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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친박근혜계 중진들이 '세종시 속도전'의 부작용을 경고하면서 '당론 변경에 성공해도 국회 통과에는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경재 "위에서 한 마디하면 서두르는 모습, 당·정 분리 원칙에 어긋나"

 

친박계 4선의원으로, 그동안 세종시 논란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이경재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이명박계가 추진 중인 '세종시 당론 변경 의원총회' 소집에 대해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그동안) 당이 주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가 청와대에 갔다온(12일 신임 당직자 오찬) 다음부터 의원총회를 하고 끝장을 내자는 것은 청와대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2005년 11월) 당 혁신위원회가 당헌을 개정할 때 당·정분리 원칙에 의한 것 아니었느냐"며 "당시엔 '대통령에 협조할 것은 하지만 우리도 할 말은 한다'는 자세였는데 최근에는 위에서 한 마디 하면 서둘러서 하는 그런 모습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가속화 된 '세종시 의원총회' 추진이 당헌의 당권·대권 분리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를 통해 세종시 원안 수정이 당론화 돼도 친박계는 국회 법 통과 절차에서 협조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각 의원들이 양심에 따라 국회에서 투표할 자유를 보장하고, 당론에 반대되는 투표를 했을 경우 의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그에 대한 소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당헌 73조를 언급하면서 안상수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 민주당으로부터 당론 위배를 이유로 징계를 받은 일에 대해 안 원내대표는 "당론이라는 쇠사슬로 국회의원을 묶어놓고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리모콘 상임위, 리모콘 국회를 만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 말을 인용하면서 "안 원내대표의 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 의원총회'추진을 비판하는 한편,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와의 합당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 (미래희망연대) 지지도가 7.6%나 나오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당선자도 많이 낼 것이고, 수도권은 막상막하의 여야 싸움에서 (미래희망연대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에서 (합당을) 빨리 결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의 미래희망연대 합당 촉구는 6·2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미래희망연대의 협조가 필수적이니, 세종시 문제 등으로 더 이상 친박계를 압박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해봉 "세종시 통과 뒤 2년 반 동안 대통령 얼마나 괴롭겠나"

 

친박계 4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해봉 의원은 한나라당의 세종시 당론 변경이 더 큰 갈등으로 확대될 것을 경고하면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 퇴로"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이 경제나 외교 문제에 있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업적을 쌓은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라면서도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바로 대통령이 해야할 일은 정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됐다고 가정하면 또 이게 일파만파 갈등을 일으켜 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그 많은 경제와 외치 등 업적을 쌓고 있는데도 여야 갈등, 당내 갈등이 계속된다면 이룬 업적들이 이것에 의해 다 상쇄돼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대통령이 얼마나 괴로운 상태 속에서 나라를 운영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을 본다면 진정 대통령을 위하고 장기적으로 임기동안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고민 고민해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세종시 속도전'을 비판했다.

 

정몽준 "대통령의 결단 이유도 생각해야...절차 따라 끝까지 대화"

 

이날 친박계 중진 의원들의 발언은 친이계와 당 지도부가 친이계와 당 지도부의 '세종시 속도전'에 대해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정몽준 대표는 "이해봉 의장님이 '세종시 문제로 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괴롭겠느냐'고 했는데, 대통령이 왜 그런 어려운 선택을 하게됐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답답하고 갑갑하다면서 논란을 끝내라고 하지만, 국가적인 큰 문제인 세종시 문제의 성격을 고려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진지하게 대화했으면 한다"면서 '당내 논의 활성화'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안 원내대표도 "국가의 백년대계인 문제를 놓고 공식적인 당 내 논의기구인 의원총회를 열지 않고 논의를 피해가는 것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의 모습이 아니라고 본다"며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뜻을 확고히했다.


태그:#이경재, #이해봉, #정몽준, #세종시, #친박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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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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