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오 ..."

상갓집에 가면, 의례히 들을 수 있은 곡소리이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얼마 전까지 상갓집에서는 전문 곡소리꾼을 고용하기도했다. 물론 부잣집에 국한 것이기는 하지만, 자식들이 며칠동안 계속 곡소리 하기 힘드니까, 다른 사람에게 "아이고 아이고" 그런 곡소리를 대신 시켰다.

곡소리는 한국의 장례 문화를 잘 표현한다. 사람이 죽으면 슬픈 것이 당연하기는 하지만,그 슬픔을 극대화하려는 음향효과가 곡소리이다. 원래는 슬픔에서 우러나오는 소리가 곡소리이지만, 실제로 들어보는 곡소리는 의례적 슬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망자와 관련이 전혀 없는 전문 곡소리꾼의 곡소리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한국 장례문화를 보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망자는 그런 멜로 드라마를 즐길까?  진정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그러한  곡소리를 듣고도 망자는 "내가 죽었다고 자식들이 참으로 슬피 우는구나. 내가 죽었어도 귀신이 되어서 자식들을 잘 보살펴주어야지", 그런 생각이 들까?

아니다. 곡소리는 망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문상객을 위한 쇼인 것이다. 슬픔의 쇼에 '곡소리'라는 음향 효과가 빠지면 안되는 것이다. 그 음향효과를 내기 위해 돈을 주고 전문 곡소리꾼을 사오는 것이다.  '곡소리' 라는 음향 효과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리하여, 장례식은 으레 눈물 바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서양에서 보는 장례식은 눈물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훔치는 문상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사람은 아주 극소수이다. 장례식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눈물이 찔끔찔끔 나는 그런 노인들이다. 물론, 사고사와 자연사의 경우가 다르기는 하다. 사고사,그 급작스런 죽음에 대한 슬픔은 당연히 자연사하고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서양 장례식에서는 눈물을 흘려야 된다는 압박감이 없다. 상주들은 "아이고 아이고" 그런 곡소리를 내야할 책무가 없다.

만약, '노무현 의문사' 그러한 죽음이 서양의 어느 국가, 이를테면 내가 사는 호주에서 발생했으면 그 장례식은 어떠하였을까? 한국처럼  눈물 바다를 이루는 '바보 노무현 멜로 드라마' 가 전국을 뒤덮을까? 눈물을 짜지 않으면, 사람이 아닌 짐승이 되는 그러한 쑈쑈쑈가 호주 전국을 강타할까? 

 

눈물 짜기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극성을 이룬다.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바보 노무현" 그러한 배너 달지 않으면, 사람 취급 못 받게 생겼다. 그런 일이 서양에서도 발생할까? 오마이뉴스도 별반 차이 없다. 모든 블로그 뉴스들은 "근조" 그런 표시를달아 놓고, 또 그런 눈물 짜는 글들만 메인에 올린다. 

 

인터넷 장사들도 멜로 드라마, 아니 소프 드라마에 편승하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인 모양이다. 평소에는 "노무현 그 놈 때문에 ..." 라고 욕을 하던 사람들도, 눈물을 찔끔짜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이 멜로 드라마의 효과음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오 ...." 그런 곡소리가 전국을 메아리친다.  

그런데, '노무현 의문사' 같은 사건이 호주에서 일어나면, 어떠할까?  단언컨대, 그런 곡소리는 없다. 그런 멜로 드라마도 없다. 대신 그 의문사를 밝히기 위해 로얄 커미션 (특검과 비슷한 특별 진상조사위원회)이 당장 구성될 것이다. 의문 투성이인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우는 사람은 단연코 없다. 그 대신 분노의 목소리로 이렇게 외칠 것이다.


"Justice!"


그렇다, 이러한 사건에서 필요한 것은 눈물짜기가 아니라 정의에 대한 요구이다. 죽음 자체도 의문 투성이지만, 수사도 허점 투성이다.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 자살"이란다. 도대체, 말 같은 소리인가? 이것을 "똑바로 밝혀내라" 그런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오오오." 그딴 눈물 짜기나 하고 있남?

'바보 노무현'이 과연 맞는 말 같다. 정치도 바보 같게 하더니, 죽음도 바보 같이 하고, 죽음 후도 바보 같다. 그가 선택했던 그의 최측근들이 하는 꼴을 보라!  자살의 증거가 명백하지 않고 의문 투성이인데도, 문제 제기하는 "측근"이 전혀 없지 않은가?  이런 자들을 최측근으로 두고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니, 제대로 된 정치를 했겠나?  노무현씨 가족은 어떤가? 눈물만 흘리고 있지 않은가?  과연 '바보 노무현'의 가족들이다. 그런 가족을 어떻게 믿고 노무현씨는 평생을 살았나?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 죽었어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씨가 누군가?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타살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의문사다. 그런데도, 눈물이나 질질 짜는 '바보 노무현 멜로 드라마'에 모두 동참할 것인가? 그것은 그 죽음을 만들어낸 검은 손들이 바라던 바, 바로 그것이 아니던가?   


태그:#노무현, #의문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