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의 '미스터 쓴소리'라 불리는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첫 방송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현 여권의 국정운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용갑 상임고문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중에서는 '무지한 백성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정치를 할 줄 모르냐, 실망이다'라고 한다"라면서 이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를 질타했다.

그는 "10년 만에 정권을 찾아왔는데 벌써 1년 반도 안 되어서 이명박 정권은 현재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북한은 막무가내로 핵과 미사일로 협박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민심은 바닥을 치고 여야 할 것 없이 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비가 안 와도, 흉년이 들어도 임금님 탓이라 했다. 지금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직전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는 것은 이 나라에 변고가 생긴 것이다. 국가 원수로서  민심 수습에 도움이 된다면 도의적인 사과에 특별히 인색할 필요가 있겠나?"라며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주문했다.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청와대 방침에 대해서는 "너무 경직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이 정국을 돌파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내각 개편이 좋은 카드다. 늘 이야기하지만 정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그런 개편해도 별 효과가 없다"고 충고했다.

김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민심을 바로잡고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은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다. 이번에야말로 정치적으로 한 번 보여줘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에 대해선 "현재 역학구조 속에서는, 특히 관리형 대표체제하에선 당 대표가 누가 되든 크게 역할이 바뀔 수가 없다"라며 "대통령이 바뀌고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야 그게 우선이다. 당대표를 바꾸는 것은 후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모든 시스템을 그대로 놔두고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 대표를 바꾼다' 하는 과정에서 또 친박-친이 이렇게 대치하고 갈등하고 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비칠 때에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