범에게 물었다. "태권도는 내 영혼을 맑게 하고 육체를 강건하게 해줍니다. 내게는 가족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리고 태권도가 가족과 같이 소중합니다"라며 푸른 눈을 한 네덜란드인 레온 반 데르 푸틴 사범이 양복 주머니에서 작은 접이식 가족사진첩을 꺼내 보이며 신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태권도는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쉰다. 

첨부파일 레온 노트식.jpg
태권도 네널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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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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