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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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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인천, 모두 이긴다." (정두언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스마트전략위원장)
"서울·경기는 역전 가능, 인천은 승기 잡았다." (김민석 민주당 중앙선거대책본부장)

여야가 30일 내놓은 6·2지방선거 수도권 판세분석이다. 지난 27일을 끝으로 여론조사 결과 공표는 금지됐지만 여야는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정두언 위원장은 "선거 판세가 막바지에 호전돼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았다"며 "수도권에서 3곳을 모두 이기는 완승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여유를 부렸다. 

3일 만에 달라진 민주당... "반전이 일고 있어"

민주당은 선거 판세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난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최대 20%포인트 가까이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스스로 "비상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선거일을 3일 앞둔 이날은 달랐다. 김민석 본부장은 "수도권이 천안함 충격에서 벗어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반전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로 들어갔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야의 판세 분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변수는 40대다. 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40대는 역대 선거에서 선거 판세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특히 선거 막판 40대의 선택은 각 선거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40대의 캐스팅보트론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30대 이하는 야당, 50대 이상은 여당으로 세대별 지지 성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이들 연령대에서는 투표율이 관건이라면 선거 막판까지 핵심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40대에서는 천안함 정국을 바라보는 이들의 최종 표심이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것이다.

천안함 정국에서 처음 40대의 표심은 야에서 여로 향했다. 천안함의 침몰은 '40대의 변심'을 불러왔다. 선거 초반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서 있었던 40대 중간층이 천안함 사태로 빠져나가면서 서울과 경기에서 야권 후보들은 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 자릿수로 벌어지고 말았다. 반면 인천의 경우 40대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지키면서 막판까지 접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천안함 정국에서 40대의 변심

'40대의 변심'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정권 견제론을 이끌었던 40대가 천안함 정국에서 관망 층 및 부동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층이 아니라 여당 후보로 쏠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한명숙 후보의 경우 캠프 자체 여론조사 결과 무죄 판결 이후 40대 남성층에서 최대 20%포인트 넘게 오세훈 후보를 앞섰지만, 천안함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이후엔 10%포인트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시민 후보도 지난 26일 모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40대에서 지지율이 10%포인트 정도 빠져나가면서 김문수 후보와 격차가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주말을 지나면서 "40대가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보 위기에 이은 경제 불안이 다시 '40대의 유턴'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본부장은 "40대는 4대강 이슈에 가장 비판적이고 야권이 제기하는 복지 이슈에 가장 우호적"이라며 "천안함 사태 이후 정국을 주시하던 40대에서 북풍에 대한 역풍이 일면서 정권 심판론이 회복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명숙 캠프의 임종석 대변인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제재가 경제 불안을 불러오면서 남북관계를 구조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에 대해 40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남은 3일 40대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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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 등돌린 40대, 원래 자리로 유턴할까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대의 분석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경제 불안이 선거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야권으로선 남은 선거 기간 심판론을 불러일으킬 '재료'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악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최근 주식시장이 며칠간 좋지 않았지만 지지율 변화가 미미했다"며 "선거 기간이 많이 남아 경제 불안이 장기화됐다면 사정이 달라졌겠지만 지금으로선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도 "정부·여당의 안보장사와 경제 불안에 불만이 있는 층의 비판 여론은 지난 27일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에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부정적이었다.

반면 40대의 숨은 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애널리스트는 "안보 이슈 여론조사에서는 '정답'을 말할 수밖에 없다"며 "제한적이긴 하겠지만 여론조사에서 말한 것과 다르게 투표에서는 야당 쪽을 찍은 숨은 표가 40대에서 얼마나 나올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심상정 단일화 후폭풍도 주목

경기도에서는 30일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의 사퇴가 불러올 후폭풍이 표심에 끼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김진표-심상정으로 이어진 경기도의 후보단일화 바람이 천안함에 묻힌 선거 분위기를 띄워 서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사실상 서울에서도 범야권의 단일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며 "수도권 대역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서울·경기에서는 후보단일화를 해도 지지율 합계가 오차범위 밖에 머물러 있다"며 "진보신당과 단일화는 타이밍이 늦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두언 위원장은 "(두 후보의 단일화가) 우리에게는 감점 요인"이라며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민주 "40대 공략과 투표율 올리기"... 한나라 "말실수 조심"

민주당은 남은 기간 40대의 표심을 잡고 20~30대의 투표율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주말에 당 지도부가 수도권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도권에 당력을 더 모을 계획"이라며 "40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인 4대강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20~30대 투표 참여 캠페인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 막판 판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정두언 위원장은 "과잉대응 및 실수 금지, 네거티브 적극 대응, 지지층 투표 유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야당으로서는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숨은 표 10%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높아야 하고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바람이 불어야 한다"며 "여당으로서는 '말 실수' 등 돌발 변수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지방선거,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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