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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안식처

 

"바쁘지 않으시면 숲에 오셔서 머리 식히고 가세요. 막 철쭉꽃이 피고 있네요."

 

자작나무 숲 미술관 원종호 관장의 전화였다. 이즈음 나는 6 ‧ 25 한국전쟁과 8 ‧ 15 광복절을 앞두고 이 기념일과 관련 책을 펴내기로 한 바, 그 마무리로 무척 바쁘다. 하지만 철쭉이 핀다는 꽃소식에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나는 곧장 컴퓨터를 끈 뒤 카메라를 메고 자작나무 숲 미술관으로 갔다.

 

2004년 봄, 내가 서울을 떠나 이 고장(횡성 ‧ 원주)으로 내려온 뒤 몸과 마음이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몹시 받을 때 찾는 곳이 자작나무 숲 미술관이다. 안흥에서, 원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전재고개를 넘거나 시계(市界)를 벗어나면 피로와 스트레스는 이미 반 이상 사라져 버린다. 42번 국도변 우천면 둑실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려 표지판을 따라 1. 5킬로미터 정도의 길을 걸으면 곧 흙길이 나온다. 다시 그 길을 따라 계속 걷노라면 나는 어느덧 소년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자작나무 숲 미술관은 원종호 관장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1만여 평의 야산에다가 당신이 1991년 백두산 등정에서 본 자작나무 숲에 감동을 받은 나머지 자작나무 묘목 1만여 그루를 이곳에다 심어 20년째 정성으로 가꿨다. 당신은 이 숲을 가꾸고자 날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손수 낫과 괭이, 호미로 심혈을 기울여 가다듬었다.

 

이 숲에는 제초제나 농약이 없는, 자연 그대로 재래의 농기구로 가꾸었기에 쾌적한 맛이 더욱 넘친다. 주인은 가능한 자연 그대로 숲을 가꿔 인공에서 오는 거부감이 없다. 20여 분 타달타달 걸어 이 미술관에 이르면 내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지게 마련이다.

 

 

길가 조팝나무 꽃에 넋을 잃으며 자작나무 숲 미술관에 이르자 원 관장이 반겨 맞았다. 올해는 그동안 일기가 순조롭지 못해 철쭉꽃이 예년에 견주어 일주일 정도 늦게 피고 있단다. 나는 찻집으로 들자는 관장의 호의도 뿌리치고 곧장 철쭉 꽃길을 따라 철쭉동산에 올랐다.

 

 

 
 

 

 

 

 

 

 

덧붙이는 글 | 자작나무 숲 미술관 : http://www.jjsoup.com/


태그:#자작나무 숲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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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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