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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신부님이 첫날 미사를 통해 목조주택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최종수 신부님이 첫날 미사를 통해 목조주택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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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진안에 있는 후배 집을 지어주면서 생태건축학교를 시작했다. 그 전에도 몇 번 목조주택학교를 했지만 재작년에는 진안군에서 지원까지 받아가면서 어느 정도 학교의 꼴을 형성해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또다시 진안에서 생태마을을 고민하는 최종수 신부를 만나게 되어 목조주택학교를 진행하게 되었다. 최종수 신부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로 평소에 매향리 미군기지나 용산참사 등 민중들의 투쟁현장에서 앞장서 싸우던 분으로 이젠 농촌사목의 사명을 가지고 생태마을을 구상하고 있었다. 

우연히 최 신부님을 알게되어 만나생태마을에 가보니 대전에서 동양강철 노조위원장을 하던 정병석 선배와 전국연합 집행위원장을 했던 강기종 선배도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젊었을 적 사회주의를 고민하고 공동체 꿈꿨을 때 누구나 고민을 해봤던 일을 그들은  현재 실천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참여하게 된 목조주택학교였다.

목조주택학교 첫날, 전국에서 수강생들이 몰려들었다. 최종수 신부님이 전국에 있는 천주교에 홍보를 해 천주교 신자들 중심으로 학생들이 모였는데 대부분 50대 이상의 남자들이었다. 홍일점으로 여성 한 분이 참여했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개개인은 각자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분들이라 첫 만남은 이색적이었다.  

대전에서 온 우드스탁  김한중 사장님이 목조주택 자재 강의를 하고 있다.
 대전에서 온 우드스탁 김한중 사장님이 목조주택 자재 강의를 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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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비가 와 이틀동안 실내에서 이론 공부를 했다. 다들 목조주택에 대한 열의가 엄청나 이론 학습도 재미가 있나 보았다. 목조주택 책을 정해 함께 돌아가면서 읽고 토론을 했다. 물론 책의 내용에 대해서 내가 보충 설명해주고 목조주택에 대해 간단한 강의가 이어졌다.

     

이틀 동안 비가 와 목조주택 이론 공부를 하고 2일 기초 터파기를 하고 목조주택 학교 실기를 시작했다.
 이틀 동안 비가 와 목조주택 이론 공부를 하고 2일 기초 터파기를 하고 목조주택 학교 실기를 시작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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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에 포크레인이 터파기를 했다. 터파기를 할 때 누구나 생각하는 건 집터가 좁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집짓는 터는 돌이 많아 지반이 단단해 기초를 하는데 수월한 편이었다. 첫날에 수강생들을 무조건 못주머니를 채우고 현장에 투입시켰다. 그러나 금방 어설픈 목수들이 다 되었다. 원래 사람이란 완장을 찰 때처럼 목주머니를 차면 목수가 다된 느낌이 드는 법이다.

수강생들이 첫날 기초 폼을 세우고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첫날 기초 폼을 세우고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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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이 망치질을 하는데 처음에는 헛방을 치고 못이 휘어지면서 엉뚱한 데를 때리곤 했다. 기초폼을 세우고 폰 핀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시키자 수강생들이 잘 따라했다. 이젠 폼 작업도 거의 끝나가고 레미콘 타설을 할 시기였다. 그런데 레미콘 타설을 하는데 한쪽 귀퉁이서 폼이 밀리기 시작했다. 수강생들이 그걸 보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밖으로 벽이 밀리긴 하지만 수평은 잘 맞출 수 있다고 안심을 시켰다.

"달구질을 합니다. 이 달구질이 안의 타설을 잘하기 위함도 있지만 표면의 물을 이용해 수평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물수평이 잡히는 것이죠. 물수평 공법이라고....."

수강생들이 기초폼 작업과 철근을 엮어 넣고 있다.
 수강생들이 기초폼 작업과 철근을 엮어 넣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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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타설로 물수평이 정확히 맞은 모습. 이곳에 외벽 뺑 둘러 앵커볼트를 심는다. 약간 폼이 밀리기도 했지만 물수평으로 맞춘 바닥 수평은 거의 5mm 이상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건 표면에 한치각을 박아놓고 달구질로 자연스럽게 물수평을 보기 때문이다.

걱정한 것에 비해 바닥 수평을 재보니까  5mm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거의 수평이 맞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나무의 두께도 그 정도 차이는 나고 휘어짐이나 줄자의 오차도 그 정도는 될테니까 거의 수평이 맞는다고 보고 공사를 진행해도 될듯하다.


드디어 1차 관문인 기초공사가 끝났다
 드디어 1차 관문인 기초공사가 끝났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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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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