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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약제실에서 직원들이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응급환자에게 처방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약제실에서 직원들이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응급환자에게 처방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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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멕시코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 인근에 위치한 미군의 생물학무기 실험실에서 개발됐다. 미국 정부는 이 바이러스를 무기가 아닌 장사수단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지난 2008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의 기세가 한 풀 꺾였다. 미국 생명공학회사 길리아드사이언스사의 타미플루(항바이러스제) 매출도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길리언드사이언스는 물론 타미플루 판매권을 가진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주가도 다시 껑충 뛰어올랐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미 국방장관도 돈방석에 앉았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길리아드사이언스의 최고 경영자였고 국방장관에 취임한 후에도 대주주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05년 조류독감 사태가 일어나자 당시 럼스펠드 장관은 전 세계 미군에 타미플루를 일괄 지급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주장은 신종플루를 둘러싼 음모론 중 하나다. 물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니다. 미국 정부도 길리아드사이언스사도 이에 대해서는 "황당무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혀 사실무근인 것은 아니다. 미군이 신종플루를 개발했다는 부분만 '괴담'일 뿐 길리아드사이언스와 그 대주주인 럼스펠드 전 장관의 '대박'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각국 정부의 이해관계, 신종플루 의약품을 둘러싼 이득 등 사실을 정리하다 보면 음모론이 나오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퍼지면 럼스펠드는 떼돈을 번다

신종플루 음모론 중에는 "세계 정부가 인구조절을 위해 바이러스를 개발했다"거나 "알카에다가 연계돼 있다" "오바마를 암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황당한 주장도 있지만, 대표적 음모론 '백스터 자작극' 설은 그 근거가 꽤 탄탄하다.

미국 백스터 인터내셔널사와 WHO(세계보건기구)가 손을 잡고 신종플루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이 음모론은 익명의 네티즌이 아니라 시티 파딜라 수파리 인도네시아 보건장관이 지난 4월 기자회견을 통해서 펼친 주장이다.

당시 수파리 장관은 "100% 확신할 순 없지만 (선진국 제약사 이익 때문에) 신종플루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WHO가 서방국가 제약회사에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샘플을 제공하고, 이를 독점한 선진국들은 백신을 개발해 저개발국에 비싸게 팔고 있다는 것이다.

수파리 장관은 <세계가 바뀌어야 할 때>라는 책에서 "미국은 WHO와 손잡고 생물학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바이러스 샘플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미국 정부의 뜻에 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 발생 이후 인천공항 내 약국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 발생 이후 인천공항 내 약국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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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신종플루 바이러스 유포 용의자로 지목한 백스터는 신종플루가 발생한 지 얼마 안된 지난 4월 백신 개발을 시작했고, 세계 각국과 대량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에 발맞춰 WHO(세계보건기구)는 6월 신종플루 대유행을 선언했다.

특히 백스터가 의심을 받는 것은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퍼뜨릴 뻔했던 지난해 12월 사고 때문이다. 당시 백스터는 조류 인플루엔자 병원체가 섞인 인간 인플루엔자 백신을 18개국에 보냈다.

다행히 체코 정부가 문제의 백신으로 동물실험을 하다가 이 사실을 확인한 덕분에 큰 사고는 막았다. 실험에서 오염된 백신을 맞은 흰족제비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이에 대해 백스터 측은 "실수인 것 같다"고 밝혔지만, 완벽한 밀폐설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수준 제약사답지 않은 설명이었다.

왜 하필 멕시코에서 바이러스가 탄생했을까

신종플루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 역학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설'이 하나 더 있다. 여기에도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등장한다. 기업화된 축산공장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했고 동물의 품종이 획일화되면서 바이러스가 쉽게 번져나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종플루 발원지로 알려진 멕시코 라글로리아 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스미스필드사가 세운 양돈공장이 있다.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돼지의 배설물로 인한 악취를 호소했다. 원흉으로 의심하고 있다. 스미스필드사는 지난 2000년에는 미국에서 분뇨 무단배출이 적발돼 1260만달러 벌금형을 받은 적도 있다.

음모론과 달리 전문가들도 여기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은 "전세계 돼지나 닭들이 똑같아지고 있다, 가축과 인간이 같이 사는 중국·동남아 등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한 뒤 세계화의 속도대로 확산된다"면서 "굳이 일부러 바이러스를 개발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의 불행은 최초 바이러스 발생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9일 현재 이 나라에서는 164명이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었다. 멕시코국립대학 연구소의 전염병 전문가 호세 시푸엔테스-오소리오에 따르면, 많은 환자들이 병원비를 아끼려고 발병 직후 3~4일간 자가치료를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쳤다. 멕시코 약국에서는 신종플루 치료제를 팔지 않거나 팔더라도 비싼 가격을 받았다.

이같은 비극이 멕시코만이 아닌 세계 저개발국의 공통적 운명이다. '백스터 자작극' 음모론이 인도네시아에서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전세계 조류 인플루엔자 사망자 중 절반 가량인 104명이 인도네시아에서 나왔지만, 정작 관련 사망자 샘플을 공유하도록 WHO가 지정한 국가에서 이 나라는 빠져 있다.

음모론은 가짜지만, 공포와 절망은 진짜

신종 인플루엔자 국내 감염자 수가 3천30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플루 감염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를 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 국내 감염자 수가 3천30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플루 감염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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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물론 보건의료단체들도 '신종플루 음모론'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소문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종플루 음모론'에는 정부의 오락가락 뒷북 대응을 지켜보는 공포,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돈을 버는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불신 등에 대중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한국 보건당국은 물론 WHO도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공식 질병통계마저 포기한 상태"라면서 "정부는 믿을 수 없고 객관적 정보도 구하지 못하는 대중들이 인터넷에 몰리면서 음모론이 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당장 사람들이 병으로 죽어나가는데 약도 구할 수 없고 누군가는 이 상황을 이용해 떼돈을 번다면 '저 놈들이 바이러스 만드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신자유주의 의료 현실의 모순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절망이 음모론에 드러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로슈·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신종플루 치료제를 공급하는 대형 제약사들은 올해 선진국에서 18억 달러, 개도국에서 12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럼스펠드 전 장관은 지난 2005년 조류독감 사태에서 100만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일반 국민을 위한 신종플루 안전수칙
외출 후 귀가했을 시 다중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후 기침이나 재채기를 손으로 가렸을 경우에는 즉시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평소에도 손 씻기를 생활화 한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기침 목 아픔 콧물이나 코 막힘 중 하나 이상)이 있으면 학교 영화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료를 받도록 한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에는 반드시 휴지나 손수건 또는 옷으로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지킨다.

특히 고위험군(만성질환자 임산부 65세 이상 노인 59개월 이하의 소아)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더욱 주의를 요한다.

발열 호흡기 증상으로 의료기관 내원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으로 내원했음을 미리 병원관계자에게 알려 일반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도록 한다. (자료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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