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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감만족 상하이>
 책 <오감만족 상하이>
ⓒ 성하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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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출장을 다녀왔다거나 여행 갔었다는 사람들을 흔히 만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 중 하나는 상하이가 참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이다.

현대와 고전이 공존하며 바쁘게 돌아가는 중국의 속살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곳이 상하이라고나 할까? 나도 몇 해 전 이곳을 방문했지만, 또 다시 가보고 싶다. 며칠의 여행으로는 볼 수 없었던 상하이의 숨은 매력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오감만족 상하이>(성하출판 펴냄)는 상하이로 배낭 여행을 떠나는 자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는 상하이 구석구석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방대한 자료들이 있는데,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 부부가 직접 발로 뛰어 찾은 것들이다. 그럼 오감을 만족시키는 상하이의 매력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자.

"'상하이에 대한 경험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 넓은 상하이를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우선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지하철을 이용해 여행을 떠난다. 사실 상하이의 여행 인프라나 자원은 서울보다 못할 게 없다. 코스 여행의 장점은 여전히 살리면서 음식과 쇼핑 정보 등을 덧붙였다. 특히 숙박이나 오락 등을 코스 별로 정리해 독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도록 하였다."

이만하면 오감을 만족시키는 여행서라고 할 만하다. 지하철을 이용해 상하이를 여행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던 여행자에겐 좀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한 시설을 이용하고 소매치기나 바가지만 피한다면 상하이는 서울보다 더 다이내믹한 곳으로 다가올 것이다.

책의 첫 장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소매치기나 바가지 상술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유명한 중국차를 파는 가게는 잘못하면 원래 금액의 몇 배나 되는 가격을 주고 차를 사야 할 정도로 바가지를 씌우기도 한다. 중국의 소매치기는 한국만큼이나 지능적이어서 DSLR 카메라의 렌즈만 빼서 훔치기도 한단다.

하지만 지레 겁을 먹는 건 금물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비슷하며 서울, 상하이, 뉴욕과 같은 대도시는 특히나 유사한 모습을 지닌다. 복잡하지만 개인적이고, 자신만 주의를 잘 기울이면 온갖 재미있는 문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대도시 여행의 장점이 아닌가. 상하이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중국으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자주 하는 얘기가 '중국 음식은 맛도 이상하고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더더욱 음식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워낙 맵고 짠 한국 음식에 익숙하다 보니, 느끼한 중국 음식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의 사고 개념이 식의주(食衣住)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중국만큼 다양한 재료를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요리하는 곳도 없다. 괜히 겁먹지 말고 책에서 소개하는 괜찮은 음식점을 찾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보편적이면서 위험을 덜고 싶다면 유명한 중국 음식 체인점이 많으니 그런 곳으로 가면 된다.

책의 한편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중국 음식 목록을 적어 놓았는데, 참고할 만하다.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야채와 볶은 워상러우쓰, 닭고기 강정에 가까운 요리인 궁바오지딩, 표고버섯에 야채를 볶은 상구유차이, 그리고 새우를 기름에 볶는 칭차오샤런 등이 대표적인 요리다. 이 정도의 정보라면 상하이 어느 음식점에서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

저자가 추천하는 여행지 중에 매력적인 것을 꼽으라면, 상해 박물관이다. 상하이 전시 공간의 중심이면서 중국 최고의 문화인 상하이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곳이기에 빠뜨릴 수 없다. 게다가 이곳은 베이징, 시안, 난징과 더불어 중국 4대 박물관이라고 한다.

섬세한 청동기 조각품들과 도자기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중국 회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에 가면 명작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입구에는 커피숍도 있어서 차 한 잔 마시며 상하이의 옛날과 지금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상하이의 옛모습이 궁금하다면 예원(위위안)을 찾으면 된다. 예원은 상하이 옛 도시의 동북부에 위치하는데, 주변에 상하이의 오래된 주택과 상가들이 즐비하다. 상하이 여행객은 패키지와 자유여행을 막론하고 누구나 들르는 곳이기도 한데, 가서 보면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예원은 명청 시대 저택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많은 서양 여행객이 이곳을 방문하고는 중국 문화에 매료된다고 한다. 거대한 저택을 걷다 보면 중국이 새삼 대국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99칸짜리 집을 최고의 집으로 여겼던 우리와는 무척 다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의 땅덩어리가 크다는 뜻이다.

임시정부청사와 노신공원(홍구공원)은 상하이를 여행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일본에 항거하기 위해 독립투사들이 뜻을 펼쳤던 곳이기에 역사적으로도 아주 의미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노신공원은 과거에 홍구공원이라 불렸는데,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져 항거한 곳으로 유명하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윤봉길 의사의 의거 장소만 입장료를 받는 바람에 중국인들은 이 공원 안에 그런 곳이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무료 입장이라면 누구나 방문하여 우리의 역사를 알리는 역할을 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책을 읽다 보니 더더욱 상하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비행기로 두 시간, 이제 일일 생활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하이. 문화적인 풍요와 다이내믹한 현대 문명의 발전이 상하이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다. 이 엄청난 에너지의 도시에서 자유로운 방랑객이 되어 떠돌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오감만족 상하이 - 지하철 타고 gogo 역사에서 쇼핑까지

조창완.하경미 지음, 꿈의날개(성하)(2010)


태그:#여행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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