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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구 교수 "어떻게 일식있는 날 저런 법을 처리"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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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때도 날치기는 있었지요. 하지만 그때는 중계방송은 없었습니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날치기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한 자들입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주 당당하던데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거지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지난 22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언론악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평화박물관에서 만난 그는 전날 "아수라장 국회의 생중계를 쳐다보면서 '사사오입 개헌'이 생각났다"면서 "이승만이 이미 부결선언된 개헌안을 다음날 가서 가결시킨 것은 애교로 봐줄 정도"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교과서에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이 나와있는 데 어제는 투표종료 선언 뒤 바로 재투표 했다"면서 "그 회기에서 바로 의결 못하고 부결됐으면 부결된 것인데 불성립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행태는 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다수의 횡포"라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사직을 하든 안 하든 장외 투쟁이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국민뿐 아니라 국회의원까지 밖으로 내몰고 거리의 정치를 나오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날치기 법안 처리에 대해 이 같이 분석했다.

 

"우린 언론 통제 당했던 역사적 경험이 있습니다. 하나의 목소리로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이 있고 심지어 한나라당 내에서도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룰은 지켜가면서 하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정권은 마구 밀어붙이기만 합니다. 단기 승부에만 집착하는 것입니다. 남은 3년 반 동안 단물만 쏙 빨아먹고 나가겠단 거지요. 그 이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는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족속들이 정권을 잡고 밀어붙이니까, 환장할 노릇이지요."

 

하지만 그는 "우리 국민은 그런 폐해를 무력화시키는 정치를 할 것"이라면서 "가령 3당 합당 하면 일본의 자민당처럼 50년 집권할 줄 알았겠죠, 그 때 민자당 의석은 약 220석이나 됐습니다, 결국 양당제 구도가 됐지만 국민이 7년 만에 정권교체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쫄았는데 49재를 넘기고, 6.10 범국민대회를 넘기니 '아! 이제 됐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지만 슬픔은 끈적하게 오래가는 것입니다. 바로 폭발하지 않죠.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에 많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 제일 와 닿는 것이 '평생 꼭 투표하겠습니다'라는 글귀였어요. 정권을 잘못 뽑으면 이렇게 골치 아픈지 알게 된 거죠."

 

그는 "국민들은 지금 잘못 산 집(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유)에 대한 계약을 당장 파기할 수 없어서 거리로 몰려나오고 있는 데, 현 정권은 제발 계약 파기해달라고 고사를 지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최재혁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언론악법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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