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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지사 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는 속에, 때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지사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와 민주노동당 문성현 창원시장(통합) 후보,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이 '친박(박근혜) 구애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달곤 후보 "후손에게 희망 주기 위해"

 

이달곤 후보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기계공업의 요람이자 최초의 계획도시 창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업을 기리기 위한 동상 건립을 추진하겠다"면서 "창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정책에 따라 호주의 캔버라를 모델로 1974년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원은 도시 전체를 현대적 도시설계기법으로 건설해 30년 후를 내다본 박 전 대통령의 혜안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가난을 물리치고 산업화를 이룬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후손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동상 건립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후보 "얄팍한 계산"

 

이에 야권은 이달곤 후보가 '친박'을 끌어들이려는 '얄팍한 계산'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두관 후보는 25일 논평을 내고 "이달곤 후보의 존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모두 아는 것처럼 이달곤 후보는 대통령의 낙하산이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현 친박성향의 도지사 자리를 빼앗고 그 자리를 '친이'(이명박) 세력이 대신하는 친위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의 도지사뿐만 아니라 시, 군의 단체장 후보까지 친박인사 중에서 공천을 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친박세력 공천 말살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한다. 동상은 과거를 상징한다. 현재와 미래가 없는 과거를 기억하는 상징이다"며 "미래를 바라보는 친박정치세력을 동상으로 과거에 가두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한 손으로는 뺨을 때리고 다른 손으로는 칭찬하고, 한편에서는 손발을 자르고 정치기반을 제거하려고 하면서 위로의 선물로 동상을 건립하겠다는 발상은 선물치고는 참 인색하다"며 "시중에는 '이달곤 되면 박근혜 대통령 안 된다'는 얘기가 많다. 너무 얄팍한 계산은 속내를 보이기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문성현 후보 "한나라당은 과거 회귀 정당"

 

하루 전날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가 야권단일후보 김두관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에서 후진 냄새가 풍긴다"며 "박근혜 전 대표의 바람을 업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라는 카드를 갑자기 꺼내든 이달곤 후보의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판단이 불순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밝혔다.

 

문성현 후보도 이날 낸 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낡은 정치를 하는 과거 회귀 정당이라는 욕을 먹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달곤 후보가 친히 증명했다"며 "박정희 동상 건립 추진은 박완수 한나라당 창원시장 후보도 찬성하는 사항인가?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당 후보의 입장이 동일할 테니, 확인해 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태그:#박정희 대통령, #경남지사 선거, #이달곤 후보, #김두관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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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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