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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더위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지는 계절이다. 학교에는 곧 여름방학도 다가온다. 성질 급한 초등학생들은 벌써부터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기가 중반에 다다르고 있는 이런 시기에 특이한 입학식이 하나 열린다. 올해 초, 또래 친구들도 없이 혼자서 외로이 초등학교 생활을 시작했던 '나홀로 입학생'들을 위한 '더불어 함께 입학식'이다. 단 한 명의 주인공을 위해 조용한 입학식을 치른 농어촌지역 초등학교가 올해에도 167곳이나 된다.

<오마이뉴스>는 오는 6월 9~11일(2박 3일) '제3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를 열고, 전국의 나홀로 입학생 중 30여 명을 선정해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입학식을 마련한다. 여느 초등학교들처럼 몇 백 명이 참석하는 시끌벅적한 입학식은 아니지만, 좀처럼 같은 나이의 친구를 만나기 힘든 이 아이들에게 또래와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지난해에 열린 '제2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에 참가한 '나홀로 입학생'과 학부모 등 80여 명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 열린 '제2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에 참가한 '나홀로 입학생'과 학부모 등 80여 명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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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에 참가하는 1학년 학생들은 2박 3일간 보호자(학부모나 교사)와 함께 서울을 방문해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문화를 체험하고, 인천 강화도에 있는 '오마이스쿨'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또래 친구들과 친목을 다진다. 교통비와 숙박비 등 제반 경비는 모두 <오마이뉴스>가 부담한다.

캠프 첫날 오후 서울로 모인 아이들은 인사를 나누고 숙소에 짐을 푼 후 바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로 향한다. 한창 놀이기구 타는 것을 좋아할 나이이지만 평소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놀이공원에 가기가 참 힘들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밤이 될 때까지 놀이공원을 떠나지 않고 그동안 타고 싶었던 것들을 실컷 타볼 수 있게 된다.

이틀째에는 '어린이 난타: 오즈의 마법사'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오즈의 마법사'는 화려한 난타 공연과 함께 펼쳐지는 어린이 뮤지컬이다.

친구야, 우리 블로그에서 계속 만나자!
  
제1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에 참가한 학생이 오마이스쿨에서 아빠와 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아 팀블로그에 가입해 글을 올리고 있다.
 제1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에 참가한 학생이 오마이스쿨에서 아빠와 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아 팀블로그에 가입해 글을 올리고 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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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마친 후에는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오마이스쿨(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로 이동해 인터넷 블로그 사용법 교육을 받는다. 참가 학생들은 모두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팀블로그(http://blog.ohmynews.com/chingu)에 가입해, 캠프가 끝난 이후에도 이곳 온라인상에서 '동기생 네트워크'를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함께 입학식'은 저녁에 치러진다. 각기 다른 지역, 다른 학교를 다니는 30여 명의 아이들이 모여 '오마이스쿨'의 동창생이 되는 시간이다. 김순래 강화여자중학교 선생님이 일일 교장선생님으로 참석한다. 또한 이곳에서 아이들은 체육대회와 캠프파이어, 장기자랑 등을 하며 동창생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는다.

이번 캠프에는 아이들과 동행한 부모님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오마이뉴스>는 '글로벌 부모교육 센터'의 강은미 대표를 초청해, 또래 친구 없는 '나홀로 입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어려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지막날,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를 방문하는 아이들은 인터넷 언론사 <오마이뉴스>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이곳에서는 특별한 만남도 예고되어 있다. 그동안 TV 뉴스에서만 봤던 KBS 정세진 아나운서를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된 것. 얼마 전 종영된 KBS 8시 뉴스타임을 진행한 정 아나운서는 '제3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의 일일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마이뉴스> 경영기획실 정영훈 차장은 "또래 친구도 없고, 학교도 언제 폐교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는 '나홀로 입학생'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가 가장 안타깝게 바라봐야 하는 농어촌의 현실"이라며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를 매년 실시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국의 '나홀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온라인 초등학교를 만드는 것이 <오마이뉴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2008년부터 매년 '더불어 함께 입학식'뿐 아니라 '나홀로 6학년'들을 위한 '더불어 함께 졸업여행'을 개최해오고 있다.


태그:#나홀로 입학생, #더불어 함께 입학식,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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