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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예술관람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대한 설문 결과 (아래) 2006년과 비교
▲ 예술관람의 기준 (위) 예술관람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대한 설문 결과 (아래) 2006년과 비교
ⓒ 이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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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문화생활은 사치로 비춰지고, 문화를 즐긴다는 것이 배부른 사람들의 특권의식으로 비춰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 실시한 ‘2008년 문화 향수 실태조사’ 결과는 국민들이 문화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예술행사 관람기준에 있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예술행사 내용과 수준을 고려하고, 다음으로 관람비용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6년에 비해 관람비용의 적절성 고려는 39.3%에서 41.4%로 2%로 증가해, 사람들이 문화 관람에 있어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 불황은 사람들의 문화생활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오히려 어려울수록 우리에게는 문화생활이 필요하다. 문화는 여가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우리 영혼을 살찌우며, 세상에 보이지 않는 빛과 희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대가 어려울수록 문화는 한 단계 성장하고, 이런 성장에 따라 국민들의 문화생활도 한층 나아진다.

그렇다면 어려운 시기, 문화의 힘을 제대로 적용해 문화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영국과 미국을 통해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현 시기 문화산업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과 영국은 어려운 시기에 문화로 경제를 발전하는데 그 발판을 마련했다.
▲ 미영 문화산업 미국과 영국은 어려운 시기에 문화로 경제를 발전하는데 그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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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뉴딜정책으로 미 대공황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루즈벨트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미국의 대공황 극복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확고한 문화정책이 한 몫 했다. 1930년대 루즈벨트는 미국 국민에게 경제 회생의 확신을 주고,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예술진흥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동원된 수천 명의 음악인, 작가와 미술가 등 예술가들은 국민들에게 생생한 예술의 실황과 공연을 보여줌으로써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러한 문화정책은 구제(Relife),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의 3단계 프로그램을 지닌 뉴딜정책을 뒷받침하였고 결국 성공하였다. 즉 생존의 위기로 동력이 멈춘 문화예술가들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예술을 통해 무기력과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도록 한 것이 위기를 극복한 비결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 시기에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가 탄생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에선 캐릭터 산업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또한 영화 부문에서는 ‘킹콩’, ‘타잔’ 등이 나오게 되면 미국 문화 그리고 엔터테인먼스 산업이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영국은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1위의 자동차 수출국이며, 2위의 생산국이였다. 하지만 1960년대 접어들면서 영국 산업혁명의 상징이었던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게 되었고, 대표적인 항구도시 리버풀은 아주 가난한 도시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시기에 리버풀에서 ‘비틀즈’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전 세계에 비틀즈 열풍이 불었으며, 문화가 곧 음악이고 음악이 곧 비틀즈가 되는 문화수식이 만들어 졌다. 이후 리버풀은 제조업과 운송업에서 벗어나 문화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 관광 문화산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영국은 문화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웨스트엔드를 중심으로 뮤지컬산업을 크게 성장시켰고 현재는 ‘해리포터’를 통해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밖에 일본은 지난 잃어버린 10년을 ‘겨울연가’를 통해 되찾았다고 한다. 즉, 겨울연가 열풍으로 일본 주부들의 주머니가 열려 소비가 활발해졌고, 겨울연가의 열풍을 보며 일본 대중문화계는 더욱 분발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실 불황기에는 사람들이 공포심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던 외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려울수록 문화는 사람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그 변화된 사람들의 태도가 소비의 활발 등을 효과를 내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KBS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경제가 성장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 겨울연가 우리나라 KBS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경제가 성장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 이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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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불황기일수록 문화산업의 발전이 요구되는데, 2009년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2009년 정부는 문화예술인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70억의 예산을 들인다고 발표했고, 예술인 공제제도를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을 위한 구제제도도 만든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소비자정책을 만들어 지역고교를 활발히 하고, 중소도시 기업을 탐방해 문화공연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콘텐츠 코리아 추진위원회를 신설해 2013년까지 41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행스럽게 2009년 우리나라는 문화산업에 많은 역점을 두었음을 밝혔다. 그런데 이런 산업이 전시행정에 그칠지 염려 된다. 사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품격 있는 문화국가’ 라는 슬로건 아래 많은 문화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문화인 그리고 예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벌인 결과 35%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는 정부의 문화정책이 직접적으로 문화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어, 문화인들의 정부정책의 신뢰가 그만큼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문화산업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는 만큼, 정책의 실효성이 클 수 있는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컬처노믹스(Culture-nomics) 시대! 어려울수록 우리는 문화생활을 사치라고 생각을 접고,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찾을 방법을 고민해보자. 정부 또한 전시행정을 위한 문화산업이 아니라, 한국이 문화대국으로 도약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발전하는 투자를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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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화, #불황, #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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