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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방일민 하사의 시신이 임시안치소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군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방일민 하사의 시신이 임시안치소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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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6일 오전 2시 20분]

"우리 아들 보게 들여보내 줘"... 일부 가족 실신으로 구급차에 실려가

밤이 깊어진 평택 2함대 내 임시가족텐트. 16일 새벽, 시간이 지날수록 기온이 내려가면서 임시가족텐트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난로 주위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실종 장병의 시신이 헬기장에 도착할 때마다 가족들은 울부짖었으며, 일부 가족들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일부 실종 장병 어머니들은 유가족들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검안 때 들어가지 못하게 했지만,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봐야 한다"며 검안소로 향했다.

특히 검안이 끝난 강준 중사 시신이 가족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안치소로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유가족들은 "왜 말 안 하고 들여보내냐"며 화가 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에 다른 유가족들도 "이게 군인대우야? 송장취급이지"라며 "온 식구가 기다리는데 말도 안 해주고 왜 혼자 살짝 (안치소로)들여보내. 마지막 가는 길을 왜 혼자 들여보내!"라고 항의했다.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해군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의 시신이 의무대에 도착하자 유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군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의 시신이 의무대에 도착하자 유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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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이 평택 2함대로 속속 도착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이 현실이 믿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김 중사의 부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김종헌 중사의 시신을 보자 아무 말도 못한 채 손발을 부르르 떨었다. 잠시 의자에 앉아 발을 구르며 울던 김 중사 부인은 나지막이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승원 하사 시신이 임시안치소에 안치되자 서 하사 어머니는 "아이고 어떡해 승원아"라고 말하고 바로 실신했다. 서 하사 어머니는 잠시 후 정신을 차려 서 하사의 시신에 다가가려다 유가족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김선호 상병 시신을 본 가족들은 침착한 상태에서 차례대로 시신의 얼굴 부분에 입을 맞추었다. 김 상병 아버지가 아들의 얼굴 부분을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자 어머니 역시 "아들 사랑해"라며 입을 맞추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읜 김선명 상병 시신을 본 유가족들은 "선명아, 엄마한테가. 엄마 옆에 가라 선명아. 엄마 옆에 가가 있어라"라고 말하며 침착하게 시신을 안치소로 보냈다.

김경수 중사 부인 "우리 오빠 맞대?"

해군이 시신 확인 과정에서 김경수 중사의 시신을 문영욱 하사로 헷갈린 것과 관련해 김경수 중사 부인은 크게 분노했다.

김 중사 부인은 남편의 이름이 아닌 낯선 이름이 쓰인 시신 앞에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억울해서 어떡해. (시신이) 엉뚱한 이름으로 왔어 어떡할 거야"라며 항의했다. 김 중사 부인은 "우리 오빠 맞대?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라며 울부짖었다.

[2신 : 16일 오전 0시 20분]

실종자 가족들, 주검 된 자식 앞에 '오열'

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에 도착하자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에 도착하자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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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시신이 도착할 때마다 평택 2함대 내 설치된 임시가족텐트에서 대기하던 가족들은 오열했다.

헬기에서 시신이 옮겨질 때마다 가족 두 명은 시신과 함께 검안을 위해 의무대로 향했다. 나머지 가족들은 미처 시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헬기로 수송된 시신들은 미리 준비돼 있던 구급차에 실려 의무대로 향했다. 시신이 의무대로 들어서자 입구에 도열해 있던 해군 20여 명은 "필승" 거수경례로 예우를 갖췄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현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검안이 끝난 시신들은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하얀 컨테이너 임시안치소에 안치되고 있다. 현재 모두 3개의 컨테이너가 마련돼 있으며, 하나에는 시신 24구 정도 안치가 가능하다.

"44명 다 올 때까지 여기 있을 것"

두 번째 헬기에서 옮겨진 이상민 상병의 시신이 의무대로 이동하자 가족 두 명이 검안을 위해 동행했다. 나머지 가족들은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하얀색 텐트에서 대기했다. 이 상병 가족은 "내 동생이 왜 여기 있어"라며 오열했다.

