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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의자에 앉은 채로 조문 온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맞고 있다.
 1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의자에 앉은 채로 조문 온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맞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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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홍일 전 의원이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내기 직전 온 힘을 다해 내뱉은 말이라고 한다. 김 전 의원은 투병 중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사력 다해 아버지에 전한 마지막 말

그가 앓고 있는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대부분 침대에 누워 생활할 정도로 몸 상태가 불편하다고 한다. 최근엔 그나마 상태가 조금 나아져 앉아서 생활하고 웃는 등 감정 표현은 할 수 있지만, 말은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가 아버지를 보내며 부른 "아버지"는 사력을 다한 '마지막 인사'였던 셈이다.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에도 불편한 몸으로 아버지 영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꽃을 올려보려 애를 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던 37일 동안에도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됐을 때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의원은 모두 세 번 병원을 찾았는데, 그중 두 번째 방문 때는 이희호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의 귀에 대고 '홍일이도 건강이 좋아져서 병원에 왔다, 좋은 일이 너무 많다, 그러니 빨리 일어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 앓는 '파킨슨병'... 신군부로부터 아버지 지켜낸 '흔적'

지난 2005년 무소속이었던 최인기 의원의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홍일 전 의원의 모습.(자료사진)
 지난 2005년 무소속이었던 최인기 의원의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홍일 전 의원의 모습.(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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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이 앓는 파킨슨병은 아버지와 함께 질곡 많은 현대 정치사를 견뎌낸 흔적이다. 지난 1980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중앙정보부에 끌려갔을 때 당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측근들은 짐작한다.

최 비서관은 "당시 김 전 의원은 '아버지가 빨갱이지? 불어!'라는 추궁에도 온몸을 던져 아버지를 지켰고, 그 때문에 허리 등 신경계를 많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생전의 김 전 대통령도 큰아들에 대한 마음이 애틋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의원은 마지막 의정생활을 한 지난 17대국회 이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예전과 달리 눈에 띄게 수척해진 사진이 보도되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돼버렸다. 너무 슬프고 분노가 치민다"(정아무개씨), "아프다는 기사는 많이 봤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역사의 피해자다"(아이디 '공조팝나무') 등의 그를 애석해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희호씨 '탈진'... 일기는 2~3일 내로 공개될 듯

평생의 '동지'를 먼저 떠나보낸 부인 이희호씨도 심신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이씨는 전날과 달리 이날은 내내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경환 비서관은 "(오후 4시 30분) 현재 여사님은 병원 20층 병실에 계신다"며 "오후에 탈진해 링거를 맞았으나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유지가 담겼을 것으로 짐작되는 일기는 현재 '해독' 중이다. 대부분 한자로 적혀 있어서다. 최 비서관은 "일기를 100%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현재 해독 중"이라며 "2~3일 내에 주요 내용과 마지막으로 일기를 쓰신 날짜 등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김홍일, #김대중, #파킨슨병, #이희호,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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