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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갑니다. 세밑 날씨가 매우 찹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가 마음까지 스산하게 합니다.

 

동지가 지난 지 며칠 되었습니다. 동짓날 팥죽을 쒀먹으면 질병이나 귀신을 멀리한다는데, 팥죽은 먹었는지요? 해년마다 아내는 새알심팥죽을 쑤어서 이웃집과 나눠먹더니만 올핸 뭐가 그리 바쁜지 그냥 넘어갔습니다. 달달한 맛의 팥죽은 입맛만 다시고 말았네요.

 

며칠 있다가 집에서 농사지은 팥으로 팥죽을 쑨다는 데 그때 가봐야겠습니다.

 

동지 지나고부터 해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짧은 낮의 길이는 바닥을 치고 길어집니다. 하루 해는 노루꼬리만큼씩 서서히 길어질 것입니다. 벌써 낮이 조금 길어진 느낌이 듭니다. 며칠 상간에 일어난 변화에도 민감한 것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앞선 거겠지요.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변화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는 모양입니다.

 

뭐든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 희망이 보인다고 합니다. 더 이상 떨어질 게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경제 한파도 지금이 바닥이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힘들고 고달픈 시점의 끝을 보면 희망도 보입니다. 바닥을 치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도 희망의 끈을 붙잡습니다. 한걸음씩 나아가는데도 힘이 실릴 것이구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만 있다면...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습니다. 세상사는 사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을 것입니다.

 

세밑입니다. 기축(己丑)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합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람들은 어려운 위기도 잘만 살리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붙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히스이 고타로가 지은 <3초만에 행복해지는 명언 테라피>에서 나온 이야기 하나를 소개할게요.

 

91년 가을이었습니다. 연이어 물아 친 태풍으로 일본 아오모리현에는 사과가 9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애써 재배한 사과가 죄다 떨어졌으니 농민들은 시름이 깊었습니다. 얼마나 맥이 풀렸겠습니까?

 

그런데 한 농부는 결코 하늘을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그 농부는 무슨 배짱으로 괜찮다고 여겼을까요?

 

그 사람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떨어지지 않은 나머지 10%의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이름으로 수험생들에게 팔자. 1개당 만원에 팔면 어떨까?"

 

생각이 좀 엉뚱하지 않아요? 그런데 말이죠. 보통 사과 값의 100배나 비싼 사과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는 게 아닙니까? 시험을 앞 둔 수험생들에겐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이죠.

 

농부는 태풍으로 땅바닥에 뒹군 90% 사과는 의식하지 않고, 떨어지지 않은 사과 10%를 본 것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절망에 빠져 고개를 떨어뜨리기보다는 위를 쳐다보는 안목으로 희망의 새싹을 키운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탄과 슬픔을 떨쳐내며 희망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놀랍지 않습니까?

 

모두 희망의 씨앗을 뿌립시다

 

얼마 안 있어 새해를 맞이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모두의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행복한 열매가 거두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들은 가까이 있을 때는 별 의미를 두지 않다가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비로소 크게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행복입니다.

 

행복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밀려온다고 합니다. 특별한 이유나 시간을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지불식간에 찾아옵니다. 행복은 이루려고 하면 도망치고, 발견하고 알아차리면 이미 내게로 와있지요. 흡사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새해는 소를 닮아보세!

 

새해는 소띠라고 합니다. 올해는 소처럼 우직하게 살아보면 어떨까요?

 

소를 보면 여유와 평화가 느껴집니다. 소는 잔머리를 굴리지 않습니다. 성질 또한 얼마나 유순합니까? 참을성도 주인을 따르는 복종심도 여느 동물과 다릅니다.

 

예전에는 소를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떠나 한 가족처럼 생각하였습니다. 농경생활에서 소는 소중한 노동력을 제공하였습니다. 밭을 갈 때, 또 운송의 역할을 할 때도 충직한 한 몫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살림밑천이 되어 도회지에서 나가 공부하는 자식들을 위해서는 든든한 금고역할까지.

 

우리 조상들은 "소는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중 순박한 소의 천성, 그리고 성급하지 않는 은근과 끈기... 그것이 소가 가진 덕입니다.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모두가 기축년 주인공 소를 닮아 열심히 일 해봅시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순리대로 맺힌 것을 차근차근 풀어내면 됩니다. 소처럼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행복은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설 것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제일입니다. 건강해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태그:#기축년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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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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