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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연성 회복' 등을 내세우며 서울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가 반환경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여의도·뚝섬 등 4대 특화공원에 설치되는 인공시설물이 전체 시설물의 28.3%를 차지하고, 산책로의 54%가 아스팔트 재질로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왜 더 비싸고 반환경적인 아스팔트 재질 사용하나?"

 

최규성 의원(전북 김제-완주, 민주)은 1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의도·뚝섬·난지·반포 등 4대 특화공원의 인공구조물이 한강 전체 구조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3%에 이른다"며 "한강은 이제 자연보다는 인공구조물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반생태적 표상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한강의 역사성과 자연성을 회복하자는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오히려 인공시설물로 가득 채워진 대규모 토목공사판이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4대 특화공원 중 반포한강공원의 경우 인공시설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2.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여의도공원(26.0%)과 난지한강공원(23.1%), 뚝섬한강공원(11.4%)이 이었다.

 

또한 박상은 의원(인천 중구·동구·옹진, 한나라)도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자전거도로 산책로 분리조성공사'가 기획 당시의 의도와 달리 반환경적인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전거도로 산책로 분리조성공사'는 9개 한강공원에 길이 35.5km, 폭 2km의 산책로를 새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올해 말까지 총 127억 원을 들여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총 35.5km의 산책로 중 19.15km가 아스팔트 재질로 만들어질 예정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산책로의 54%에 해당하는 길이다. 나머지 16.35km는 각각 마사토(15.5km)와 데크(0.85km)로 조성된다.

 

게다가 친환경소재인 마사토 포장재질은 1㎡당 2만7000원~2만8000원대인 반면, 아스팔트 코팅 재질은 1㎡당 4만5000원~4만6000원대였다. 결국 서울시는 훨씬 비싸고 반환경적인 재질로 산책로를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

 

박 의원은 "친환경적 소재로 마사토나 탄성재 포장, 인조잔디블록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아스팔트 코팅 재질을 사용할 경우 빗물, 공기순환이 어려울뿐더러 산책하는 시민들의 무릎관절에도 무리가 갈 수 있어 전혀 친환경적인 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친환경성을 내세우면서 가격대도 비싼 아스팔트 재질을 산책로에 사용하는 것은 서울시의 전시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답변에서 "탄성재로 포장한 곳은 물이 한번 들 때마다 쉽게 훼손이 된다"며 "한강의 지형적 한계, 몇 번씩 홍수가 나는 현실 등을 충분히 감안해 실험한 다음에 건설자재를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상습 침수지역에 웬 특화공원사업?... 2600억 원대 예산 낭비"

 

 

이와 함께 한강르네상스 사업 중 하나인 4대 특화공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2600억 원대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선 의원(대전 서구을, 선진)은 "한강공원사업도 4대강 정비사업처럼 막대한 예산투입과 공기단축 등으로 계획대로 잘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다음 여름철이면 침수될 공간에 26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은 선심성 사업이자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강 4대 공원의 침수는 2-3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반포지구의 경우 상습침수구역으로 지난 10년간 항상 침수가 있었고, 심지어 태풍이 지나가지 않은 올해에도 4차례나 침수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2007년도에 시작한 4대공원 특화사업은 당초 올 12월 말까지가 공사기간인데 지난 9월중 공사가 마무리됐다"며 "공기를 앞당겨 개장한 특별한 이유가 내년도 서울시장 재선 출마를 위해 선거법을 고려해 추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그게 아니라면 개장 전부터 관목이 말라죽고, 시멘트 바닥 곳곳에 금이 가는 등 부실공사 지적과 함께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데 공기단축을 할 이유가 없다"며 "내년도 장마가 되면 한강물로 침수돼 뻘로 가득 채워질 공간에 2600억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은 무리한 공약을 지키기 위한 선심성 예산 낭비 사례"라고 거듭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제주시갑, 민주)도 "무리한 조기완공 독촉으로 공사업체들마저 부실공사를 우려했다"며 "만약 이런 무리한 공기단축이 없었다면 시장은 선거법 제86조에 따라 준공식에 참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상택시 출퇴근 이용율 21.5%에 그쳐... 심지어 15억 원 적자도 기록

 

이와 함께 또다른 한강르네상스사업 중 하나인 수상택시의 출퇴근 이용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상은 의원과 김성곤 의원(전남 여수갑, 민주)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2009년 9월까지 23개월간 수상택시를 이용한 인원은 총 7만 9194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관광 목적은 6만 2416명으로 전체의 78.5%를 차지했다. 출퇴근용으로 수상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1만 7048명으로 전체의 21.5%에 그쳤다.

 

박 의원은 "출퇴근 이용실적이 저조한 것은 한강 접근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평일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강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2007년 도입된 수상택시가 1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승강장 확대 ▲출퇴근 노선 확대 ▲접근성 강화 등을 수상택시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7월 도시계획직 3명을 토목직으로 통합한 점도 눈에 띈다. 서울시에서 내세운 이유는 "인사관리상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강길부 의원(울산시-울주군, 한나라)은 "도시계획 권한의 지방분권화가 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도시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은 더 크게 요구되고 있다"며 "환경도시서울, 디자인서울 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직을 다시 복원시키고 신규 전문인력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국정감사,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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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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