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강화도에 서울의 다문화가정들이 모여 2009년 8월 12일에 강화도 남산 유스호스텔에 서울의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모두'에서 세계의 인형극 공연을 앞두고 있는 결혼이민여성들이 워크샵을 위해 모였다. 같은 결혼이민여성인 나도 부족하지만 강사로 초청 받았고 우선 강화도 며느리로서 강화도에 오실 것을 환영하고 싶은 마음으로 나갔다.
ⓒ 야마다다까꼬

관련영상보기

<오마이뉴스>에 올려진 기사가 계기로 생긴 만남

 

서울의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모두'에서 세계의 인형극 공연을 앞두고 있는 결혼이민여성들이 워크샵을 위해 지난 12일에 강화도 남산 유스호스텔에 모였다. 같은 결혼이민여성인 나도 다문화 강사로서 초청 받았다. 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시민단체의 활동가인 분이 <오마이뉴스>에 올려진 나의 인터뷰 기사를 보신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어른 대상으로 강의를 한 것은 아르바이트로 일본어 강사를 한 것을 빼면 다문화 강사로서 결혼이민자 대상으로 강의를 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강사로 초청 받을 것도 아직 다문화 강사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는 조금 부담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우선 강화도 며느리로서 서울의 결혼이주여성들이 강화도에 오는 것을 환영하고 싶은 마음에 나가고 싶었다.

 

목소리도 작은 내가 다문화 강사 한 이유

 

사실은 나의 고민은 목소리가 작아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자신도 없고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같은 결혼이민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선배로서 뭔가 도움이 될 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나와 같은 결혼이민자들이 다른 지역에 살면서 어떤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목소리도 작은 내가 왜 다문화 강사에 도전하게 되었는지 먼저 그 이유부터 이야기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다문화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그냥 지원만 받을 존재가 아니고, 우리 사회에 의견도 있고, 제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오마이뉴스>에 다문화 가정 기사를 쓰게 된 계기도 큰아들이 학교에서 '다문화 자녀 지원 교육'을 받게 되면서 느낀 점들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그때 다문화 부모로서 일반적인 학교의 '다문화 자녀 지원 교육'에 대해 실망하지 않았다면, '다문화 강사 양성교육'에도 참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사는 이주여성들도 다문화 자녀를 키우면서 그런 경험이 있을지 알고 싶었다. 강의 중간에 참가자들에게 지금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지원에 대한 질문을 해봤다.

 

어떤 한 어머니가 한말은 자원봉사로 대학생이 다문화 자녀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서비스를 받아봤지만, 자원봉사라서 그런지 갑자기 오지 않게 되었던 적도 있었고 했다. 아마 무슨 사연이 있겠지만 다행히도 그 어머니는 원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혹시나 이런 일이 있을 때 예민한 다문화 자녀는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학점으로 자원봉사를 인정하는 학교도 있단다. 내가 처음에 한국에서 공공화장실을 청소하는 중학생을 보고 일본에서는 못 봤던 일이라서 감동받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신으로 봉사활동도 평가 대상이 된다고 들었다. 그런 평가들이 라도 있어서 학생들이 일찍 사회에 참가한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결혼이민자로서 가지고 왔던 것을 살려서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길

 

결과적으로 전날에 고민하면서 준비한 강의안이나 원고대로 이야기하지도 못했고, 나중에 동영상을 보면 너무 자세가 안 좋은 것이나 목소리 작은 것에 후회했다. 하지만 뭔가 기분이 좋았었다. 그 이유의 하나가 버스를 타고 강화도에 오면서 우연히 만난 일본 신문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 신입기자의 일화를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던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강의에서 소개할 수 있었다.

 

일본의 유명한 신문사의 동북 지방지국에서 일하는 그녀는 필리핀에서 온 한 결혼이민여성을 만난 일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 내용은, 그 여성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에서 100년 전통을 가진 두부집으로 시집을 왔고, 16년 동안 두부집 주인인 남편을 도우며 3명의 아들을 키웠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 여성은 두부를 만들 때 남은 두유로 아이들 과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두부와 유부가 중심이던 가게에 두유 푸딩이나 두유 케익 등 두유 디저트를 진열하게 되었다고 한다.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 관광객이 많이 방문는 그 온천지의 새 명물이 되어갔단다. 또 그녀는 주변에서는 '안'이라는 애칭으로 친숙하게 불리는데, 아무에게나 물어봐도 '저렇게 좋은 사람은 좀처럼 없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볼 때, 우리도 이 한국에 땅에 시집오면서 말과 문화 등이 통하지 않은 바람에 많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이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화를 살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을 느낀다.

 

나도 아직 다문화 강사 하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하다. 하지만 뭔가를 전하기 위한 노력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점에서도 여러 나라의 결혼이주여성들과 만나면 오히려 내가 배울 것이 더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같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 다문화 사회가 좀 더 자연스럽게 어울려 가면서 각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우리 신문 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다문화, #이주여성, #도서관, #강화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 이주민영화제(MWFF) 프로그래머 참여 2015~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운영위원 2016~ 이주민영화제 실행위원 2017.3월~2019 이주민방송(MWTV) 운영위원 2023 3월~ JK DAILY 명예기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