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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가 끌어올린 깨진 청자 한 조각이 한국 수중 문화재 역사를 연일 바뀌어 놓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2일 오후 1시 충남 태안군청 중회의실에서 이건무 문화재청과 수중발굴위원회, 태안해양문화재추진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브리핑을 갖고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우리나라와 중국의 도자기 380여점을 인양하고, 2척의 선체가 매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재는 2척의 선체만을 확인했으나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이 15개 이상으로 통상 한 배에 2의 닻돌을 사용하는 관례로 볼 때 인근 해역에 5척 이상의 배가 침몰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발굴이 진행 중인 해역에 대한 기록을 보면 원래 난행량(難行梁)이라 부르던 지역으로,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과거 조운선의 침몰 사고가 빈번하자 안흥량(安興梁)이라고 이름을 바꿔 선박 운행의 안전을 빌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려시대부터 안흥정(安興亭)이라는 국제적 객관(客館)을 두어, 국가 간 사신선 및 무역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해온 지역이라는 것을 입증하듯 이번 발굴조사에서 시대와 국적이 다른 다양한 도자기가 출토되었다. 이는 이 지역이 국제 무역 항로로 중요한 지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눈길을 끄는 것은 다량의 석탄 덩어리가 나와 고려시대에 석탄을 땔감으로 사용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는 점이다. 학계에서는 이 부분에 주목을 하고 있는데 석탄재와 더불어 화목과 솔방울 철제솥, 청동수저, 맷돌, 닻돌, 볍씨 등 선상생활용품등도 나와 당시 생활상도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최초로 발견된 목간에 이어 당시 것으로 보이는 죽간과 목간편이 각각 1점씩 발견이 되었는데, 우리나라 수중발굴에서 죽간이 발견된 것은 최초이나 묵서 내용은 뚜렷하지 않아 판독이 어려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국립해양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이곳에서 인양된 도자기의 종류는 고려와 조선시대, 중국 등 매우 다양한데 우리나라 도자기는 11C경 해무리굽청자부터 14C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려청자와 15C 분청사기, 17~18C 백자 등 조선시대 도자기도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중국 도자기는 송대 부터 청대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가 인양되었다. 송·원대(宋·元) 청자, 백자, 도기 등이 인양되었고, 일부에는 도자기의 주인을 표시하는 묵서명도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브리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마도Ⅱ구역은 넓은 지역에 걸쳐 유물이 산포되어 있으며, 특히 암초지역(마도 북동쪽)을 중심으로 다량의 유물이 산포되어 있다"며 "마도Ⅱ구역은 조류의 의해 매몰되었던 유물이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습유물이 여러 시대에 거쳐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사고다발 해역으로 판단해 연장조사 시 집중매장처가 존재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또 "태안 마도 지역은 중장기 조사계획을 세워 정밀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 태안 마도 인근 해역의 수중고고학·역사학적 중요성을 고려하여Ⅰ구역, Ⅱ구역 선체 발굴 및 광역조사를 위한 연장 발굴조사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태안, #문화재청, #고려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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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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