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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개혁 진영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와 야4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위한 정책 협약서에 11일 서명했다. 6.2지방선거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른 무상급식을 적극 내세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반면 이날 오전까지 후보단일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 무상급식 바람을 차단하고자 했던 보수우익 진영 교육감 예비후보들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보수우익 후보들은 14일(후보 등록 마감 시한) 오전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정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했다. 전날까지 단일화 방법을 두고 여론조사와,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종합한 '추대'로 엇갈렸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 그렇지만, 여론조사 방식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상곤 후보는 자신의 상징이 된 무상급식으로 한 발 더 치고 나간 반면, 갈 길 바쁜 보수우익 후보들은 여전히 '단일화' 고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상곤은 무상급식 정책 협약, 보수우익 후보단일화는 '아직'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한 경기도운동본부' 주최로 11일 오전 수원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협약식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와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김진표(민주당)·안동섭(민주노동당)·심상정(진보신당)·유시민(국민참여당) 후보가 참석했다.

 

이들은 앞치마와 조리모자를 착용하고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라 적힌 식판을 들고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다짐했다.

 

이어 이들은 ▲ 지역 농민이 생산한 친환경 먹을거리를 학생들에게 제공 ▲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시·군 지역에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 ▲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급식위원회 구성 ▲ 학교 급식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이 담긴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무상급식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전라북도인데, 전북의 재정 자립도는 16개 시·도 중 15위에 불과하다"며 "결국 무상급식은 재정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 중인 군인이라면 누구나 무상급식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에 대해) 부잣집 출신은 급식비를 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정부 여당과 보수우익 진영의 '선별적 무상급식'을 비판했다.

 

김진표 민주당 후보는 "김상곤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단계별로 실시해 3년 안에 완성하겠다는 것인데 자치단체가 동의해 교육청-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가 3분의 1씩만 예산을 부담하면 내년이라도 당장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는 "도지사가 되면 학교에서 밥 먹이는 문제만이 아니라 방과 후 학생들의 전인교육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는 "무상급식은 이미 모든 게 다 준비돼 있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동의만 남았었다"며 "하지만 이젠 두 사람의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이, 여기 있는 분들이 당선돼 집행하기만 된다"고 도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안동섭 민주노동당 후보는 "무상급식은 이젠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앞으로 무상교육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오늘의 이런 협약식이 앞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한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BS,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이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의제는 무상급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급식에 대한 후보자와 정당의 태도를 투표 결정에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74.8%로 가장 높았고, 4대강 사업(63.3%)과 세종시 이전 문제,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 공개, 천안함 사건 등이 뒤를 이었다(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2.8%포인트).

 

이런 표심을 바탕으로 김상곤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인지도와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야4당은 앞 다퉈 무상급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기도 보수우익 교육감 단일후보, 14일 오전까지 여론조사로 결정

 

반면, 여당을 비롯한 보수우익 진영의 후보들은 보편적 무상급식이 아닌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하는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맞서고 있다.

 

경기도지사 재선 도전을 선언한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는 그동안 "무상급식은 북한식 사회주의 정책", "학교가 무료급식소인가"라는 발언을 통해 무상급식 반대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또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했고, 다시 올해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으로 출마하는 37명의 후보 모두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상곤 후보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는 보수우익 진영의 강원춘·정진곤 경기도교육감 후보들 역시 보편적 무상급식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보수로 분류되는 문종철 후보는 무상급식 취지에는 찬성하고 있다. 한만용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해 아직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강원춘·정진곤 두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한다는 원칙 아래 여론조사 기관 선정, 질문 내용 등을 조율하고 있다. 문종철 후보는 '단일화가 성사되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며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단일화 논의 테이블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지지율이 높은 강원춘·정진곤 후보 중 한 사람으로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행동할 여지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한만용 후보는 단일화 논의 자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원춘·정진곤 두 후보는 한 후보의 지지율이 높지 않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누가 단일후보로 결정되든 보수우익은 무상급식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이들은 '반김상곤·반전교조'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반전교조'는 여당의 주요 선거 전략 중의 하나다. 결국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무상급식 vs. '반김상곤·반전교조'의 대결이기도 하다.


태그:#무상급식, #김상곤, #강원춘, #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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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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