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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울산의 결과는 민주노동당의 대약진, 한나라당 건재 속 불안, 진보신당 침체 등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한나라당의 속내는 편치가 않다. 범한나라당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이 금품여론조사 사건 등으로 기소된 상태라 여차하면 재선거를 치를 수도 있기 때문. 

 

특히 민주노동당이 광역의원을 대거 배출하고, 신설되는 광역의회 소속 교육의원에 전교조 출신 진보 성향 인물이 2명 당선되면서 의회의 집행부 견제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는 그동안 시민단체 등으로 부터 "집행부의 견제 역할을 못하고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방의회, 집행부 견제 역할 강화

 

울산시민연대는 해마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울산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같은당 소속 자치단체장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내놨었다.

 

지난 번 울산시의회는 19명의 의원 중 1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며 나머지 4명이 민주노동당 소속이었다. 심지어 울산시의회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심의 후 삭감한 예산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대로 부활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은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지방의회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해왔다.

 

하지만 6·2지방선거 결과 선거구 조정으로 3석이 늘어난 울산시의원 중 6석을 민주노동당이 차지했다. 비례대표 1명까지 합하면 모두 7명이 된다.

 

특히 전교조 울산지부장을 지냈던 정찬모 전 교육위원과 이선철 현 교육위원이 4명의 교육위원 중 과반수로 당선되면서, 앞으로 예산심의나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재판받는 당선자들, 재선거 여부 주목

 

이번 선거 결과 민주노동당이 대약진을 하고 한나라당이 주춤하면서 정권심판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맹우 현 시장이 압승을 하며 3선을 이뤘지만 자신하던 득표율에 못 미쳤다. 그리고 기초단체장 5곳 중 남구, 동구, 울주군 3곳만 당선되고 북구는 민주노동당에, 중구는 공천 탈락한 무소속 후보에게 내주는 등 열세였다.

 

박맹우 시장은 울산전체 유권자 83만8805명 중 46만2103명이 투표, 55.1%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27만9421표(61.26%)를 얻어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29.25%), 진보신당 노옥희 후보(9.48%)를 이기고 3선에 성공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중구청장에 무소속 조용수 후보(38.62%), 남구청장에 한나라당 김두겸 후보(50.65%), 동구청장에 한나라당 정천석 후보(51.33%), 울주군수에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52.53%)가 각각 재선에 성공했고, 야4당 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윤종오 후보(56.44%)가 진보정치일번지 북구청장을 탈환했다.

 

개표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중구청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조용수 현 구청장이 38.62%(3만7186표)를 얻어 35.87%(3만4534표)에 그친 한나라당 박성민 후보를 눌렀다.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비리 구청장 심판론을 폈던 민주노동당 김진석 후보가 1.31%(1762표)간발의 차로 한나라당 김두겸 구청장에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울산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의 김복만 교수가 38.25%의 득표율로 MB식 교육정책을펼쳐왔던 김상만 현 교육감(37.32%)를 간발을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주목되는 점은 전교조울산지부장을 지내며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범시민후보로 추대된 장인권 후보. 그는 24.41%의 높은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정천석 한나라당 동구청장 당선자와 조용수 무소속 당선자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드러난 금품여론조사에서 언론사에 돈을 준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받아 항소한 상태다. 김두겸 남구청장 당선자도 제 3자 뇌물수수와 언론인 금품제공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 앞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 재선거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원 7명, 기초의원 17명이 당선되며 선전한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6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6·2지방선거결과는 MB·한나라당 심판과 야권·국민 승리"라고 밝혔다.

 

울산민노당은 "시장선거는 후보단일화를 끝내 이루지 못해 아쉬운 결과를 남겼고, 북구청장 선거에서는 승리하고, 동구청장 선거와 남구청장 선거에서도 마지막까지 선전했다"며 "광역의원 7석, 기초의원 17석을 당선시키며 명실상부한 울산의 제1야당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며 "이번 6·2지방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명백한 심판을 의미하며, 국민을 무시하고 이기려는 정권에 맞서 야권이 연대해서 승리한 선거"라고 평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해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 부자감세, 세종시수정, 언론장악 등 잘못된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며 "남북관계를 대결로 몰아가는 강경정책을 멈추고, 평화적 방법으로 천안함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결과를 유리하게 해석하지 말고, 겸허하게 수용하라"며 "만약 당선자들이 최종심에서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확정 받아 주민의 혈세로 재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한나라당은 이 모든 책임을 마땅히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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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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