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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방된 김보슬 PD "국민 건강권 지키기 위한 책무 다했을 뿐" 17일 저녁 7시 15분께 서울중앙지검 입구에 김보슬 PD가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PD는 조금 지쳐보였지만 동료들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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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 사건과 관련해 체포됐던 김보슬 PD가 체포 이틀 만인 17일 저녁 7시 15분 석방됐다.

 

지난달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김 PD는 검찰의 강제 구인에 맞서 20여 일 동안 MBC에서 생활하다 15일 저녁 8시께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약혼자 조준묵 MBC PD의 집 앞에서 체포된 바 있다. 결혼식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40분 여 전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김 PD를 기다리던 MBC 동료 10여 명은 홀로 걸어나오는 그를 발견하자 "수고했다", "가자"고 연방 외치며 반가움을 표했다. 김 PD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동료들에게 반가움을 표했다.

 

소감은 짧았다. 카메라 앞에 선 김 PD는 "<PD수첩>은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누군가의 업무를 방해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방송한 적이 없다"며 "다만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언론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PD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그의 말을 더 담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그의 동료와 약혼자가 더 빨랐다. 동료들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고, 약혼자 조 PD가 그를 감싸 안고 승합차에 태웠다. 승합차는 곧 여의도 MBC 사옥으로 출발했다.

 

김보슬 PD, "기소 결정해놓고 조사하는 검찰에 협조할 수 없다" 진술 거부

 

석방에 앞서 <PD수첩>의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김 PD가)소환에 불응해 조사하려고 체포한 것이기 때문에 조사를 마치고 석방한다"며 "나머지 피고소인 4명도 검찰에 출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김 PD는 조서 작성 땐 '기소를 결정해놓고 조사하는 것에 협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거부했다"며 "인터넷이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지난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아는데 우리는 (피고소인들이) 나와서 그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차장검사는 "피고소인 중 김아무개 작가는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며 "중요한 역할이 있다, 나중에 수사결과 발표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MBC에 8개 종류의 원본 테이프를 요구하고 있다"며 "요청이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특히 아레사 빈슨의 모친 로빈 빈슨의 인터뷰 원본 테이프와 주치의 AJ 바롯 인터뷰 원본 테이프는 반드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차장검사는 "원본 테이프와 방영분과 동시에 봤을 대 시청자의 반응을 가를 수 있다"며 "똑같이 광우병 위험을 다룬 KBS의 방송은 단순히 경계심만 들게 했지만 <PD수첩>은 어느 여배우가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반응이 나오게 비약해 전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차장검사는 마지막으로, "수사 결과 발표 때 (원본과 방영본의) 바뀐 부분을 들으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이보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보도 내용에 명예훼손죄에 대한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문제가 더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미 수사 당국에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한 상태다.

 

검찰은 <PD수첩>이 주치의로 소개한 AJ바롯이 숨진 아레사 빈슨의 치료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로빈 빈슨이 인간광우병(vCJD)과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에 대해 인터뷰 당시 정확하게 분별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물어볼 방침이다.


태그:#PD수첩,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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