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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눈물 머금고 사퇴, 유시민 당선시켜 달라"
ⓒ 황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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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범야권 후보단일화가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경기도 선거는 '북풍' 탄력을 받은 김문수 후보가 50% 안팎의 지지를 받으며 독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거 3일을 앞두고 다른 길을 걷던 야당후보들이 힘을 합치면서 범야권은 선거판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범야권 "심 후보의 지지 선언, 최소 15만표 이상 끌어올 것"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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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인 희망과 대안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심 후보의 사퇴로 이명박 정부의 일방 독주를 막고, 연합정치를 통한 민주진보정치의 희망을 실현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에서도 단일화 효과로 해볼 만한 싸움으로 변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남은 이틀 사이 지지율 역전도 기대하고 있다. 김민석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극 투표층과 40대 무당층에서 정권 견제론이 회복되고 있다"며 "40대가 앞에서 끌고, 20~30대가 적극 결합한다면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민참여당 관계자도 "현재의 여론조사는 착시 현상"이라며 "유 후보는 지지율 회복 또는 상승세, 김 후보는 정체 혹은 소강상태를 맞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심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최소한 15~20만표 정도의 표 결집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퇴한 심 후보는 이르면 31일부터 유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범야권은 유시민과 심상정 후보가 함께 선거 유세를 시작하면 젊은층과 부동층에 MB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선거판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두 후보가 단일화함으로써 오는 통합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정두언 스마트전략위원장도 "유시민, 심상정 단일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에게 감점 요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오히려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불러올 것"(김문수 후보)이라는 등 단일화 역풍도 불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발표한 뒤 눈물을 훔치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심상정 "유시민 후보와 단일화" 끝내 눈물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발표한 뒤 눈물을 훔치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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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당원들 "심상정 사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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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호남향우회-진보신당 당원 '깊은 불신' 넘어야 

범야권은 김문수와 유시민, 1대1 구도로 선거판이 더 유리해졌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반한나라당 세력 내부의 이탈표를 어느 정도 흡수할 것이냐에 따라 단일화 효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유 후보 자신이다. 민주당 등 야당 지지자들 중에는 범야권 단일후보로 올라선 유 후보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반DJ 정서'를 보여준 유 후보에게 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갖는 반감은 생각보다 크다.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는 이날 임향순 총재 명의로 '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중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말은 중립 선언이지만, 실제로는 유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 후보는 DJ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원내대표의 지원 사격을 요청하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부터도 지지 선언을 받아냈지만, 호남의 반감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있다.

'MB정권 심판'을 위해 심상정 후보가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면서 사퇴한 30일 오후 범야권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분당 서현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를 하고 있다.
 'MB정권 심판'을 위해 심상정 후보가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면서 사퇴한 30일 오후 범야권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분당 서현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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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경기도 분당 야탑역 광장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범야권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오후 경기도 분당 야탑역 광장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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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진보신당의 반발이다. 심 후보는 "유시민을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지만, 진보신당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심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로 몰려온 진보신당 당원들은 "어떻게 유시민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느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심 후보의 공식 블로그에도 "차라리 투표를 포기한다"는 체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진보신당 중앙선대위도 이날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선거가 끝난 뒤 냉정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의 사퇴와 지지 선언을 해당 행위로 보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진보신당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당원과 지지자들이 유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아 보인다.

심 후보는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며 소수 진보정당의 한계를 절감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통한의 눈물을 기쁨의 눈물로 바꾸느냐 아니냐는 이제 전적으로 유 후보의 책임이 됐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유 후보가 민주와 진보 사이에 걸친 다양한 스펙트럼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투표일까지는 단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태그:#심상정, #6.2지방선거, #유시민, #단일화,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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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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