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은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를 올해 10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두만강변에서도 창지투(창춘-지린-투먼) 선도구 개방사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승격시켰다. 북한이 올해 1월 중국 지린성과 가까운 함경북도의 라선(라진-선봉)시를 특별시로 지정한 것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된다.
북중 간 경제협력 강화가 남북관계와 남북경협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오마이뉴스>는 3월 15일부터 20일까지 랴오닝성의 선양, 단둥과 지린성의 옌지, 투먼, 훈춘 현지 취재를 통해 이에 대해 살펴봤다. 또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이와 관련, 전문가 기고를 포함해 7~8회의 연재기사를 실을 예정이다. [편집자말] |
북중관계가 이상상태에 빠질 때,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석유지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 되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지원을 중단했다거나 또는 "아예 끊으면 파이프라인이 막히기 때문에 막히지 않을 정도로만 흘려보낸다"는 말도 나돈다.
지난 2월에도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중국은 6자회담 복귀 등 북한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9월 중순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공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보도했었다.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끝나지만, 이런 소식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북한이 석유공급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북석유공급을 맡고 있는 곳이 단둥시의 북쪽 외곽 뤄팡(樓房)에 있는 중조우의수유기공사다. 지역사람들은 '빠사(八三)저유소'라고도 부른다.
지난 달 16일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간 저유소는 '뜻밖에도' 긴장감이 높지 않았다. 평범한 시골마을들과 길을 지나자 7, 8개의 대형 유류탱크가 나타났다. 정문 왼편의 소방서가 이곳이 유류를 다루는 곳임을 보여줄 뿐 별다른 무장경비병들도 없었다. 낯선 사람들에 긴장한 것은 회사 앞 가게주인 아주머니 정도였다. 자신은 들어가고 아이를 내보내 차를 '감시'하게 했다.
그러나 정작 경비실의 한 직원에 물어보니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북한에 수출하는 석유저장소다. 일부는 (중국) 국내에 공급한다. 압록강 지하에 매설돼 있는 송유관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는데, 단둥쪽 압록강변에 송유소 관리시설이 있다. (압록)강 넘어 북한 신의주 쪽에도 파이프가 나와있다. 이런 저유소가 단둥에 또 하나 있다."중국은 북한에게 석유를 싸게 팔거나 또는 무상지원 형태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말대로, 차로 10분 정도 나와보니 압록강변 바로 옆에 은색 파이프들이 촘촘한 송유시설이 나왔다. 그 바로 맞은편 신의주쪽 강변에도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 한 채와 갈색 파이프가 보였다.
북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석유를 공급받는 시설이라고 하기에는, 중국시설과 확연히 비교됐다. 하지만 선양의 한 대북경제전문가는 관련사진을 보고 "북한 측으로 기름이 들어가는 입구"라고 확인해줬다. 중국과 북한 사이의 지하 파이프라인은 11km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1976sus에 대북 송유를 시작했다. 연간 약 50만 톤 정도를 북한에 공급한다는 이 저유소는 1983년에 건설됐으며, 헤이룽장성 따칭 유전과 랴오닝성 랴오허 유전 등에서 석유를 공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