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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이 낚싯줄에 희생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낙동강 하구와 주남저수지 일원에서 낚싯줄에 희생된 야생동물들이 발견되고 있어 불법 낚시행위 단속과 폐어구 수거작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가 지난 11일 주남저수지에서 촬영했던 큰고니 유조(어린새)의 사진은 충격이었다. 지난해 11월경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그 새는 목 부위가 에스(S)자형으로 꼬여 있었다.

 

그 새는 낚싯줄을 목에 걸고 힘겹게 주남저수지 상공을 날고 있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가 12일 그 사진을 언론사에 배포해 보도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25일 낙동강 하구 일대에서는 낚싯줄에 걸려 죽은 말똥가리(멸종위기야생동물 2급)가 발견되기도 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낙동강하구 일대에서 야생동물보호활동을 전개하던 중 맥도강 하부 평강천 합류지점에서 낚싯줄에 걸려 죽은 말똥가리 1개체를 발견했다.

 

이 단체는 "문화재보호구역 안에는 아직도 많은 양식장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런 양식장에서는 야생조류의 접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낚싯줄을 쳐놓고 있다"면서 "당시 사고를 당한 말똥가리도 저공으로 비행하다가 양식장 낚싯줄에 날개가 걸리면서 사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불법어구와 그물·낚싯줄 등은 낙동강 하구를 이용하는 새들에게 큰 위협요소"라며 "관계당국은 신속히 이러한 위협요인 제거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낚시 한 뒤 어구를 꼭 수거해 주세요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 관계자는 "낚시를 하지 않는 게 대책이겠지만 쉽지는 않다"면서 "주남저수지는 낚시가 금지돼 있지만 인근 동판저수지나 삼랑저수지 쪽에서는 낚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날아다니는 짐승이 어디를 안 가겠느냐"면서 "낙동강 하구 등에는 비슷한 사고가 많고, 올해는 그렇지 않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민들이 자기 논에 그물을 쳐놓아 걸려죽은 새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들은 다리 등이 (낚싯줄에)한 번 감기면 스스로 풀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줄이 뼈 속으로 파고들고, 급기야 죽게 된다"면서 "낚시꾼들이 줄 등 어구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하고 관계기관에서는 수거 작업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은 "낙동강 하구에서는 낚싯줄이나 폐그물에 의해 야생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특히 양식장 같은 곳도 그렇고, 연안 갯벌 인접 지역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낙동강 하구는 문화재보호구역이라 낚시 금지구역이지만 종종 하기도 하는데, 낚시꾼들이 어구를 수거하지 않고 인근에 버리고 간다"고 덧붙였다.

 

부산 강서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말똥가리 사고 이후 낙동강 하구 일원에 대한 폐어구 수거 작업을 벌였으며, 수시로 수거작업에다 불법 낚시행위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주남저수지, #낙동강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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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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