안동엽 상병 시신이 도착하자 유가족들은 "어떻게 해 어떻게 해"라며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검안이 끝난 이상민 병장 시신이 안치되려 하자 이 상병 어머니는 "아들아... 허 헉... (숨 넘어가는 소리)"를 부르며 두세 걸음 따라가다 제자리에서 망연자실한 듯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

첫 헬기에 실려 온 서대호 하사 시신도 검안을 마치고 안치됐다. 서대호 하사 어머니는 "사랑하는 대호야 엄마가 왔다"며 "엄마 사랑한다고 했잖아, 우리 아들 언제 보노"라고 오열했다. 가족들이 서 대호 어머니를 숙소로 모시려 했지만 "44명 다 올 때까지 안 갈 거야, 대호만 찾았다고 못 가"라며 숙소 대신 임시가족텐트로 발걸음을 돌렸다.

임재엽 중사에 대한 검안을 마치고 나온 가족들은 미처 함께 들어가지 못한 가족들에게 "허리에 긁힌 자국이 있고 허벅지 타박상 있더라"며 "손에 기름이 묻어 있는데 비교적 시신이 깨끗하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임 중사 어머니 등 유가족 7명은 검안을 마친 시신이 나오자 "재엽아 재엽아"부르며 시신을 따라갔다 이내 주저앉았다.

이어 세 번째 헬기에서 박정훈 상병 시신, 신선준 중사, 강현구 병장 시신이 도착했다. 강현구 병장 어머니는 가족들이 시신 쪽으로 가지 못하게 막자 "잠깐만 갔다 올게"라며 시신 쪽으로 달려가 오열했다. 옆에 있던 강 병장 할머니도 "할매 아프지 말라더만. 할미는 안 아픈디... 니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네 번째 헬기를 통해서 서승원 하사, 차균석 하사, 박석원 중사 시신이 도착했다. 시신이 도착할 때마다 임시가족텐트에 대기하던 가족들은 오열을 거듭했다.

한편, 15일 밤 11시 30분 현재까지 27구의 시신이 평택 2함대에 도착했다.

[1신 : 15일 오후 9시 45분]

수병들, 싸늘한 주검으로 평택 2함대 '뒤늦은 귀대'

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들이 임시 안치소가 마련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운구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들이 임시 안치소가 마련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운구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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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천안함을 타고 나갔던 수병들이 천안함 침몰 20일만인 15일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평택 해군 2함대로 '뒤늦은 귀대'를 하고 있다. 오후 8시 30분 현재까지 이곳 임시 안치소에 안치된 시신은 모두 12구다.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이상준 하사의 시신을 실은 첫 헬기는 이날 오후 5시 20분경 독도함을 출발해 1시간 20분 후인 오후 6시 10분 평택 2함대 사령부에 도착했다. 이어 이상민 병장, 안동엽 상병, 임재엽 중사, 신선준 중사, 강현구 병장, 박정훈 상병, 박석원 중사, 서승원 하사, 차균석 하사 시신이 각각 도착했다.

평택 2함대에 도착한 시신은 검안 과정을 거친 뒤 의무대 옆 임시 안치소에 안치됐다. 시신검안은 유족만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애가 기름 속에 있었나 봐"

15일 오후 경기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 천안함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첫번째로 헬기로 옮겨져 군인들이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5일 오후 경기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 천안함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첫번째로 헬기로 옮겨져 군인들이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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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20분 독도함을 출발한 첫 UH헬기가 평택 2함대 헬기장에 내리면서 본격적인 안치절차가 시작됐다. 의장대의 영접 속에 태극기로 싸인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의무대 내 검안소로 운구됐다.

이어 이상준 하사와 방일민 하사의 시신이 각기 앰뷸런스에 실려 차례로 도착했다. 이들이 귀대하는 데는 20일이 걸렸지만 들것에 실려 의무대 건물에 들어서는 데는 12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들의 시신이 도착하자 부모들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저마다 "내 새끼 어떡해. 우리 아들 살려내"라고 오열하며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검안소로 향했다. 의무대 마당 한켠에 도열하고 있던 부사관 동기들도 이 모습에 눈시울이 불거졌다.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보고 나오면서 "우리 애가 기름 속에 있었는지, 기름범벅"이라며 "시신이 왜 새파랐냐"고 흐느꼈다.

시신들이 헬기를 통해 속속 평택 2함대에 도착하자,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숙소는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실종자의 생환을 바랐던 가족들은 이제 시신이라도 수습하길 바라는 모습이다.

한편, 해군 측은 의무대 부근 잔디밭에 대형 천막을 치고 시신 수송 밤샘 작업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5일 오후 경기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 천안함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첫번째로 헬기로 옮겨져 군인들이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5일 오후 경기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 천안함 서대호 하사의 시신이 첫번째로 헬기로 옮겨져 군인들이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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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들이 임시 안치소가 마련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운구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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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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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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